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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건축, 디자인과 통하다 8 파올로 포르토게지
코리안위클리  2010/12/22, 05:23:18   
▲ 포르토게지가 1976년에 디자인한 ‘로마 이슬람 사원’은 바로크적이면서, 마치 조각과 같은 건물의 조형성을 극대화한 특성을 지닌다. 이 건물을 보면 마치 콘크리트를 철사처럼 자유자재로 다룬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모던 바로크 건축의 선구자 파올로 포르토게지

이탈리아 건축가인 ‘파올로 포르토게지(Paolo Portoghesi)’는 건축인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분명하게 나누어진다. 이탈리아 건축과 그의 능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그의 디자인과 이론적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반면에, 다른 한쪽에서는 그의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경우도 흔하다.
로마를 중심으로 활동한 포르토게지는 넓은 의미에서 유럽에 포스트모더니즘을 소개한 건축가라 할 수 있다. 학자로서 그는 이탈리아 바로크 건축을 심도 있게 연구하여,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포르토게지는 탄탄한 이론을 배경으로 바로크 건축의 특징을 현대건축에 독창적으로 접목함으로써 포스트모던 건축의 한 장을 열었다. 특히, 그는 콘크리트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바로크 디테일을 재현한 정교하고 우아한 곡선을 사용했다. 이와 같은 디자인을 통하여 만들어진 공간은 18세기의 바로크 건축에 버금갈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포르토게지가 1976년에 디자인한 ‘로마 이슬람 사원’은 바로크적이면서, 마치 조각과 같은 건물의 조형성을 극대화한 특성을 지닌다. 이 건물을 보면 마치 콘크리트를 철사처럼 자유자재로 다룬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자유로운 곡선처럼 보이는 콘크리트 기둥을 중첩시켜서 정교한 세공품처럼 보이도록 했다. 이와 같은 기둥을 하나의 모듈로 삼아서 현대적인 공법을 활용하여 규칙적으로 결합시킴으로써 실제로 시공도 매우 간편하다. 내부에 들어서면 화려한 기둥은 마치 울창한 나무처럼 보이고, 이내 사원은 숲 속과 같은 고요하면서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품 디자인에 접목된 모던 바로크

▲ 포르토게지가 초기에 디자인한 ‘숟가락, 포크, 나이프 세트’는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그가 건축에서 추구한 개념이 그대로 녹아 들어 있다.
▲ 포르토게지가 초기에 디자인한 ‘숟가락, 포크, 나이프 세트’는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그가 건축에서 추구한 개념이 그대로 녹아 들어 있다. 사진 왼쪽은 촛대 세트.
 
포르토게지가 건축에서 선보인 바로크적 감성은 산업디자인을 통해서 대중을 사로잡았다. 특히, 그가 초기에 디자인한 ‘숟가락, 포크, 나이프 세트’는 대표작으로 여겨진다.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이는 포르토게지가 건축에서 추구한 개념이 그대로 녹아 들어 있다. 중요한 점은 숟가락, 포크, 나이프의 몸체에 해당하는 부분을 마치 나뭇가지를 연상시키듯 우아하게 중첩된 선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유기적이면서 동시에 수공예적 감성을 느끼게 한다.
포르토게지는 건축에서 사용하는 바로크 기둥을 하나의 트레이드마크로 여겼고, 이를 대부분의 디자인에 직, 간접적으로 적용했는데, 가장 유명한 예는 ‘촛대 세트’이다. 앞선 작가들에서 언급한 알레시를 통하여 제작된 촛대 세트는 그의 건축만큼이나 유명하다. 사실상 이 촛대 세트의 경우 로마 이슬람 사원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각기 다른 크기의 촛대인데, 키가 큰 촛대는 기둥을, 키가 작은 것은 기둥 위에 올린 돔을 형상화했다. 콘크리트에서 철로 재료가 바뀌었지만, 비례와 우아한 곡선감을 완벽하게 적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촛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부재가 결합되는 부분들이 정교하면서 깔끔하게 처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무로도 제작된 촛대 세트는 종교적인 건물은 물론이고, 고전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 인테리어와 잘 어우러질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파티용 소품으로 인기가 높다.
역사상 가장 화려한 시기 중 하나로 여겨지는 바로크 건축을 현대 건축에서 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장인정신은 물론이고, 시간, 재료 등 모든 면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학자로서 바로크 건축의 정수를 완벽하게 이해한 포르트게지는 이와 같은 보편적 상식을 깨고, 바로크 건축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건물과 제품을 디자인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그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지위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고전 건축을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화하는 가능성을 열었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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