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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주재원 글짜크기  | 
미디어플레이어 13 머독의 언론 제국 ‘균열 조짐’
코리안위클리  2011/08/10, 07:07:01   
▲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과 그 아들 제임스 머독 부자가 최근 뉴스오브더월드(폐간)의 휴대전화 해킹 사건과 관련해 열린 영국 의회 청문회에서 자신들은 법적책임이 없다고 강변했지만 이 주장이 위증이라는 지적이 나와 파문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휴대폰 불법 도청 파문 뉴스오브더월드 폐간·BSkyB 인수 철회로 큰 타격
영국 미디어 지형 변동 귀추 주목

전 세계 미디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도청 스캔들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회성으로 흐지부지될 것 같았던 이번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숨겨진 의혹들과 배후 세력들이 밝혀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머독 소유의 언론사들 중 특히 The Sun과 News of the World (이하 NoW) 등의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그 동안 수많은 연예인들과 왕실, 그리고 정치인들의 사생활을 폭로함으로써 도청 의혹을 받아오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물증이 없어 비판을 면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2년에 실종되어 살해된 Milly Dowler (당시 13세)라는 소녀의 휴대폰 음성 메시지를 머독 소유의 NoW가 해킹했음이 밝혀짐으로써 도청 파문은 실체로 드러나게 되었다.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폭로하기 위한 도청은 어쩌면 구독자들 내면에 숨겨진 ‘훔쳐보기’ 심리를 자극하면서 무언의 지지를 얻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NoW 기자가 납치 살해된 소녀 Milly Dowler의 음성 사서함에 접근하여 메시지를 임의로 삭제함으로써 가족들은 그녀가 살아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 게 되었고, 경찰 수사에 혼선을 빚게 되었다는 사실은 영국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인식되었다. 전국적으로 NoW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광고주들의 광고 중단 선언이 이어졌다. 결국 루퍼트 머독은 168년 역사의 NoW를 폐간하기로 결정하였다.

예상외로 신속하게 이루어졌던 루퍼트 머독의 NoW 폐간 결정은 ‘소탐대실’이라는 그의 사업 철학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사실 머독 일가는 미디어 시장의 변동을 예의주시하면서 종이신문보다는 위성방송이나 뉴 미디어 사업에 점차 많은 투자를 해 왔다. 루퍼트 머독의 아들 제임스 머독이 운영하는 뉴스 인터내셔널이 여전히 영국 내 신문 점유율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그들의 관심사는 현재 그들이 39%의 지분을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는 BSkyB (위성 채널 Sky 사업자)의 나머지 61%의 지분을 완전히 인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난 2011년 3월 2일 영국 문화부가 뉴스 코퍼레이션과 스카이 뉴스의 분리 신청을 승인함으로써 머독의 꿈은 거의 실현 가능 단계에 이르렀다.

NoW 폐간과 BSkyB 인수 철회가 영국 내 모든
구성원들을 만족시킬 만한 최후의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영국 언론계에
어떤 후폭풍을 가져올지 흥미롭다.

그러나 도청 파문이 확대되면서, BSkyB 지분 인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머독이 재빨리 NoW 폐간이라는 초강수로 사건을 진화하려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도청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뉴스 인터내셔널의 실세 편집장들이 줄줄이 사임을 하고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는 이어져갔고, 급기야 정치권에서는 뉴스 코퍼레이션의 BSkyB 지분 인수 승인에 대해 재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공론화되었다. 처음에는 야당인 노동당에서 불을 지폈지만, 도청 파문 이후 NoW 편집장 출신이자 카메론 총리의 집권 후 첫 언론 담당관을 역임한 Andy Coulson이 도청 파문의 핵심으로 지목되어 경찰에 체포되자 여당인 보수당에서도 도청 사건에 연루되는 것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BSkyB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머독과의 관계를 부정해 온 보수당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머독과 카메론 총리는 매우 밀접한 사이를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청 의혹은 정치권으로 확산되었다. 2010년 치러졌던 총선 이전부터 보수당과 카메론 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루퍼트 머독은 카메론 총리 당선 후 약 1년 여 기간 동안 무려 26차례나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뉴스 코퍼레이션은 정치권 뿐만이 아닌 경찰 간부들과의 유착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로비 자금을 뿌려왔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뉴욕타임즈는 이를 두고 ‘제2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NoW 폐간이라는 강수로도 도청 파문이 더욱 확산되자 루퍼트 머독은 결국 지난 7월 14일, BSkyB에 대한 인수 계획을 전면 철회하였다. 일간지 Guardian이 이를 두고 ‘머독의 가장 오래되고 간절한 꿈이 깨어졌다’고 표현할 정도로, BSkyB 인수 무산은 향후 머독의 미디어 제국 운영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산전수전을 다 겪은 80세의 머독이 이번 해킹 파문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이 아끼는 카드를 무작정 버렸을 가능성은 낮다. 실제로 이번 BSkyB 인수 철회 발표는 그의 아들이자 뉴스 인터내셔널의 대표인 제임스 머독에게도 미리 언급하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도청 사건으로 인해 차남인 제임스 머독에게 미디어 제국을 물려주려고 했던 루퍼트 머독이 아들의 위기 대처 능력에 실망한 나머지 다른 사람에게 후계 자리를 물려주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하기도 하였다.

현재로서는 머독의 BSkyB 인수 철회가 영국 내 모든 구성원들을 만족시킬 만한 최후의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노동당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킨 결과물에 흡족해 할 수 있고, 정권 창출에 있어서 머독에게 많은 빚을 졌던 보수당은 울며 겨자먹기로 머독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벗어나 그들을 비판할 수 있는 입장이 된 것에 대해 오히려 안도할 수 있다. BBC와 ITV 등 공공서비스방송사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신뢰할 만한 방송으로 주목 받을 것에 대해 기대하는 분위기이며, 내심 BSkyB의 유료 방송 시장 독과점에 제동을 걸만한 더 큰 ‘한 방’이 터져 주길 기대할 수도 있다. Guardian이나 Telegraph 등과 같은 신문사들은 이번 사건이 그 동안 뉴스 인터내셔널의 신문들에 의해 밀려났던 점유율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며, 오랜 전통을 가진 영국 타블로이드 언론들이 대단원의 막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여전히 도청 파문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영국 미디어 지형에 어떤 지각 변동이 일어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쓴이 주 재 원
         (LSE,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
         mediakorea@hotmail.com

약력 : - 부산·포항 극동방송/CBS 영화·문화관련 프로그램 진행 
         - 중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강 
         - 언론중재위원회·방송진흥위원회·한국콘텐츠진흥원·방송협회 영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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