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43 재혼가정의 자녀는 문제아?
코리안위클리  2011/01/05, 05:42:13   
부모 재혼 여부로 가정환경 판단은 잘못
성격차이 불구 ‘자식 때문에’ 부부 관계 유지는 재고해야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이혼율이 높은 나라에 속한다는 이야기는 영국 사람들도 굉장히 놀라는 정보 중 하나이다. 보통 서구사람들은 동양사람들이 유교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고 감정 표현을 억누르는 사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서 요즘 한국에서 갓 결혼한 커플의 약 삼분의 일이 이혼으로 끝난다는 사실은 그들의 기존 관념에 충격을 가하는 뉴스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의 기성세대에도 놀라움과 함께 여러가지 숙제를 안겨주는 사회의 변화다. 30년쯤 전의 한국사회는 이혼한 가정이 거의 없었고 이혼 가정의 자녀들은 학급에서 놀림받을까봐 자신의 부모가 재혼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다니기 바빴다. 하지만 요즘은 심심치 않게 재혼가정을 찾아 볼 수 있고 거기에 따른 사회적 인식도 많이 변화된 것 같다. 물론 사회구성원들의 변화 보다는 사회 관념의 변화가 늦게 오는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 진실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재혼가정 자녀가 정서적인 문제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관념적인 사실을 증거를 들어서 이야기 하기란 쉽지않다. 왜냐하면 부모가 재혼했다는 것만으로 자녀의 가정 환경을 비교한다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사고 방식이기 때문이다.
쉬운 예를 들면 남편이 알코올 중독으로 늘 아내와 자식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그 결과로 항상 자녀들이 불안에 휩싸인 채 커야 된다고 했을 때 이러한 아동들이 단순히 부모가 이혼하지 않고 같이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안정된 정서발달이 보장된다는 것은 ‘어불 성설’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한국에서 진료할 때 본 많은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대개가 결혼한 남자로서 가족들이 딸려 있었다.
한번은 중학생 여자아이가 자신의 아버지가 술에 취한 채 폭력을 휘두르면서 엄마를 때려서 피를 흘리고 구급차가 와서 싣고 간 장면을 리얼하게 묘사하는데 오히려 그 소녀의 정서 안정을 위해서는 빨리 부모가 이혼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아이의 엄마는 말로는 몇번이고 ‘이혼’을 한다면서 수년간 입퇴원을 반복하며 남편과 계속 같이 살고 있었다.

아동들의 정서발달에 중요한 것은
부모가 단순히 재혼을 했는냐 안했느냐 보다는
어떠한 부모들과 어떻게 자라는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물론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결정이기는 하다. 영국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구청에서 아버지를 격리시키고 자녀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원천봉쇄하겠지만 한국에서는 지금도 어른의 목소리가 절대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자녀들은 이러한 ‘어른’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문헌상으로 고찰해 보면 부모가 가끔씩 다투고 성격차이가 있어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 때는 그 정도를 상·중·하로 나누어 성격차이가 너무 심해서 부부사이가 ‘하’로 분류 될 때는 차라리 헤어져서 사는 것이 자녀들의 정신 건강에 더 좋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이것도 서구사회의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순전히 자식들을 위해서 자신이 모든 것을 감수하면서 부부로 남아 있다는 것은 충분히 재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필자의 경험을 보면 자식들은 부모의 관계에 무척이나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부모들은 숨긴다고 하지만 정작 자식들은 부모의 눈치만 보더라도 어떤 상태에 있는지 금방 알아 차린다고 한다.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에게서 성장한 자녀들은 항상 정서적으로 부족하거나 불안한 상태로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가정적으로 탄탄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랄 경우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문란하거나 아니면 성폭력을 당할 확률이 많아지고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에 장애가 생기게 된다. 남자아이의 경우에는 폭력을 휘두르는 문제 학생이 될 가능성이 많고 불량 집단이나 서클에 속함으로 자신의 정체감을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강해져서 소위 ‘불량 청소년’이 될 소지가 많다.
