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60 선생님 귀에서 아무도 없는데 사람 소리가 들려요?
코리안위클리  2011/10/05, 05:40:35   
▲ 소아, 청소년의 경우에는 환청이나 환시가 병의 증상으로 생기기 보다는 자신들의 발달 과정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신체 경험에 의존하기 위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소아 청소년기 환청은 발달 과정상 겪을 수 있는 현상 … 원인 살펴보고 도움 줘야

‘환청’에 대한 정신과 의사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사실 정신과 의사 뿐 아니라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 등 이러한 환청을 보고하는 학생들과 마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환청’은 몹시 걱정스런 증상임에 틀림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무도 없는데 사람 소리가 들린다거나 아니면 누군가 보인다고 하면 대개의 경우에는 ‘정신병’이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되고 자신에게 이러한 현상이 생긴다 하더라고 숨기는 경우가 많다.
학술적으로 본다면 ‘환청’이 있다는 것이 어떠한 정신 질환이 있다는 것을 단정지을 만한 결정적인 증상은 아니다. 사실 정상인 중에서도 많은 경우에 ‘환청’을 경험한다는 보고도 있고 특히 잠들기 바로 전이나 깨고 난 직후의 환청은 많은 사람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소아 청소년 같은 경우 환청은 발달 과정상 겪을 수 있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고 특별히 정신 분열병이나 다른 주요 정신 질환과의 관계는 많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하지만 부모나 GP들이 아동이나 청소년의 환청 보고에 당황해서 급히 정신보건 센터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고 만약의 경우 심한 상태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확인하고 평가하는 것이 정신과 의사들의 주된 역할인 것도 사실이다.
필자가 이러한 환청이나 ‘환시’를 경험하는 학생들을 볼 때는 언제 그러한 증상이 시작됐는지 그리고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자세하게 물어본다. 왜냐하면 소아, 청소년의 경우에는 환청이나 환시가 병의 증상으로 생기기 보다는 자신들의 발달 과정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신체 경험에 의존하기 위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얼마전 15세의 소녀가 갑자기 집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보이고 목소리도 들린다고 해서 혹시나 심각한 정신 장애가 있지 않은지 의뢰가 들어왔다. 소녀는 14세 때 아주 가깝게 지냈던 친할아버지가 당뇨병으로 돌아가셨는데 몇 달 후 할아버지 집으로 놀러갔다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는 경험을 하였다. 그 이후에는 겁이 나서 다시는 그 집에 놀러가지 못하게 되고 몇 달 후 갑자기 오른쪽 다리에 힘이 빠지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증상이 생겨 학교에 자꾸 결석하게 되자 결국 자퇴했다.
필자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그 소녀가 얼마나 할아버지와 가까운 사이였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얼마나 많이 그리워 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아무도 알아 주지 못했는가 였다.
한번은 할어버지의 당뇨병이 심해서 발가락을 절단하고 그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를 절룩거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는데 필자가 어느쪽 다리였는지는 물어보니 자신의 못쓰는 오른쪽 발을 들어 발가락을 꼼지락 하면서 어느 발가락을 절단했는 지 보여 주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못쓰는 다리가 얼마나 잘 움직이는지를 보며 필자와 환자가 서로가 빙그레 웃게 되었는데 어쨋든 그 만남 이후 그 소녀의 환청과 환시는 없어지고 다리 문제도 해결되어 정상적인 학교 생활로 되돌아 갈 수 있었다.

한번 경계를 벗어나는 경험을 한 사람들은 조그마한 자극에도
‘정신증 상태’로 넘어가게 되고 점점 불안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된다.
소아 청소년들이 보고하는 환청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음을 알고
너무 당황해서도 안되지만 그 원인을 살펴보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예는 8세 소년인데 귀에서 ‘선생님은 나쁜 놈들이다. 다 죽여라’라는 환청이 있는 것을 어머니에게 얘기하고 급히 병원에 의뢰된 사례이다. 대개 이러한 환청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보고 하거나 안하는 것이 보통인데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엄마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의심스러웠다. 아니다 다를까 자신이 어떤 말을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이 미치는 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였다.
학교에서 다른 애들을 모방하고 그저 따라가기에 바쁜 그 아동은 부모나 학교에서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지만 심각한 의사소통communication 장애를 앓고 있는 상태였고 자신이 선생님에게 화가 나도 그것을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되는지 조차 몰랐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귀에서 들리는 소리가 마음속의 증오에서 생기는 죄책감이나 두려움에서 해방되는 경험을 주면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 소리로 느껴지기 때문에 자신이 선생님에 대해서 가지는 분노와 그것에 따르는 불안을 느끼지 못하도록 도움 준 것으로 해석됐다. 물론 이러한 증오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치 ‘다른 사람’의 것으로 느끼는 경우에는 계속 해서 이러한 ‘해리’증상이 일어나게 되고 진정한 자신의 감정을 소화하지 못해서 정서 발달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계속적으로 이런 해리현상이 생기게 되면 이젠 이런 환청들이 자신의 마음을 대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괴롭히는 가학적인 경험을 주게 되면서 심한 경우에는 당사자들이 이러한 불안이나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실감각을 잃어 버리는 ‘정신병적’인 상태로 넘어가게 된다.
필자는 오랜 세월 진료하면서 한번 이렇게 경계를 벗어나는 경험을 한 사람들은 조그마한 자극에도 ‘정신증 상태’로 넘어가게 되고 점점 불안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되는 환자들을 많이 보았다. 그러므로 소아 청소년들이 보고하는 환청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음을 알고 너무 당황해서도 안되지만 그 원인을 살펴보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청소년과 정신건강 62 부모님에게는 말하지 마세요! 2011.11.02
환자의 비밀 유지는 ‘양날의 칼’
청소년과 정신건강 61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핑계’ 2011.10.19
삶의 피로함과 고통 토로하는 ‘팔자타령’ … 스스로 변해야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
청소년과 정신건강 60 선생님 귀에서 아무도 없는데 사람 소리가 들려요? 2011.10.05
소아 청소년기 환청은 발달 과정상 겪을 수 있는 현상 … 원인 살펴보고 도움 줘야
청소년과 정신건강 59 사랑도 병인가? 2011.09.21
문제가 되는 것은 ‘병’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
청소년과 정신건강 58 런던 폭동에서 드러난 깡패문화 2011.08.17
파괴적인 생각들이 모이면 평소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행동을 저지르게 해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