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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46 진실은 마음을 성장시키는 유일한 양분
코리안위클리  2011/02/16, 07:10:10   
▲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들 이유가 있고 그 이유 만큼이나 이런 거짓말을 버리고 참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고착된 상태가 변화되기 어렵다.
거짓말, 정신 기능에 악영향·인격 성숙 방해
반복하면 되돌리기 어려워 참말에 귀 기울여야

사람은 일생중 언젠가는 거짓말을 할 때가 있다. 자신은 한번도 거짓말 한 적이 없다는 사람도 어쩌면 기억하지 못하는 시절에 했을 수도 있고 거짓말을 한 기억만 선택적으로 삭제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그렇게 간단히 ‘난 아니다’라고 할 문제는 아니다.
성철 스님 생전에 스님을 한번 만나 뵈려면 삼천배를 해야 한다는 규칙은 당시 꽤나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그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면 선물로 말씀을 한마디 주신다고 한다. 바로 그때 주셨던 말씀중 하나가 ‘거짓말 하지 마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당사자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라는 생각에 처음엔 시시하게 느꼈다고 고백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지키기 어려운 충고라는 생각에 무서워졌다고 한다. 어쩌면 이 말은 다른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 하지 말라는 얘기로 생각되어 두려워졌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를 하다보면 거짓말 하는 사람을 얼마나 많이 보는지 모른다. 특히 자기 자신에게 잘 하는 거짓말은 환자 유형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피해망상증 환자들은 ‘저 사람만 아니면 내 인생이 좋게 됐을텐데’. 식이장애 환자들은 ‘내가 너무 뚱뚱해’, 우울증 환자들은 ‘모든 사람들이 날 싫어해’ 등등 자기가 듣고 싶은 말들에게만 집착하고 자기가 스스로에게 거짓말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보호자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부모들은 ‘의사 선생님 실력이 없어서 내 아이가 안 낫는다’고 철저히 믿고 있고 자신이 아이의 병적 상태를 유지 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이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들 이유가 있고 그 이유 만큼이나 이런 거짓말을 버리고 참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고착된 상태가 변화되기 어렵다.
어떤 경우에는 이런 거짓말이 개인뿐 아니라 집단에게 일어나기도 한다. 작게는 가족 그리고 크게는 국가까지도 범위를 넓혀 볼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인생이 유한하고 인간이 신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성숙을 시작했다. 어쩌면 진실을 안고 가기가
힘든 순간도 있을 수 있겠지만 거짓을 믿는 동안은 진정한 의미에서
마음의 정리란 불가능하고 또한 그 결과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

가족들은 어떤 거짓말을 하는가. 필자가 치료를 했던 한 가족은 어머니라고 믿고 있는 사람이 사실은 할머니고 진짜 어머니는 정신병원에서 평생 입원하고 있다든지 아니면 아버지가 자살을 하고 안계시는 데도 이혼하고 나서 연락이 안된다고 아들은 아버지가 어딘가에 살아 계신다고 믿고 있는 경우가 모두 거짓말에 해당하는 경우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핍박받고 압제적인 체재에서 살면서도 국민들 스스로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배부르게 잘 살고 있다’고 자기 기만을 하는 경우 거짓말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거짓말은 정신 기능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고 인격의 성숙을 방해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그만두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떤 감정이나 사건을 바탕으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책으로 거짓말을 하고 또한 그 이후 전개되는 것이 그 거짓말을 바탕으로 이야기 집을 짓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것을 되돌리는 것이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자살하고 안 계시는데 외국에 살고 있다는 얘기를 6살 때부터 듣고 자란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자신이 어른이 되어 아버지를 한번 보는 것을 마음속에 꿈으로 삼고 있는데 할머니나 어머니는 소년이 자라서 15세, 16세가 되면 어떻게 거짓말을 되돌여야 할 지 몰라서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거짓말이 계속 되는 와중에 소년은 가출을 하고 범죄행위를 하는 등 어머니가 원하는 것과 전혀 다른 사람으로 자라게 됐다.
결국에는 가족치료를 통해서 진실을 직면하도록 용기를 얻게 됐고 거짓말을 시작한 시점으로 다시 태엽을 풀듯이 되돌아가 그때부터 블록으로 다시 집을 짓듯 하나 둘 이야기를 시작하여 잘못 기록된 가족사를 고쳐 쓰게 됐다.

“가족간의 거짓말은 ‘죽음’이 있을 때
부모들이 자식들을 위한다는 의도에서 시작해
자신의 애들이 ‘충격’에서 못 벗어났다고 단정짓게 하고
그래서 치료를 강요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거짓말은 특히 ‘죽음’이 있을때 부모들이 자식들을 위한다는 의도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7세의 한 소녀가 잠을 잘 못자고 밤에 귀신이 보인다고 병원에 찾아왔다. 이 소녀는 3개월 전에 버스기사로 일하던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셨는데 하나님이 아빠를 너무 좋아해서 데리고 가셨고 언젠가는 돌아오실 거라고 이야기를 했다.
물론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교회 다니는 딸이 충격을 잘 견뎌 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식으로 미화해서 이야기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말을 듣고 난 딸은 왜 하나님이 자기가 사랑하는 아빠를 데리고 가셨는지 궁금하는 마음이 생기게 됐고 점점 미워하는 마음이 커지면서 불편하게 되었다. 아이는 엄마에게 자꾸 질문과 채근을 하게 됐고 어머니는 점점 더 짜증이 나서 같은 말만 되풀이 하면서 믿으라고 강요하게 되었다.
나중에 이 어머니와 면담을 해보니 딸에게 했던 거짓말은 자신이 그렇게 믿고 싶기 때문에 이것을 사실처럼 딸에게 강요하고 있었다는 것이 점차 드러나게 되었다.
이렇듯 어머니나 아버지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상실’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에 주변 사람 특히 자식들에게 자신의 힘든 점을 뒤집어 씌우고 마치 자신은 그것에 대해서 별로 영향을 받지 않고 잘 극복하는 것처럼 느끼려고 하는 ‘어른’들이 많다. 어른이니까 이런 상실에 대해서 애들보다 잘 견뎌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자신의 나약함을 보이는 것이 두려운 이런 마음들이 자신의 애들이 ‘충격’에서 못 벗어났다고 단정짓게 하고 그래서 치료를 강요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아동들이 치료에 잘 반응하기 보다는 오히려 주변 가족들의 잘못된 믿음에 따라가지 못한다고 인식되어 다른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영국의 한 정신분석가는 ‘진실은 우리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유일한 양분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인생이 유한하고 인간이 신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성숙을 시작했다. 어쩌면 진실을 안고 가기가 힘든 순간도 있을 수 있겠지만 거짓을 믿는 동안은 진정한 의미에서 마음의 정리란 불가능하고 또한 그 결과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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