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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공정선거 문화와 ‘패가망신’ 교훈
코리안위클리  2010/11/17, 06:34:20   
▲ 노동당 전 이민 차관 필 울라스 의원은 하원의원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당선 취소와 함께 공정성 위반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여론의 거센 지탄으로 정치 생명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하원의원 선거전서 ‘허위사실 비방·공표’ 철퇴
의원직 상실·3년간 출마 금지, 정치생명 마감

영국 하원의원 선거운동 기간중 홍보인쇄물 등에서 ‘상대방 비방, 허위사실 진술·공표·유포’ 등으로 특별법정에서 선거무효로 의원직이 상실이 판결되면서 향후 3년간 출마도 금지됐다. 동시에 5천파운드와 소송비용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도록 함께 선고됐다.
영국의 새들워스(Saddleworth)에 특설된 고등법원급인 법정은 11월5일 영국 선거 사상 99년만에 처음으로 노동당의 예비 이민차관인 필 울라스 의원의 위법을 선고했다.
한편 피고의 소속정당인 노동당도 마침 에드 밀리밴드 당수의 아들 출생에 따른 동거인(partner·미혼임으로) 휴가로 부재중 해리어트 하만 부당수가 당수 대리권을 행사 울라스 전 의원의 당권 정지를 발표하면서 ‘허위사실을 공표해 선거에 승리하려는 것은 노동당 정책이 아니다’라고 당사자의 책임을 인정하고 ‘어이쿠 불똥이 튈세라’ 재빨리 선을 그었다. 물론 당내 일부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다는 후속 보도이다.
보수당의 와시 의장도 노동당 에드 밀리밴드 당수가 울라스 의원 같은 분을 예비 내각의 이민차관으로 임명한 ‘소름끼치는 판단착오’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원고 소속당인 자민당 사이먼 휴 부당수는 이 판결이 영국의 법 정치사에 중요한 순간이라 표현하면서 울라스 의원은 ‘무질서하고 지리멸렬한 상태가 됐고 이번 판결은 허위사실 공표가 받아들여질 수 없음을 판시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언론의 논조도 BBC 등 다수가 재판결과를 이미 ‘기정사실’로 비중있게 다뤄 울라스 의원의 명예회복과 앞으로의 정계복귀는 사실상 매우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실정은 영국 사회에서 어떤 종류의 선거든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허위사실 공표’가 위법임을 보여준 것으로 출마하는 자의 자세와 결과 책임을 인정한 것은 물론 향후 상당기간 재출마를 금지함으로서 사실상 행위자의 정치 생명을 박탈하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민주당 소속인 엘윈 왓킨스(Elwyn Watkins)원고은 피고인 당선자와의 표 차가 불과 103표인 점에서 허위사실의 진술·공표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를 인용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의 진술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나 증거도 없는 허위이며 신뢰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피고 울라스 의원은 이 판결에 불복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변호사는 이 판결이 ‘오싹한 정치적 언어 표현’일 수 있다고 성명했다.
한편 울라스 의원은 판결 후 고등법원에 신청한 ‘사법적 심사(재심)’에서 ‘고등법원 판사들로 구성된 선거 고등법원 재판부(IN THE HIGH COURT OF JUSTICE, QUEEN’S BENCH DIVISION, ELECTION COURT)에 의한 이 판결은 그 자체가 고등법원의 판결이므로 같은 급인 고등법원의 사법적 심사(재심)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바로 기각됐지만 항소법원에 항소는 가능하다는 결정을 받았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울라스 의원이 사법적 심사(재심)의 기각에 대한 재신청을 다시 고등법원에 제기함에 따라 이러한 법적절차의 진행 결과를 기다려 울라스 의원이 배제된 재선거 절차 여부의 개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판결 확정 전에 선거를 너무 서두르면 만에 하나라도 두 명의 의원이 동일선거구에 탄생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설명이다.

모든 선거에서 법 위반자에 대한 보편적인 법적 심판 원칙은
비단 공직자 선출의 경우 뿐 아니라 공정성 보장이라는
마찬가지 법규가 적용되는 면에서 사적인 선거도 같다고 볼 수 있다.

BBC에 따르면 울라스 전 차관은 앞으로 상당한 액수의 상소 소송비용도 본인 부담으로 수행해야 하고 노동당의 지원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상소심에서 패소한 당사자가 상당한 고액의 쌍방 소송비용을 전액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확정 집행시점의 연기를 의도하는 등 사실상 근거없는 상소는 피하게 된다.
노동당의 하만 부당수는 울라스 전 차관이 설령 상소심에서 (당락에 영향 등 판단에서) 승소한다 해도 ‘이미 선거특별법원에서 확정된(허위 사실진술 등)사실은 변동될 수 없기 때문에’노동당에 복귀하지 못할 것을 시사했다. 따라서 울라스 의원의 정치적 장래는 없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국민 대표법(the Representation of the People Act)제106조에 근거한 것으로 이 조항은 ‘진술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었거나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한 선거에서 당선을 저지할 목적으로 후보자의 개인적인 성격 또는 행위의 허위사실 진술·공표·유포는 위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의 당권 정지를 발표한 소속당의 내부방침을 포함 주요 3대 정당 모두의 피고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과 더불어 영국 고등법원의 판결이 거의 ‘확정적’인 실정이고 보면 소수 동료 의원의 감싸기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울라스 의원의 정치적 생명에 미치는 효과는 이미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존엄성·신뢰성·공정성이라는 ‘법적 마음 가짐’(legal mind)이 일반화 된 민주적인 법치국가 영국 사회에 살면서 선거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모두에게 특히 이번과 같은 선거 무효 판결은 큰 충격과 함께 교훈을 준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선거에서 법 위반자에 대한 보편적인 법적 심판 원칙은 비단 공직자 선출의 경우 뿐 아니라 공정성 보장이라는 마찬가지 법규가 적용되는 면에서 사적인 선거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비록 상소 판결 절차가 아직 남아있다해도 이미 확정된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교훈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국 선거 사상 ‘허위사실 비방·유포·공표’에 대한 징벌이라는 거의 1세기만의 처음 발생한 희소성과 함께 추상같은 판결 사례는 사법적 정의 실현을 통한 정화기능과 동료정치인에 대한 이해관계를 초월한 주저 없는 3대당의 조처 및 대응과 더불어 언론·여론과 함께 삼위일체가 돼 자정력을 보인 영국의 위대한 정치풍토에 새삼 경외하게 된다.
역사를 알기 위한 제1의 목적이 과거의 잘못을 교훈삼아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면 이 판결과 후속 사태는 앞으로 영국에서 정치인·비정치인을 막론하고 그 누구든 이 사건에 나타난 ‘비슷한 잘못’을 만약에라도 감히 저지르고 위법임이 확정된다면 우선은 당선된다 하더라도 결국은 ‘패가망신’으로 귀결돼 두고두고 뉘우치고 한탄하게 되지 않을까.
이 사건을 ‘타산지석’ 또는 ‘아산(我山)지석’으로 교훈삼아 행여나 주위에 이런 비슷한 일이라도 생겨 영국사회의 지탄과 함께 두고두고 망신당하지 않기를 모두 함께 바란다.

김남교/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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