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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디자인과 통하다 16 수공예적 감성의 대가 피터 줌터
코리안위클리  2011/04/20, 04:18:18   
▲ 알프스 산 중턱에 자리한 ‘테르메 발스(Therme Vals)’ 온천은 편마암을 사용해 돌의 아름다움의 정수를 표현한 피터 줌터의 대표작이다.
2009년에 하얏트 재단은 스위스의 건축가 피터 줌터를 프리츠커 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그러자 이전과는 전혀 다른 극과 극의 반응이 나타났다. 한쪽에서는 “그게 누구야?”하며 의아해 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와, 드디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2007년 프랑스의 장 누벨, 2008년 영국의 리처드 로저스처럼 이전 수상자들이 일반인에게도 낯설지 않은 세계적인 대가들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고개를 끄덕인 사람들은 대부분 건축가들이었다. 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줌터 건축의 독창성과 깊이를 알고 있던 터였다. 단지 그의 활동이 스위스로 한정되었으므로 국제적인 상과는 무관하다고 여겼던 것뿐이다.
줌터의 수상은 자연스럽게 그의 대표작인 알프스 산 중턱에 자리한 ‘테르메 발스(Therme Vals)’ 온천에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키는 대자연을 배경으로 당당하면서도 담백한 모습으로 서 있는 테르메 발스는 스위스 지역주의 건축의 깊이와 감동을 또 한번 전 세계에 전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알프스 산중에 자리한 발스는 주민이 고작 1,000여명 남짓한 작은 마을로 온천 개발을 통해서 마을의 새로운 활력을 도모하고자 했다.
줌터는 이 지역의 천연 자원이자 건축 재료로 흔하게 사용하는 편마암을 잘라서 겹겹이 포개는 방식으로 한 켜, 한 켜 쌓았다. 길이 1미터의 판석을 무려 60,000개나 사용했다. 원칙은 각기 다른 두께의 판석 세 개를 포개서 15센티미터가 되도록 맞춘다. 이렇게 하여 5미터 높이까지 겹겹이 쌓은 판석은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실루엣의 수평선을 만들며, 내부는 천연의 원시 동굴을 떠오르게 한다. 그야말로 돌의 아름다움의 정수이다. 이렇게 해서 온천수처럼 땅에서 솟아나는 건물이 탄생했다.
줌터는 온천을 신화적 장소이며, 몸과 마음을 가장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영적인 공간이라 설명한다. 그의 감성적 디자인은 온천을 즐기면서 동시에 절대적인 평온함과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서 잠시나마 바쁘고 고단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 몸과 마음은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하다.

피터 줌터의 후추 빻는 기계

▲ 높이가 약 30센터미터인 ‘후추 빻는 기계’는 매우 단순하지만 줌터 건축의 수공예적 감성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 높이가 약 30센터미터인 ‘후추 빻는 기계’는 매우 단순하지만 줌터 건축의 수공예적 감성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앞선 칼럼에서 여러 차례 등장한 이탈리아의 주방기구 회사인 알레시는 건축가들과의 독특한 협업을 통해서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특히, 12회에 소개한 알렉산드로 멘디니는 1979년부터 알레시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건축가와 알레시가 교감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했다.
이와 같은 멘디니가 건축계에서는 창의적 디자인으로 명성을 쌓은 줌터를 가만히 두었을 리가 없었다. 멘디니는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주방용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2000년에 줌터를 방문했고, 그의 참여를 요청했다. 멘디니의 예상과는 다르게 줌터는 참여를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나 추후에 알레시를 통해서 몇몇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몇 년이 지나서 줌터는 알레시에 자신의 스케치 몇 장을 보냈고, 이후 논의를 통해서 제품으로 디자인되었다. 그가 예상을 깨고 보낸 스케치는 ‘후추 빻는 기계’이다.
높이가 약 30센터미터인 이 제품은 호두나무와 단풍나무의 두 종류로 제작되었다. 매우 단순하지만 후추 빻는 기계는 줌터 건축의 특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우아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은 마치 신전 건물의 기둥을 연상시키는가 하면, 매끄럽게 다듬어진 형태와 디테일은 수공예적 감성을 한껏 발산한다. 비록 작은 오브제이지만 앞서 소개한 테르메 발스 온천에서 수만 개의 판석을 다듬어 쌓은 것과 동일한 수준의 장인정신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줌터의 후추 빻는 기계가 단순한 주방용품을 넘어서 주방의 우아함을 드러내는 독특한 장식품으로 여겨진다면 지나친 이야기일는지 모르겠으나 많은 매니아들이 이미 그렇게 여기고, 사용하고 있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도시사회학자)
         archtocity@chol.com

저서 :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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