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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40 ‘비스킷’이라는 은어를 아십니까
코리안위클리  2010/11/17, 06:30:42   
▲ ‘비스킷, pot, joint, dob’라 불리는 cannabis를 비롯한 B등급의 중독성 약물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체포당할 수 있지만 C등급은 주위로 전파만 안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환각제·마약류 등 중독성 약물을 뜻하는 말
청소년들 호기심에 조금만 복용해도 심각한 정신증상 일으켜

필자가 오래 전에 Section 12 approved doctor(환자를 강제로 입원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의사)로 일할 때 생긴 일이다. 지금이야 컨설턴트로 밤에 당직도 서지 않고 한밤중이나 새벽에 나갈 일은 거의 없지만 이전에는 한밤중에도 런던 외곽에 있는 병원이나 경찰서에 가서 진료한 적도 많았다.
한 번은 런던 북쪽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새벽 1시에 호출이 왔다. 필자가 당직은 아니지만 정신과 의사로서 응급 평가면담을 해 줄 수 있는냐는 것이었다. 한밤중이라 무척 나가기 싫었지만 무거운 몸을 이끌고 병원에 도착하니 전형적인 정신분열증 환자의 모습을 한 중년 남자가 이리저리 횡설수설하고 있다. 옆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자기를 해치려 한다는 등 전혀 현실감 없는 얘기를 해서 차트를 보니 이 사람은 벌써 10번도 넘게 병원을 들락날락한 환자였다.
그런데 그 사람이 하는 얘기 중에 최근에 ‘비스킷’을 먹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같이 있던 사회 사업가가 무척이나 주의 깊게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이 신기했었다. 필자는 그냥 이 환자가 배고파서 집에서 굴러 다니던 비스킷 조각을 먹었겠거니 했는데 이 사회사업가 얘기는 그게 보통 LSD(환각제) Ecstasy(마약류) 등 recreational drug(중독성 약물)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반 시민·청소년 마약류 남용 심각 수준
‘마약류’ 등급 적용 시행착오도 한 몫

특히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환청, 망상 등의 증상들이 더욱 심해져서 응급 입원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왜 몇 년도 더 된 이 환자 이야기를 하느냐면 이런 심각한 정신과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이나 청소년에게도 이런 마약류 남용이 심각할 정도로 많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cannabis(대마)같은 것인데 필자가 보는 청소년 환자 중에서도 부모가 가끔씩 집에서 대마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러한 중독성 약물 남용에는 영국 정부의 책임도 있다. 2004년 당시 데이비드 블렁킷 David Blunkett 내무장관이 cannabis를 B등급에서 C등급로 강등시켜 버렸기 때문이다.(지금은 다시 B등급으로 환원됐다).
참고로 B등급인 경우는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체포당할 수 있지만 C등급은 주위로 전파만 안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러가지 이유 중에 의학적으로는 cannabis만 복용하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등급 강등에 반대한 학자들도 있었으나 이들의 의견은 묵살됐다.
필자는 영국 정부가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 많은 경우는 아니더라도 실제로 cannabis를 조금만 복용하더라도 심각한 정신증상을 일으킨 어린 청소년들을 몇 명 봤기 때문이다.
그 중의 한 명은 아주 건강한 가정에서 자란 15살 남자 환자였는데 학교도 잘 다니고 공부도 잘 했다. 그런데 주말에 친구들과 심심풀이로 cannabis를 복용했는데 (비슷한 것을 뜻하는 영국 은어로는 pot, joint, dob등이 있다) 며칠 뒤에 귀에서 환청이 들리고 누가 쫓아온다는 피해 망상 때문이 너무 불안이 심해져서 응급실로 실려왔었다.
대개의 경우에는 약물을 중단한 뒤 한두 주가 지나면 이런 증상들이 좋아지지만 이 소년은 불행하게도 계속적으로 이런 피해 망상들이 생겨서 계속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물론 이런 환자들은 클럽에 가면 모두 이런 대마 정도는 우습게 하고 더 심각한 마약류를 복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지만 불행하게도 모든 사람들의 뇌가 똑같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은 면역력이 강하고 어떤 사람들은 약하다.

한국 학생들도 약물복용 문제 많아
자녀와 세대차 극복위해 관심 가져야

지난주에도 17세 여자 환자가 귀에서 사람 소리가 나는 환청이 들리는 증세로 GP에게서 의뢰가 되었는데 주말에 하는 영국 방송중에 라는 스릴러 영화를 보고는 옆에서 자기를 누가 쫓아다니고 해치려하는 것으로 느껴져서 너무 불안해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같이 있어달라고 부탁할 정도라는 것이다.
어머니하고 온 이 환자를 같이 상담한 뒤에 어머니에게 잠깐만 나가 달라고 부탁하고 혼자 있게 됐을 때 조용히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는지 물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 환자는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면 술을 많이 마시고 한창 기분이 오르면 여러가지 마약류 약물을 복용한다는 것이다. 그런지가 무려 일년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환자 자신도 자기가 약물을 복용하면 증상이 심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끊으려고 하지만 모든 마약류가 그렇듯이 끊기가 쉽지 않고 오히려 점점 이런 중독과 금단 증세가 심해지는 악순환을 밟고 있었다.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은 마약류 복용과 함께 금단 증상이나 정신증상을 앓는다 하더라도 강제로 입원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정신 증상이 너무 심해져서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입힐 정도가 되면 틀려 지겠지만 그렇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마약류를 계속 복용한다면 강제로 그것을 못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 한국과는 많이 다른 점이라고 하겠다.
뉴몰든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가끔 한국 학생들이 이런 약물을 복용해 보고 학교에서 발각되어 퇴학을 당할 지경에 이르거나 아니면 부모와의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특히 ‘약물 중독’에 대해서는 문화 차이가 극심하므로 ‘세대차’가 아주 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한번쯤 자녀들이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 그들 문화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이러한 세대차를 줄여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자녀들에게 이런 마약류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면 어떨까?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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