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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44 영국 TV에 나온 한국 선풍기 아줌마
코리안위클리  2011/01/19, 06:13:49   
▲ 자신의 모습에 상당히 왜곡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직접 얼굴에 식용유를 주사하는 불법성형으로 얼굴이 부풀어 올라 ‘선풍기 아줌마’로 불리는 한미옥 씨는 성형중독의 무서움을 사람들에게 일깨워주었다.
성형중독, 온전한 정신상태로 볼 수 없어
스스로에게 변화 일으켜 미래 바꾸려는 기대감 탓


얼마전 영국의 한 TV에서 필자에게 출연 요청이 들어 왔다. 필자가 대단한 인물이라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오로지 한국 사람이니까 그들이 발견한 ‘선풍기 아줌마’에 대해서 좀 더 실감나게 이야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정신과 의사로서 성형수술 시술 자체에 대한 말은 별로 해 줄 게 없었고 다만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 그리고 특히 선풍기 아줌마가 성형수술에 중독된 동기에 대해서 생각나는대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잠깐 샛길로 빠지자면 영국에서는 인터뷰를 방송국에서 하지 않고 다른 장소를 빌려서 한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필자와의 인터뷰는 런던 시내에 있는 한 클럽에서 진행됐는데 PD와 몇몇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다소 김빠진 느낌 마저 들었다. 그렇지만 나중에 편집한 프로그램을 보니 꽤나 그럴 듯하게 나와서 방송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선풍기 아줌마로 돌아가면 결론적으로 전 세계에서 50명의 성형수술을 받은 충격적인 인물을 보여 주었는데 한국의 선풍기 아줌마가 일등을 했다. 등수를 매기는 기준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프로그램을 봐야하니 아마도 엽기적인 면에서 다른 출현 인물보다 압도적이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반응이 ‘도저히 저럴 수가 있느냐?’ ‘남자들이 서로 데이트 하자고 할텐데 왜 저렇게 했는냐?’ 등등 도무지 성형수술을 받은 동기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목소리였다.

"성형수술에 중독된 사람들은 어쩌면 완벽한 ‘신’의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꿈을 포기하지 못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돈’으로 어떤 사람들은 ‘권력’으로
또 선풍기 아줌마나 마이클 잭슨 같은 사람들은 ‘성형’으로
인간들의 한계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고 볼 수 있다"

프로그램을 본 사람이면 알게 되겠지만 대부분 성형수술을 한 사람들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수술을 한 전력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코 수술 다음엔 눈 수술 그리고 비만 수술 등등. 처음에 문턱을 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 수술을 받으면 그 다음부터는 더 받고 싶은 모양이다.
선풍기 아줌마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수술을 받았고 나중에는 자신의 얼굴에 식용유를 직접 주사하기까지 했다. 물론 그 후유증으로 얼굴이 이상하게 되고 말았지만 정신과 적으로는 그 때 이미 온전한 정신상태라고 볼 수는 없을것 같다. 당시 한미옥씨(선풍기 아줌마의 본명)의 인터뷰를 보면 귀에서 환청이 들리고 우울증도 심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상당히 왜곡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지 않게 본다. 필자가 자주 거론했던 거식증 환자들은 자신이 엄청나게 야위였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는 살이 많이 쪘다고 생각해서 절대로 식사를 하려 하지 않는다. 필자가 보았던 몇 명의 젊은 친구들은 자신들의 코가 너무 커서 사람들이 놀린다고 학교를 가지 않았다.
정신과에서는 이런 병을 ‘Body Dysmorphic Disorder’라고 부르는데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경향성이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꽤 많다.
성형수술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미용성형은 대부분 예뻐지고 싶어서다. 자신이 생긴 대로 살지 않고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변화를 일으켜서 자신의 미래를 바꾸고 싶어한다. 그 미래는 아마도 ‘기대’를 뜻하는 것일 듯 싶다. ‘좀 더 예쁘면 일들이 잘 풀릴꺼야’라든가 ‘잘 생기면 좋은 직장을 가질거야’ 등등.
일단 이런 기대감이 생기면 생각 대로 일이 안 풀릴 때 그 이유가 오로지 자신의 외모 때문이라 여기고 그것만 변화되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릴거라는 착각을 한다.

“인생이라는 것은 완벽할 수 없다.
성형수술로 인생이 탄력 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충족되기 어려운 소망이다. 성형수술을 신봉하는 이들은
인생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재수술을 받음으로서 그 허황된 믿음을 이어가려 한다”

인생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것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제대로 되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고 푸념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 즉 인생이라는 것은 완벽할 수 없고 때문에 성형수술을 받으면 자신의 인생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충족되기가 어려운 소망이다. 왜냐하면 곧 뜻대로 안되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술을 받고 나서도 만족이 오래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임에도 성형수술을 신봉하는 이들은 인생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재수술을 받음으로서 그 허황된 믿음을 이어가려 한다.
완벽해지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이 인간이 갈망하는 꿈이다. 그래서 신이 있고 그 신은 인간이 올라갈 수 없는 완벽한 위치에서 우리에게 동경과 경외심를 갖게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성형수술에 중독된 사람들은 어쩌면 ‘신’의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꿈을 포기하지 못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돈’으로 어떤 사람들은 ‘권력’으로 또 선풍기 아줌마나 마이클 잭슨 같은 사람들은 ‘성형’으로 인간들의 한계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예쁜 사람, 돈 많은 사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며 사는 것이 또한 우리의 한 단면이라는 것에 쓴 웃음을 금할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도를 닦는다는 사람은 많지만 도를 튼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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