물론 재혼 가정이라고 해서 다 이런 것은 아니다. 필자는 오히려 새롭게 부모역할을 맡은 사람이 이전의 부모가 못했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함으로써 과거의 문제들을 개선시키고 아동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준 경우도 많이 보았다.
물론 새로 부모의 역할을 받게된 어른은 새 가정과 새 자녀를 이해하기 위해서 파트너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할 뿐만이 아니라 그 자신도 스스로의 위치를 재조명 해보는 노력도 필요로 하게 된다. 자신이 ‘아버지’나 ‘어머니’의 역할을 하기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단순히 새로운 ‘파트너’로서 가족에 들어온다는 것은 모든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마음가짐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식들은 필연적으로 잃어버린 ‘아버지’나 ‘어머니’에 대한 갈구가 있고 또한 동시에 자신들에게서 부모를 빼앗아간 ‘새 아빠’나 ‘새 엄마’에 대해서 원망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부모 스스로의 정서적 안정이 부모역할을 하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또 모든 사항들을 자식들과 솔직하게 터 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자신에게 솔직할 때 자식들이 솔직한 법을 배우고
가족들 사이에 비밀이 없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있던 자식들은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면 ‘흔들기’나 ‘무시’를 한다. 즉 새로 들어온 사람이 단순히 ‘여자’를 목적으로 왔는지 아니면 ‘아빠’가 되기 위해서 왔는지 미심쩍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커서 청소년기에 재혼을 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가 더욱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재혼한 커플들이 오래가지 못하고 깨지기도 하고 자신이 선택한 사람을 받아주지 못하는 자녀들이 미워져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부모도 사람이고 언제까지나 자식들만을 바라보고만 살 수는 없다. 부모 스스로의 정서적 안정이 부모역할을 하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잘못된 파트너와의 관계를 자식들을 위해서만 이라는 핑계로 유지하거나 또 차라리 혼자서 산다는 것은 어느 것 하나 본인이나 자식들을 위해서 꼭 좋은 선택이라고는 볼 수는 없다. 이런 경우에 자식에 대해서 원망이 강해지고 또한 자식들이 커갈수록 특히 독립을 해야되는 나이가 다가올수록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적인 견해에서 볼때는 이런 모든 사항들을 자식들과 터 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드리고 싶다. 즉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이러한 결정을 했다는 것을 용기있게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자신에게 솔직할 때 자식들이 솔직한 법을 배우고 가족들 사이에 비밀이 없어지게 된다.
가장 바람직 하지 못한 경우가 ‘편가르기’가 생길 때이다. 누구는 새아빠를 좋아하고 누구는 싫어하고 누가 있을 때는 누구 이야기를 해서는 안되고 등등이 모두 가족들의 화목이 깨질 때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결론적으로 아동들의 정서발달에 중요한 것은 부모가 단순히 재혼을 했는냐 안했느냐 보다는 어떠한 부모들과 어떻게 자라는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자신이 결정을 못내리는 것이 꼭 ‘자식’들 때문이라고만 생각한다는 것은 부모 자식간의 사이에 금을 가게하는 별로 건강하지 못한 태도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청소년과 정신건강 44 영국 TV에 나온 한국 선풍기 아줌마 2011.01.19
성형중독, 온전한 정신상태로 볼 수 없어
미디어 역할 충실한 대표 신문 2011.01.12
‘대화거리’ 만드는 매체 역할 … 대중에게 경각심 일깨우는 영향력 가져야
청소년과 정신건강 43 재혼가정의 자녀는 문제아? 2011.01.05
부모 재혼 여부로 가정환경 판단은 잘못
청소년과 정신건강 42 엄마 아빠에겐 얘기하지 마세요! 2010.12.15
청소년 정신과 진료시 가정 도움 가장 필요
청소년과 정신건강 41 희비가 엇갈린 한 입양 자매의 인생 2010.12.01
2살 때 동생과 함께 입양 후 4년 후에도 양부모와 애착관계 실패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