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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건축, 디자인과 통하다 13 절제미와 섬세함을 추구하는 데이빗 치퍼필드
코리안위클리  2011/03/09, 06:52:26   
▲ 베를린의 노이에스 박물관은 데이빗 치퍼필드의 대표작으로 70년간 방치됐던 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포용하면서 새로운 박물관에 필요한 기능을 완벽하게 담아냈다.
영국 건축가인 데이빗 치퍼필드는 영국보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보다 더 유명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라고 하는 편이 나을 듯싶다.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 건축가로 평가 받는 리차드 로저스와 노먼 포스터로부터 탄탄한 실무 경험을 쌓은 치퍼필드는 1984년부터 런던에 개인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로저스와 포스터가 최신 기술과 재료를 활용하여 건축의 순수함을 추구하는 하이테크 건축가인 반면에, 이들로부터 실무 디자인을 배운 치퍼필드는 다분히 고전적이고 미니멀리즘적인 특성을 지닌다는 점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베를린의 ‘노이에스 박물관(Neues Museum)’을 통해서 이와 같은 치퍼필드의 건축적 태도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베를린의 박물관 섬에 위치한 노이에스 박물관은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19세기 건물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새로운 박물관으로 탈바꿈한 작품이다. 1997년에 실시된 공모전에서 당선한 치퍼필드는 70년 동안 방치되었던 건물에 남은 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포용하면서 새로운 박물관에 필요한 기능을 완벽하게 담아내었다.
노이에스 박물관 디자인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기존 건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이다. 치퍼필드는 이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기존 건물에서 느낄 수 있는 형태, 질감, 색감 등을 고고학자에 버금갈 정도로 철저하게 연구하여 가장 적절하게 어울릴 수 있는 디자인을 첨가했다. 이를 통해서 새롭게 탄생한 노이에스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를 이상적으로 아우르면서 박물관 디자인의 새로운 원형을 제시했다.

장인적 감성과 순수함으로 빚은 그릇 세트

▲ 치퍼필드의 토네일 그릇 세트는 이탈리아 화가 조르지오 모란디의 정물화를 참조해 요란하지 않으면서 순수하고 절제된 디자인을 보여 준다.
▲ 치퍼필드의 토네일 그릇 세트는 이탈리아 화가 조르지오 모란디의 정물화를 참조해 요란하지 않으면서 순수하고 절제된 디자인을 보여 준다.
 















치퍼필드는 일찍이 건축과 더불어서 디자인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 그의 건축적 성공과 더불어 최근 그의 디자인이 지닌 매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 ‘토네일(Tonale)’로 불리는 그릇 세트로써 치퍼필드가 알레시를 통해서 디자인한 일상 생활용품이다.
토네일 그릇 세트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공기, 접시, 병, 쟁반 등으로 구성된다. 앞선 연재에서 소개한 다른 건축가들의 디자인과 비교해서 토네일이 흥미로운 점은 치퍼필드가 사용한 디자인 모티브라 할 수 있다.
치퍼필드는 토네일의 디자인을 위해서 이탈리아 화가인 조르지오 모란디(Giorgio Modandi)가 그린 정물화를 참조했다. 회색과 흰색을 주로 사용하고 옅은 그림자를 통해서 형태미를 드러낸 모란디의 그림은 단순하면서 투명한 정물화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치퍼필드는 이와 같은 모란디 회화가 지닌 특징을 고스란히 재해석하여 그릇 세트를 디자인했다. 옅은 파스텔 톤의 그릇 세트는 요란하지 않으면서 순수하고 절제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치퍼필드의 토네일 디자인은 동양의 도자기에서 느낄 수 있는 장인적 감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더욱 세계로부터 주목 받았다. 고전 건축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치퍼필드가 동양의 도자기가 지닌 우아한 곡선과 질감을 그릇 디자인에 접목한 것이다. 서양 건축가가 동양적 감성을 디자인에 접목한 흔치 않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디자인한 치퍼필드의 토네일 그릇 세트를 멀리서 바라보면 모란디의 작품 못지 않은 정물화처럼 보이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 건물로 이루어진 도시의 실루엣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각기 다른 모습과 형태를 지닌 건물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조화처럼 말이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도시사회학자)
         archtocity@chol.com

저서 :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

활동 : 현재 건축 및 도시계획 자문과 정책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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