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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48 이혼 부모에게 상처받는 아이들
코리안위클리  2011/03/16, 05:57:44   
▲ 이혼 논쟁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아이들을 위해서 싸운다고 굳게 믿고 있고 자신들이 정작 문젯거리라는 인식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이성보다 감정대로 유치한 싸움 계속하는 부모 … 자녀 정신세계 피폐해져

결혼해서 사는 것이 수많은 형태가 있는 것처럼 이혼에도 여러가지 다른 상황이 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이혼하고서도 친구같이 잘 지내지만 어떤 사람들은 원수처럼 말도 전혀 하지 않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동양에서는 이혼이라는 것이 보통은 극단적인 경우에만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이혼까지 이르러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엄청난 증오감을 느끼고 있거나 누군가에게 심각한 일이 생겼음을 의미하는 것 같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이혼을 반드시 서로에게 엄청난 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상생’의 의미로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또한 영국내에서 개인의 문화적 종교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필자가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것은 이러한 가족 형태의 변화가 한 개인에게 특히 아동, 청소년에게 여러가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역학 조사에서도 이혼 가정에서 정서적 문제가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 이미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어떤 가정에서는 이혼하고 난 뒤에도 아동들이 얼마든지 잘 지내는 것을 본다. 오히려 더 건강해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아동들에게 정서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가 양육을 분담하고 이해해 주고 보완해 주는 커플들도 보았다.

가족형태 변화, 아이에 정서적인 악영향 미쳐

그 반대로는 자식들에게는 언젠가는 이혼할 거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계속 같이 살면서 정신적 고통을 주는 경우에는 아동들의 정서적 문제가 자꾸 생겨나고 치료가 지지부진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예를 들면 아버지가 자녀를 심하게 구타하는 경우인데도 어머니는 그래도 아버지가 있어야 된다며 학대받는 사실에 대해서 ‘쉬쉬’하는 경우 아동들의 정신세계는 피폐하게 된다.
이혼 가정 자녀들의 정서적 문제를 다루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중 하나는 누가 부모의 권리(parental authority)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의사로서 아동을 진료할 때는 부모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를 테면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엄마는 찬성인데 아빠가 절대 반대하면 어느 한 쪽의 말만 듣고 진행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경우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이혼한 전처가 미워서 무조건 반대하는 경우도 많고 엄마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아예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대화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아예 같은 방에 있지 않으려는 커플도 있다.
아빠는 아이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엄마가 잘못 키워서 아니면 새 남자 친구 만난다고 신경을 안써서 아이가 말도 안듣고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하고 변호사에게 이야기해서 아이를 데려와야 겠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자녀의 정서 문제가 제대로 의논될 리가 만무하다.
흔하게 보게 되는 것은 이혼한 부부가 계속해서 싸움하는 경우에 자녀가 이용되는 것이다. 엄마랑 있을 때는 아빠랑 무엇을 했는지 꼬치꼬치 물어보고 은연중에 부정적인 생각을 유도하는 말을 한다든지 아빠랑 있을 때는 돈으로 애들이 원하는 것을 사주면서 엄마가 애들한테 가는 돈을 뺏어가는 듯한 말들을 하기 때문에 자녀들은 마음속에서 어느 한편도 믿기 어렵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싸움하는 부모에게 마음속 분노 쌓아가는 아이, 행동장애 많아

또 어떨 때는 의사가 이러한 다툼에 휘말리게 된다. 엄마의 이야기만 전적으로 믿고 진단을 했다고 아빠가 따지기도 하고 아빠가 주말에 데리고 가면 행동을 다 망쳐 놓는다고 엄마가 행동 수정 계획을 따르기 보다는 전 남편을 같이 비난해 주기를 바란다.
이 모든 과정에서 희생당하는 것은 아동들 자신이다. 결과적으로 누구도 자신들을 위해서 이야기 해 주지 않는다고 마음속으로 분노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로 행동 장애가 생겨도 그 부모는 서로 상대방 탓만 하기 바쁘다.
필자의 눈에는 부모들이 귀족이라고 해서 돈이 많다고 해서 많이 배웠다고 해서 특별히 다르게 행동하는 것 같지는 않다. 도무지 저렇게 할 것 같지 않은 부모인데도 마치 코흘리개 어린애 마냥 유치한 싸움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고 이성보다는 감정대로 행동함으로써 사태가 점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아이들을 위해서 싸운다고 굳게 믿고 있고 자신들이 정작 문젯거리라는 인식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임상가로서는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아동의 진료는 시작조차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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