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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건축, 디자인과 통하다 9 예술의 도시에 피어난 친환경 건축
코리안위클리  2011/01/12, 04:58:53   
▲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마치 어린아이가 찰흙을 주물러서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원색 물감을 신나게 칠해 놓은 듯 자연과 집을 하나가 되도록 했다.
오스트리아 빈은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합스부르크 제국의 수도로서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오랫동안 유럽의 중심에 있었다. 번성했던 제국의 위용을 과시하듯 도시 곳곳에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의 궁전과 고전건물이 즐비하다.
이러한 빈에 20세기 후반에 건축가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가 디자인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숨이 막힐 듯한 장엄한 역사 도시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어린아이가 찰흙을 주물러서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원색 물감을 신나게 칠해 놓은 듯하다.
훈데르트바서는 자연을 집과 하나가 되도록 했다. 생태주의를 지향한 훈데르트바서는 가능한 많은 공간을 자연에 할애했다. 형식적으로 정원을 만들고, 화분 몇 개 갖다 놓은 정도가 아니다. 개별적인 녹지공간이 없는 서민용 공동주택에서 가능한 자연과 가까이 하도록 배려함으로써 거주자들이 회색의 콘크리트로 둘러 쌓이지 않도록 했다. 집 주변과 옥상은 물론이고, 창가, 테라스 등 크고 작은 자투리 공간마다 생기 넘치는 나무와 화초가 자란다. 이 뿐만이 아니다. 30여 년 동안 건물 외벽을 타고 무성하게 자란 나무와 담쟁이는 건물벽을 거대한 녹지로 바뀌었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의 자연은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주민들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자연을 보고, 자연과 함께 자란 아이는 마음이 따뜻하다는 훈데르트바서의 의지는 아이를 가진 부모에게 너무나 큰 선물이다. 이곳에는 관리인이 따로 없지만 어린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두가 스스로 나무와 화초를 정성껏 돌보고 가꾼다. 야생의 푸르름으로 가득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그 자체로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거대한 생명체임에 틀림없다.

생활 속에 되살아난 훈데르트바서의 디자인

 
훈데르트바서의 디자인은 가구와 주방용품을 포함하여 아마도 가장 다양하게 생활용품에 적용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의 건축에서 사용한 자연스러우면서 화려한 디자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독일의 ‘셀트만 바이덴(Seltmann Weiden)사’가 디자인한 에스프레소 잔 세트라 할 수 있다. 왕실 도자기를 생산하는 셀트만 바이덴은 훈데르트바서가 사용한 디테일을 축소하여 고스란히 에스프레소 잔에 옮겨놓았다.
건축가가 집에 사용한 디자인을 컵이나 커피잔 등에 사용하는 것은 사실 그리 특별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셀트만 바이덴의 에스프레소 잔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셀트만 바이덴의 잔은 매우 정교한 수공예 작업을 통해서 제작되므로 단순히 훈데르트바서의 디자인을 잔 위에 새겨 넣은 것이 아니라, 조각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를 통해서 훈데르트바서가 추구한 인간적 감성이 물씬 풍겨난다. 마치 훈데르트바서가 건물에서 사용한 타일을 축소해서 붙여놓은 것 같다고 할까.
그런가 하면 훈데르트바서가 사용한 각기 다른 패턴을 활용하여 같은 모양이지만 다른 느낌을 전달하는 에스프레소 잔 세트를 선보였다.
한편, 에스프레소 잔이 수공예적 감성의 투박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면 여섯 개로 구성된 샴페인 잔은 전혀 다른 느낌의 화려한 모습을 자아낸다. 투명한 유리 잔에 도안된 훈데르트바서의 건물과 디테일은 마치 새로운 느낌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킨다.
훈데르트바서는 집은 사람과 같으므로 모두 다른 모습과 특징을 갖는 것이 당연하며, 편안함과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훈데르트바서는 지난 2000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디자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생활 속에서 되살아난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도시사회학자)
         archtocity@chol.com

저서 :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

활동 : 현재 건축 및 도시계획 자문과 정책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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