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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45 성격이란 무엇인가?
코리안위클리  2011/02/02, 05:36:29   
▲ ‘경계선 장애’ 환자들은 같은 사람이라도 다른 대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화를 내거나 분노를 폭발하는 데도 브레이크를 걸 이유도 없고 그것에 대해서 후회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분노 행동이 개선되지 않는다.
마음이 느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설명
성격장애, 발병전후 시점 찾기 어려워 인지도 쉽지 않아

성격(personality)의 정의를 내려 보라면 한 줄 아니면 두 줄로 깔끔하게 정돈된 문장을 찾는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정작 눈을 감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야기 하는 ‘성격’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이야기 하는 지 말해 보라면 아마도 답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가 정신과 의사로 일을 하면서 곤혹스러웠던 것 중의 하나는 보호자나 환자에게 병전 성격은 어떠했는지 부모님 성격은 어떠했는지 등을 물어보면 거의 대답을 못하거나 아예 단답형으로 ‘괜찮았어요’ 아니면 ‘평범했어요’ 등 물어보나 마나 한 응답을 들은 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성격이라는 것이 한 개인의 마음을 설명하는 것이라면 ‘저 사람은 키가 큰데 몸은 마르고 하지만 팔이 두툼하고 손가락도 길어’라는 이른바 신체 묘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한 개인의 마음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라 본다. 하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 때문에 종종 간과되고 또 놓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성격을 보는 관점 중의 하나는 한 개인이 스트레스나 불안에 대해서 반응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므로 주변환경에 대한 반응양식을 가지고 각각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성격’이 ‘둥글둥글하다’라고 하면 스트레스가 쌓여도 남에게 신경질을 부리지 않고 자신이 삼키고 잊어버릴 수 있는 (아닐 수도 있지만) 사람을 이야기 하고 또 ‘모나다’ 라고 하면 다른 사람 앞에서 그 사람의 기분이나 입장에 대해서 많이 염두에 두기 보다는 자신이 할 말을 다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을 이야기 한다.
이렇게 사람마다 외부의 현실에 반응하는 것이 다 다르고 그것 또한 개개인의 타고난 체질이나 성향하고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이러한 성격이 정신과적인 ‘질병’이라고 볼 수 있을까?
미국 정신과 의사 협회에서 이야기한 성격장애의 기준은 특정한 문화내에서 기대되는 사고 방식이나 행동양식을 많이 벗어난 지속되는 패턴이 있는 경우을 지칭한다. 참으로 모호한 말이지만 대개의 정신과 진단이 그렇듯이 상식(?) 범위를 벗어나 누가 보더라도 ‘저 사람 좀 성격이 이상한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면 성격장애를 의심해 볼만하다고 할 수 있다. 성격장애가 다른 정신과 질환과 다른 점은 그 사람이 오랜 세월동안 지녀온 성격이기 때문에 특별히 병전과 발병후라고 구분지을 만한 시점이 없고 그런 만큼 주변에서 인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필자가 병아리 의사로서 트레이닝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정신과 병동에서 채혈을 하게 됐다. 30대 여자 환자였는데 갓 의사 시험을 치고 처음 병원생활을 시작했는데 혈관 찾는 것이 쉽겠는가? 결국 몇 번 그 환자 팔을 주사바늘로 찌른 끝에 환자가 나에게 고함을 지르고 신경질을 내게 되었다. 그때까지 신경질을 부리는 환자는 몇번 경험했어도 그렇게 고함까지 지르는 환자는 처음이라 당황도 되고 수치스럽기도 하고 환자가 몹시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다시는 그 환자 채혈을 안할 거라고 고집을 부리고 있는데 정신과 레지던트 선생님이 오셔서 “그 사람 환자야, 왜 그래, 그 사람은 그게 병이야” 설명도 하시고 으름장을 놓아서 할 수 없이 필자가 가서 사과하고 다시 채혈을 했다.

“부모의 성격장애는 자녀들의 정서발달에 엄청난 장애를 초래한다.
집안에 어른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유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늘 불화가 끊이지 않고 타협이 되기 보다는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고백하지만 그 환자 분이 있는 방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기까지 얼마나 불안했는지 모른다. 또 고함을 지르면 어떡하나 과연 내가 채혈을 하도록 가만히 있을까 등등. 하지만 놀랍게도 그 환자는 너무나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팔을 내미는 것이 아닌가. 내가 혹시 다른 사람이 아닌가 눈을 다시 뜨고 보았지만 역시나 같은 환자였다.
나중에 정신과 선생님께 물어보니 그 환자분 병명이 ‘경계선 성격장애’였다. 이 환자의 특징중 하나는 기분 변화가 무쌍하고 자신이 감정을 느낀 대상을 일치시키지 못하고 다른 대상처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처음 자기 팔을 몇 번 찌른 필자와 두 번째 들어가서 바로 채혈을 한 필자를 다른 대상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분열(splitting)이라고 하는데 우리 모두가 애기였을 때는 이런 식으로 살아왔었지만 커가면서 자동적으로 포기한 아니면 버린 아주 원초적인 마음의 기능이다. 즉 아기에겐 엄마가 배고픈데 젖도 안주고 자기를 기다리게 하면 괴롭히는 엄마이지만 자기에게 젖을 물려 주고 배부르게 해주는 엄마는 기분을 좋게 하는 엄마로서 이 두 대상이 같은 사람이 아니고 다른 사람처럼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날 배부르게 해 주는 엄마가 날 내버려 둘 수도 있다는 불안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원초적인 ‘방어기능’을 어른이 되어서도 늘 사용하고 있다면 ‘성격장애’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가끔은 우리가 직장 스트레스, 부부싸움 등 주변 환경이 힘들어지면 이러한 원초적인 기능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오늘 미워지는 아내가 어제는 날 위해서 밥해주고 빨래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 들이고 그것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경계선 장애’ 환자들은 같은 사람이라도 다른 대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화를 내거나 분노를 폭발하는 데도 브레이크를 걸 이유도 없고 그것에 대해서 후회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분노 행동이 개선되지 않는다. 그리고는 자기가 때린 대상에게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기가 사랑하는 대상처럼 다가간다.
소아 청소년들과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경우는 부모가 이러한 성격장애가 있어서 자녀들의 정서발달에 엄청난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이다. 마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초적인 상태에 있는 마음이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성숙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튼튼한 울타리가 없는 경우에는 어린이들의 마음이 성숙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원초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게된다. 물론 그것이 그들의 생존 방식이긴 하겠지만 집안에 어른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유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늘 불화가 끊이지 않고 타협이 되기 보다는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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