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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53 편리한 사이버 세상과 ‘인터넷 중독’
코리안위클리  2011/06/01, 04:56:58   
▲ 실생활과 사이버 세상의 괴리가 심해질수록 그 차이를 극복하기 힘들고 자신이 적응하기 어려운 실제 세상 보다는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이버 세상에 ‘중독’ 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접촉 피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사회 공포증’ 증가
청소년 인성발달에 악영향

인터넷이 발전되어 사람들이 서로 만나지 않고도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또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엄청나게 흥분되는 일이다. 덕분에 이제는 영국에서도 한국 뉴스와 영상물을 실시간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일주일을 기다려서 한국 신문을 여러 가정이 나누어 읽는 일은 이제 옛날 일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을 여러가지로 편하게 해준 인터넷이 인간의 정서 행동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지대해 지는 것 같다. 일례로 한국에서는 드물지 않게 소위 ‘싸이버 테러’로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고 이제는 ‘악플’을 자제하자는 사회운동까지도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영국에서는 인터넷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자살까지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또한 그런 댓글을 다는 것이 일상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어쩌면 이런 차이가 한국사람들이 영국사람들에 비해 주위 사람의 시건을 많이 의식하는 것을 대변해 주는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예로 정신과 진단명 중에 ‘사회 공포증’이라는 병이 있다. 이 병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 눈에 이상하게 보인다고 생각해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점점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병인데 한국에 많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필자가 영국에서 경험해본 바에 따르면 한국에서 만큼 사회 공포증 환자가 많은 것 같지 않다. 이런 차이도 한국 사람들이 주위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다른 사람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가를 많이 중요시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자신이 한 그룹에서 밀려나는 것이 죽음보다 더 두렵고 어떤 단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개인으로서 살아 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이버 공간을 통한 사회적 활동은
사려 깊지 못하고 충동적이며 책임감 없이
무질서함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있다.

그럼 이런 한국사람의 경향에 인터넷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한국에서는 인터넷 카페가 활성화되어 있지만 영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즉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한 사회활동을 즐기고 또 이것이 과거의 많은 사회적 모임을 대체하는 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을 통한 사회적 활동은 분명히 실제적 사회 활동과는 다르다. 인터넷은 주위 사람들에게서 받는 피드백이 즉흥적인 데다가 또한 그 말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데서 과거에 우리가 가졌던 대인관계들과는 아주 다른 측면들이 있다. 즉흥적이란 사려가 깊지 못하고 충동적인 것을 뜻하고 익명성이라면 책임감 없이 무질서함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있다.
필자가 보는 환자 중에서도 사람대하기가 무서워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동이나 청소년 들도 하루에 몇시간 동안 컴퓨터를 하고 페이스 북을 즐긴다. 그렇지만 다음날 당장 불안해서 집밖을 나가지도 못한다.
한 학생은 자기가 인터넷 공간에서 누굴 만나서 이야기 해도 그 사람이 자기의 표정을 보지도 못하고 누구인지도 알지 못하고 또한 자기가 오히려 다른 사람인 것처럼 가장을 해도 모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다른 학생은 자기가 싫어하면 ‘끄고 나오면’ 그만 이란다. 이쯤 되면 아마 인터넷안에서의 사회생활이 실제의 대인관계와 몹시 다르다는 것을 알 것이다.
문제는 사회가 점점 인터넷에 많이 의존을 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대인관계를 해야 될 지 배우기가 점점 어렵게 된다. 청소년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고 배우는 시기이다. 어떻게 이러한 배움이 일어나는가 하면 바로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자기의 모습을 보고 자기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는 때이다. 그런 만큼 누굴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다니냐가 그 청소년의 인성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요즘에는 학교를 가도 주로 공부만 하고 학원을 가도 공부 여가 시간에는 컴퓨터로 채팅을 하거나 게임을 즐긴다. 자연히 사회생활을 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학교에서는 담임 선생님이나 친구, 선배, 그리고 집에 오면 할아버지, 할머지, 고모, 이모, 그리고 형제 등 자신을 봐주고 자신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너무 많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직접적인 만남은 거의 없어지고 양적으로만 많은 인터넷의 채팅에서 누구인지도 모르고 또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누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기괴한 세상이 되었다. 어머니나 아버지도 점점 바쁘고 이야기를 해 줄 여유가 없고 이런 환경에서 청소년의 인성 발달은 물건너 간 것임에 틀림없다.
요즈음엔 그래서 진료할 때는 그 청소년에게 페이스 북이 있는지 친구가 누군지 몇 명이 등록되어 있는지 물어보고 실제 학교에서는 교우관계가 어떤지도 같이 물어본다. 한가지 재미난 것은 학교에는 친구가 없이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라도 자기 방에서 인터넷으로 관계를 할 때는 너무나 자신감이 있고 마치 다른 사람같이 보이는 환자들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괴리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그 차이를 극복하기 힘들고 자신이 적응하기 어려운 실제 세상 보다는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이버 세상에 ‘중독’ 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이러한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사회 현상이 되고 있고 이러한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도 나와 있는 실정이다. 한가지 아이러니는 이러한 중독을 마치 알코올 중독 같은 ‘질병’의 형태로서 그 자체만을 치료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 결과로 청소년들이 더욱더 자존감이 낮아지고 대인관계에 대한 불안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나 가족 아니면 학교에서 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 반작용으로 이러한 중독이 생겼다면 그 청소년의 주위 환경의 변화도 지극히 중요한데 문제는 마치 청소년들에게 문제가 있어서 중독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자신들의 태도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다면 오히려 그들의 고립을 더욱더 심화시키게 될 것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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