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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디자인 바꾼다고 끊을 수 있을까
코리안위클리  2010/12/08, 03:31:55   
▲ 10월 중순부터는 잉글랜드·웨일즈·북아일랜드의 신문보급소와 상점등에서 담배광고가 금지됐다. 스코틀랜드도 곧 뒤따를 예정이다.
흰색 바탕에 건강위험 경고 문구·디자인만 허용 … 소비자 선택권 무시·실효성 논란

최근 세계를 떠들석하게 만들고 있는 위키리크스의 미 국무성 해킹 폭로 전문중 하나이다. 북한의 ‘김정일은 1시간의 공식 면담이 끝나자마자 담배에 불을 붙였고, 저녁 식사 전에 샴페인을 마셨다. 식사 중에는 위스키 칵테일을 곁들였고 식사 내내 줄담배를 피웠다. 김정일의 실질적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이 별도의 소파에 앉아 면담 내용을 메모했다’
이와같은 보도를 봐도 담배를 끊을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절대권력자에게도 이미 ‘죽기 아니면 까물어치기’로 생사를 초월한 것일까.
정말 특별히 우유부단한 성격이 아니라 해도 일생에서 가장 힘든 결단중 하나로 애연가의 담배 끊기를 들 수 있겠다.
또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것이 무엇이냐고 애연가들에게 묻는다면 세금 낼 것 다 내고 합법적인 흡연행위에 가히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규제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건강을 이유로 규제한다는데야 뭐라 논박하기에도 참 그렇다.
선진국을 비롯 민주정부가 건강의 결정적인 적으로 판명된 담배의 판매를 계속 허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계속된 생산과 유통 판매를 통해 높은 세율의 조세세입을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실내흡연 규제·담배광고의 중단, 암거래 발생 등 ‘흡연과의 전쟁’은 매년 더 강화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영국정부 자체도 내부에서 담배갑의 겉포장 디자인을 갈색 백색 등 평이하고 특징없게 규제하여 미성년자들의 구매 의욕을 감퇴시키자는 안을 구체화했지만 과연 이러한 ‘매력없는 포장’이 담배 산업에 핵무기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논의가 활발하다.
담배 마케팅의 방법은 무척 다채롭고 간단하다. 부드러운 맛을 강조하거나 여성용 혹은 남성다움을 부각한 상표로 포장된 등 수많은 종류가 점포마다 매력을 내뿜고 있다.
‘쿨’ 상표는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처럼 시원하고 깨끗하다’는 느낌을 강조하고 ‘카멜’상표는 ‘의사들도 선호한다’며 거부감 줄이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밴슨엔드 헷지’를 피우느냐 ‘말보로’를 택하느냐에 따라 ‘문화인이냐 카우보이 이미지냐’를 강조하는 광고도 있었다.

자신의 건강과 남겨질 가족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무조건 단칼에 담배를 끊는 큰 결심의 길 밖에는 왕도가 없다.

현재 영국 정부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담배광고를 대대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담배갑에는 병든 폐나 니코틴에 누렇게 절은 치아 등 건강 위험 경고 디자인을 인쇄하도록 법적으로 강제됐다. 10월 중순부터는 잉글랜드·웨일즈·북아일랜드의 신문보급소와 상점등에서 담배광고가 금지됐다. 스코틀랜드도 곧 뒤따를 예정이다.
흡연반대 로비스트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밋밋한 색채와 평이한 디자인의 담배갑’을 정부에 상륙시킨 것이다.
보라색 ‘실크 카트’, 빨간색 ‘말보로’, 금색 ‘벤슨엔드 헷지’, 빨간색 두줄 ‘엠바시’ 등 다채롭던 포장을 없애고 흰색 바탕에 표준 글씨와 건강위험 경고만 남겨 놓자는 것이다.
시드니 대학의 백키 프리만 교수는 “특징없이 밋밋한 담배 상표가 애연가들의 흡연을 차단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대 여론도 뜨겁다.
담배제조 업체들은 “밀수와 건강에 더욱 유해한 가짜 담배의 암거래 유통 우려가 있다”며 평이한 상표 디자인을 반대하고 있다.
또 현재 상표권자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법적 보호를 이유로 저항도 예상된다.
현재도 담배가 합법상품인 이상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무상표 제품의 강제는 위법이라는 주장과 연소자를 포함 흡연 인구를 줄인다는 보장도 없다는 이론도 있다.
앤드루 랜스리 건강 장관은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연을 위한 확실한 법적 규제는 세상만사가 정치의 타협결과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앞으로 국민의 절대공감을 얻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금연 문제는 폐암 등 치명적 건강 걱정과 남겨질 여우같은 아내와 토끼같은 자식 등 가족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무조건 단칼에 끊는 큰 결심의 길 밖에는 왕도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BBC 매거진에 나타난 독자들의 다소 냉소적이지만 때로는 논리적으로 수긍되는 반응들이다.

“누구나 다 죽는다. 앞으로는 흡연규제를 위해 흡연자 면허제와 담배배급 통장제, 이마에 ‘문신’으로 흡연 표시를 하라. 영국에서 도로사고가 사망 이유 중 제일 높다. 모든 차의 색을 한가지로 통일하고 광고를 금해라. 차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은 어떤가. 지방질 가득한 음식도 주요 사망 이유다. 모든 버거 포장을 평이한 한가지 색으로 하고 핏줄이 막힌 동맥경화 그림을 강제하라” (봅 스미스 - 레딩 거주)

“정부가 담배상표를 감추고 평이한 포장으로 흡연을 줄일 수 있다고 안이하게 판단한다면 차라리 영국 전체에 담배를 금지해 버리면 돼지 않나. 참! 담배 조세수입을 어떻게 보충하지?”  (헤이위트선 - 에싱턴 거주)

“난 비흡연자다. 담배가 영국에서 완전히 합법제품인데 규제는 인권문제이다. 조세수입을 챙기는 정부는 담배 자체를 불법화하기 전에는 규제할 권리가 없다” (마이크 - 우스터 거주)

“상표없는 담배갑은 경쟁을 격화시켜 가격을 떨어뜨리게 돼 청소년들의 흡연을 더 장려하게 될 우려가 있다” (데이브 - 글라스고 거주)

“난 흡연자지만 영국 전체 금연조처를 찬성한다. 주류와 달리 담배에는 안전량이 없기 때문에 전면 금지를 조속히 시행하자”  (존 배트케 - 길포드 거주)

“약사가 담배 구입자들에게 건강 유해성을 경고하면서 약국에서만 팔도록 하자”  (고머 - 웨일즈 거주)


김남교/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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