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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68 가정 방문요법(Home Intervention)
코리안위클리  2012/02/01, 12:04:17   
▲ 환자가 병원에서 별다른 사회활동없이 지내다 보면 나중에 퇴원하고 나서도 경제 활동을 하기가 힘들고 그러다 보면 집에서 빈둥빈둥 지내다 재발되어 다시 병원에 온다. 그런 악순환이 몇 번 되풀이 되다 보면 ‘오랜 병에 효자 없다’ 라는 말대로 점점 가족들의 지원이나 관심이 줄어들고 그러다 보면 ‘만성 환자’가 되는 것이다.
강제 입원 치료 대신 가정에서 환자 회복과 재활과정 도움
환자 권익이냐 일반인 안전·복지냐 우선 순위 논란

정신보건 영역에서 가정 방문 요법이 등장한 것은 1980년부터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서서히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시기가 언제부터인가는 어느 나라건 할 것 없이 대형 정신병원이 줄어드는 시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즉, 다시 이야기 하면 병원에 강제 입원시켜서 환자를 치료하기 보다는 가정에서 환자들이 회복과 재활과정을 밟아 가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치료의 중점이 옮겨가는 싯점을 의미 한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1970년 대까지는 대형 정신병원 중심의 입원 치료가 대세를 이루었는데 이후 급격히 불붙은 인권 운동과 맞물려 인권 유린의 위험이 많은 입원 치료가 힘들어지면서 커뮤니티에서 효과적으로 환자를 치료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환자의 권익을 우선 할 것인지 아니면 일반인의 안전과 복지를 먼저 생각할 것인지는 끊임 없이 논쟁이 되어 왔다.
영국에서는 최근까지 일반인의 안전만 위해서 환자를 강제 입원을 시키기가 어려웠고 90년대 초반에 정신과 환자들에 의한 사고가 잇달으면서 비로소 환자들의 위험성을 좀 더 확실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자는 일반인의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환자를 강제적으로 병원에 입원 시키기 위해서는 환자 변호사와 싸워야 하고 여러가지 통과해야 할 과제가 많아 최근에는 커뮤니티에서 강제조항을 섞은 치료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입원 치료를 하든 가정에 있으면서 외래 통원 치료를 하든
크게 경과에 차이가 없는 경우라면 굳이 환자가 싫어하는
강제 입원을 시켜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이런 변화에는 경제적인 압박도 크게 한 몫을 했다. 물론 정부나 의사들은 금전 문제에 대해 크게 다루지 않지만 여러가지 복잡한 과정과 환자 개개인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장치들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기존의 예산으로는 도저히 늘어나는 환자수를 감당할 수가 없어 좀 더 비용이 싸게 드는 가정 방문 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실제로 일선에서 몇 십 년째 일하는 필자의 경험에서 보더라도 입원 치료를 하든 가정에 있으면서 외래 통원 치료를 하든 크게 경과에 차이가 없는 경우라면 굳이 환자가 싫어하는 강제 입원을 시켜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입원비가 비싸기 때문에 가족 친지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그러다 보면 환자와 가족간의 관계가 나빠진다. 또한 환자가 병원에서 별다른 사회활동없이 지내다 보면 나중에 퇴원하고 나서도 경제 활동을 하기가 힘들고 그러다 보면 집에서 빈둥빈둥 지내다 재발되어 다시 병원에 온다. 그런 악순환이 몇 번 되풀이 되다 보면 ‘오랜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대로 점점 가족들의 지원이나 관심이 줄어들고 그러다 보면 ‘만성 환자’가 되는 것이다.
가족들의 관점에서도 환자가 증상이 있을 때는 격리 되어 있어 정작 어떻게 도와주고 어떤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될 지를 모르기 때문에 환자가 퇴원하고 집에 오면 완전히 회복한 사람으로 기대를 해서 쉽게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를 보면 왜 가정 방문 치료가 장점이 많은지 분명해진다. 물론 가정방문 요법을 무조건 찬양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정신과 환자는 ‘병원에 가두어서 치료’ 한다는 고정관점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정신과 환자는 ‘병원에 가두어서 치료’ 한다는
고정관점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

조금 더 발전된 형태로는 일반 진료도 ‘왜 병원에서 굳이 해야 되느냐?’ 라는 질문도 대두될 수 있다. 실제로 행동장애가 심한 아동들을 병원에 데리고 오면 ‘순한 양’ 처럼 얌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낯선 곳이고 어른들도 많고 자기가 어디에 숨어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가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문제들이 진료실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에 가정을 방문해 진료하면 아동의 문제나 부모의 대처 방식 등을 좀더 실제적인 상황에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필자가 속한 팀에서는 ‘식이장애’가 있는 청소년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직접 환자들의 식단 준비에 참가하고 환자의 식사를 가정에서 어떻게 격려하는지 보여 준다. 처음 이런 아이디어를 접했을 때는 솔직히 많이 놀랬다. ‘어떻게 다른 사람의 집에 가서 식사 준비를 도와 주고 식사격려를 할 수 있을까’ 라는 회의가 많았는데 생각외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보호자들의 피드백을 받고는 더욱 놀랐다. 물론 많은 부모들은 ‘택도 아닌’ 소리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의의로 담담히 혹은 반갑게 제안을 받아 들이는 부모도 있었다.
이런 가정방문 요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간과 인력 소모다. 왔다 갔다 하는 시간과 그리고 가정방문 할 때 거의 대부분 2명의 스탭이 따라가야 하는 등의 이유로 사무실에서 환자를 볼때 보다는 시간 소비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그 비용과 입원했을 때의 비용을 비교해 보면 가정방문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논리로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과연 어떨까? 이런 가정방문 요법을 시행할 병원이 있을지 또한 그것을 뒷받침 할만한 의료 보험 수가가 정비되어 있는지?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야할 점들이 많을 것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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