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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65 알콜 중독이 정신병인가?
코리안위클리  2011/12/14, 07:53:06   
▲ 영국에서는 반사회적 행동을 한다면 술을 먹고 취하든 말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찰이 동원되고 그 사람을 체포하든지 아니면 재판장으로 보내던지 결정한다.
한국과 영국, 알콜·약물 중독자에 대한 확연한 시각차

얼마전 한국에서 알콜 중독을 전문으로 하는 정신과 선생님이 오셔서 이리 저리 안내를 하게 되었다. 그러는 와중에 다시 한번 피부로 다가온 것이 알콜이나 약물 중독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이다.
한국에서는 ‘알콜 중독’이라면 정신병원에 입원시켜서 완전히 술기운을 빼고 단주할 때까지 사회와 격리시키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영국에서는 본인이 책임질 일이라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제는 과거처럼 무조건 길가는 행인을 술에 만취했다는 이유로 잡아다가 정신병원에 감금하는 일은 더 이상 없다고 하지만 폭력이나 사회적 일탈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 ‘공중 도덕’을 지키는 관점을 앞세워서 그런지 몰라도 여전히 강제 입원을 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영국에서는 이러한 반사회적 행동을 한다면 술을 먹고 취하든 말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찰이 동원되고 그 사람을 체포하든지 아니면 재판장으로 보내던지 결정한다. 즉 병원은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면 한국에서는 아직도 ‘알콜’에 대해서는 관용(?)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술에 취하면 개가 된다’라는 말처럼 어떤 병으로서의 결과에 촛점을 맞추는 듯하게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영국에서는 알콜이든 약물이든 개개인의 치료동기 의식에 중요성을 많이 부과 한다. 즉 당사자가 자신의 음주 습관에서 벗어나고 싶은 동기가 없다면 어떤 치료도 효과가 없다는 시각이다. 어떤 면에서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인권의식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옆에서 술을 매일 마시고 자기를 망가뜨리고 있는데 그것을 그냥 보고만 있다는 점에서는 참 ‘개인적이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두 나라 모두 급성 알콜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치료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한데 그 이후에는 당사자의 재활 의지에 따라 Rehab센터에 갈 사람과 그냥 집으로 돌아갈 사람이 정해진다.
급성 알콜 중독의 경우에는 단주를 할 경우에는 심각한 금단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보통은 하루나 늦으면 1주일 이후에는 금단 증상이 동반되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손떨림같은 것을 넘어 온 몸에 전신 발작이 생기고 환각과 방향감각 상실 등의 아주 심한 신체적 금단 증상을 경험하기 때문에 때로는 생명이 위험해 지기도 한다. 바꿔 말하면 살기 위해서라도 술을 계속 먹어야 하는 상황이 신체적 중독인데 흔히 보는 상황은 매일 술을 마시는 주정 중독자가 사고가 나서 술을 못먹는 상황이 되었을 때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영국에서 아버지의 알콜 중독이 가정 폭력의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자녀에게 접근하는 것이 금지되고 자녀를 잃게 된다.

이 시기를 무사히 넘기고 나면 한두 달 병원에 입원하고 있을 동안에는 금주할 수 있다. 생각 보다 병원 생활을 즐겁게 하고 아무런 갈등 없이 정말로 저 사람이 왜 병원에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지낸다. 그래서 가족들이 와서 퇴원을 하고 나면 몇 주 뒤 아니면 몇 달 뒤에 다시 병원에 입원하고 다시 퇴원하는 양상을 반복한다. 그 과정을 지켜 보는 것이 의사로서 아주 괴롭고 자괴감이 드는데 왜냐하면 재발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너무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가족들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계속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서 당사자에게 책임을 많이 묻지 않는다. 왜냐하면 ‘병’이기 때문에.
필자가 일하는 아동 청소년집단을 본다면 한 가정에 알콜 중독인 아버지가 자녀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아내를 성적 학대한다면 경찰에서 아버지를 체포해 격리시킨다. 일단 이 아버지의 알콜 중독이 가정 폭력의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아버지가 자녀에게 접근하는 것이 금지되고 자녀를 잃게 된다. 그 아내가 자녀와 같이 살고 싶으면 아버지와 헤어지고 카운슬에서 생활비와 집을 지원받아 이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아버지는 가정과 집을 다 잃고 계속 술을 먹던지 아니면 Rehab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와 법원에 자녀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청원을 해야만 얼굴이라도 볼 가능성이 생긴다. 한국은 어떠한가? 그래도 가장이요, 아버지요, 가족이다. 죽어도 같이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것처럼 모든 것을 안고 보듬어 주려고 한다.
어느 제도가 맞고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관점의 차이를 보는 것은 무척 흥미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서양사회가 좀 더 개인적인 사회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한국이 남자들에게 우선권을 많이 주는 사회라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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