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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70 치료는 누가 하고 누가 받는 것인가?
코리안위클리  2012/02/29, 13:16:13   
▲ 치료자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심한 실망감, 분노, 환자에 대한 좌절로 이어져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치료자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치료 역효과
보호자 스스로 문제점 생각할 수 있는 능력 갖춰야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보는 것이 성인 환자와 다른 것은 보호자가 데리고 온다는 점이다. 즉 진료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고 그것에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 또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확률이 많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 환자가 와서 자기는 엄마가 자꾸 자신에게 화내고 간섭해서 제발 엄마 좀 진정시켜 달라고 왔는데 엄마는 애가 말도 잘 안듣고 학교에서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온 경우 환자와 보호자의 기대가 180도 다른 경우이다. 이 경우에 의사는 진료 방향을 누구에게 맞추어야 하는지 목표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등이 많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청소년 당사자 말에 너무 신경을 쓰다가 엄마 말을 무시한다는 불평 불만을 들을 수도 있고 한국 같은 경우에는 옆집 병원에 환자를 뺏길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영국이라면 보호자가 컴플레인한다고 겁주거나 변호사에게 연락해 문제를 골치아프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호자를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긍적적인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즉 보호자가 자기 자식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문제되는 행동을 직접 수정하는 경험을 갖도록 함으로서 부모 자식 관계의 증진도 바랄 수 있고 또한 의사와 청소년이 일방적으로 앞서 나가는 실수도 예방할 수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영국에서 자주 보는 경우는 부모가 ‘전문가’에게만 너무 기대하고 자신들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물론 그 반대로 전문가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전문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도 문제 이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까지도 치료자에게 떠다 넘기는 부모의 경우에 기대한 것만큼 치료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종종 보는 것은 치료팀에게 전화를 자주 하는 경우다. 필자의 견해로는 모든 경우에 대해서 치료자가 부모에게 사사건건 코치할 수 없다. 병은 치료 뿐 아니라 ‘간호’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부모들은 치료팀을 만나는 순간 자신들이 ‘어린애’가 된 듯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한다.
물론 부모들은 상황이 나빠지는 것에 대한 불안이 많이 작용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너무 불안한 나머지 책임지지 않으려는 시도에서 지나치게 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보통 이런 지나친 기대는 심한 실망감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실망감은 치료팀에 대한 분노나 환자에 대한 좌절로 이어져 긍적적인 효과 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비일 비재 하다.

보호자를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긍적적인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즉 보호자가 자기 자식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문제되는 행동을 직접 수정하는 경험을 갖도록 함으로서
부모 자식 관계의 증진도 바랄 수 있고 또한
의사와 청소년이 일방적으로 앞서 나가는 실수도 예방할 수 있다.


치료팀이 보호자에 대해서 곤혹스러운 것은 보호자가 자신을 돌아 보는 힘이 없을 때이다. 꼭 보호자의 자기 성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다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만 환자나 자식의 변화에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 반응을 맞추어 나갈 수 있다.
예를 들어 강박증이 있는 초등학생이 찾아 왔을 때 자꾸 문이 잠겼는지를 확인하는 행동을 조금씩 줄이는 인지 행동 치료를 한다고 하자. 어머니가 그 환자의 행동 때문에 학교가 늦어 지고 약속시간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는데 치료 후에 조금씩 그러한 문제가 개선 된다면 분명히 이런 점에 대해서 격려를 해주고 칭찬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어떤 어머니들은 오히려 강박적으로 이러한 확인 반응이 왜 빨리 개선이 안되고 아직도 집안 식구들이 너무 힘들다고 불평함으로써 환자의 사기를 꺾어 버리는 것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인지 행동 치료를 할 때 부모님을 같이 들어 오시게 해서 치료도 하고 교육도 하지만 어떤 부모들은 자신의 행동을 전혀 바꾸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자식이 강박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고 야단을 치신다.
이러한 부모들의 불평에 치료팀이 영향을 받게 되면 약물 사용을 필요하지 않는데도 하거나 그 용량이 필요 없이 높아지거나 환자의 치료 속도를 무리하게 높게 잡음으로서 환자가 실패할 확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런 면에서 환자를 볼 때는 그 환자를 둘러 싸고 있는 환경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경험이 많은 치료자라면 치료 계획을 짤 때 미리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가족 치료를 동시에 제공한다거나 좀 더 적극적으로 시간을 할애 해서 부모와 작업하는 시간을 늘릴 것이다.
하지만 보호자가 치료비를 부담하는 상황이라면 자신이 환자가 아닌데 자신에게 마치 환자처럼 치료를 받거나 치료에 동참하라는 주문이 상당히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경험적으로는 치료 참여에 부정적인 보호자들이 오히려 문제가 많은 경우가 많고 가족 치료에 부정적이다. 그런 면에서 환자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고 다 이유가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마냥 농담만은 아닌 것 같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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