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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58 런던 폭동에서 드러난 깡패문화
코리안위클리  2011/08/17, 12:11:20   
▲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군중 심리’다. 얼핏 보더라도 혼자서 상점을 부수고 들어가 물건을 훔쳐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두 몇십 명 몇백 명이 떼지어 약탈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 그 사람들을 하나씩 떼어 놓으면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할 것이다. 이것이 ‘개인’과 ‘집단’의 차이다.
파괴적인 생각들이 모이면 개인이나 집단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평소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행동을 저지르게 해

이번에 런던에서 일어난 폭동을 보면서 이 제목을 떠올리게 되었다.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회 질서가 파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매스컴도 연일 그 이유와 해결책을 이리저리 제시하면서 난리다.
필자의 직업상 청소년을 많이 만나고 또 이번에 상점을 턴 사람들 중 10대 청소년들이 많다는 점에서 더욱더 궁금하게 다가왔다. 어디서 이런 애들(?)이 나왔을까? 라디오를 들어보면 그 청소년들의 어머니나 아버지가 부모 노릇을 잘 못하고 아니면 모두 국가 복지 연금에 의지하면서 제대로 할일을 안하는 가정에서 나온 것으로 묘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그 사람들에게 좀 더 희망을 주어야 된다’ ‘아니다 연금을 빼앗고 벌을 줘야 된다’ 등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었다.
이번 일어난 일에서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군중 심리’다. 얼핏 보더라도 혼자서 상점을 부수고 들어가 물건을 훔쳐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두 몇십 명 몇백 명이 떼를 지어 약탈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 그 사람들을 하나씩 떼어 놓으면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할 것이다. 이것이 ‘개인’과 ‘집단’의 차이다.
이렇듯 개인과 집단이 가지는 도덕관이나 가치관은 사뭇 다르다. 쉽게 예를 들면 청소년들은 혼자 있으면 부모에게 말도 안하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다가 집단으로 모이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반항하고 일탈 행동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을 보면 일탈이나 무질서를 추구하는 욕구가 마음 한구석에 있다가 사람들 숫자가 모이고 그러한 마음이 합쳐지면 도덕심이 사라지고 잔인한 행동을 저지르면서 자기 마음속에 있는 충동을 해소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자신의 마음을 다루어 인생이 빛을 향해서
나가도록 매일 자기를 돌아보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살아가는데 절대적이다.

이런 욕구는 임상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마음속에서 될대로 되라는 것 그리고 차라리 이렇게 하는 것 보다는 다 없어지는게 낫다는 파괴적인 유혹이 거의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서 조금씩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마음을 딛고 ‘삶과 희망’을 보게 하는 것이 몹시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이러한 ‘빛’을 보는 것이 너무나 힘든 경우가 있다. 자기가 지금까지 스스로나 남에게 못할 짓을 해 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갚기 위해서는 갈길이 너무나 멀다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오랫동안 치료하고 있던 환자도 이러한 소위 ‘자포자기’에 빠져 있는 환자였는데 항상 그 환자에게 인생에 밝은 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마다 환자가 아주 자조적인 눈빛과 말투로 필자를 공격하곤 했다. 이렇게 몇 달 몇 년을 만나다 보면 필자도 모르게 그런 환자를 비판하게 되고 때론 그런 자포자기적인 태도에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그러면 환자가 ‘거봐, 난 안된다고 했잖아’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러면 치료가 되기는커녕 결국 환자가 자기는 안된다는 믿음을 굳혀 주는 역할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사실 이런 자기 파괴적인 마음들이 한가지 측면이나 사건에만 있으면 되는데 친구, 친지, 이성 등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기는 다 안된다고 생각하면 이런 체념이나 자괴감들이 그 사람의 마음 속에서 깡패 같이 그룹을 만든다. 한가지 부분에서만 그런 생각이 있으면 부끄럽고 미안할 수 있는 행동이나 생각들이 마치 모든 도덕감이 사라진 듯하게 잔인하고 파괴적인 성향을 가지기 시작한다. 마치 이번에 폭동이 일어난 것처럼…. 이럴때 환자는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고 공황이나 비현실적인 현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렇듯 개인이나 집단 모두 파괴적인 생각들이 군집을 이루면 마치 깡패나 마피아 집단이 된 것처럼 개인이나 집단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평소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행동을 저지르게 한다. 이번에 폭동을 보면서 자기하고는 절대 무관하다고 생각하거나 아주 거부반응을 느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도 어쩌면 아주 조금은 그것에 동조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도 있다. 보통의 사람들에게서는 마음속에 있는 따뜻한 정이나 염려가 이런 파괴적인 생각을 평소에는 잘 누르고 견뎌내게 하지만 어떤 계기로 그러한 조절이 망가지거나 순간적으로 마비된다면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런 파괴적인 생각이 집단을 이루기 전에 자신의 마음으로 하나씩 하나씩 다루어 나가는 것이 자신의 인생이 어둠보다는 빛을 향해서 나가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 매일 자기를 돌아보는 자세는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살아가는데 절대적이다.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을 보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아주 결여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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