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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71 ‘서울대학 병원’이란?
코리안위클리  2012/03/28, 06:37:26   
▲ 특수 클리닉을 원하는 부모들의 공통점은 치료진의 여러가지 노력에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다.

인터넷 시대 넘쳐나는 의료 정보 ‘일류병’ 부채질
치료의 주체는 보호자와 환자 자신

제목을 좀 흥미롭게 만들고자 서울대 병원간판을 달아 놓았지만 사실 서울 대학 병원이랑은 전혀 상관 없는 얘기다. 실망하시는가? 실망하셨다면 미안 하지만 최고를 바라는 환자나 보호자의 마음을 반영하기에는 한국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적절한 대명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영국에도 최고의 일류 병원이 존재하는가?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누구나 검색엔진을 통해 어떤 병원이 있고 어떤 의료진이 있는지 샅샅이 찾아 볼 수가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오히려 이런 정보들이 환자나 보호자들을 더 혼란스럽게도 하지만 어쨌든 이런 ‘일류병’을 부채질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컨설턴트의 역할은 병원내 최상급 의료진으로서의 진료뿐만이 아니라 때로는 환자나 보호자들의 컴플레인을 들어주고 해결해야 한다. 물론 가끔은 삿대질도 당하고 협박도 당하지만 어쩌겠는가? 부모들은 누구에겐가 화를 내야 하고 그래야만 사태가 풀린다는데…. 그들이 이야기 하는 단골 메뉴중 하나는 치료진이 유능하지 못해서 아들딸이 낫지 않고 그래서 다른 의료진을 만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의사를 만나게 해 주어도 만족한 해답을 얻지 못하는 경우는 스페셜리스트에게 보내 달라고 요구한다.
정신의학분야에서는 최고로 앞서있다고 하면 보통 런던 동남쪽에 있는 모즐리 병원을 친다. 킹스 칼리지와 연결되어 있고 막강한 교수진을 자랑한다. 영국에서는 대개가 NHS니까 환자를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보내면 그 병원에 막대한 치료비를 지불해야 하므로 모즐리에서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고 또한 거기서 벌어들이는 재정으로 여러가지 서비스 운영을 하고 있다. 반대로 각 지역 센터에서는 재정이 악화되므로 가급적 특수 클리닉에 의뢰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일선에서 일하는 임상가의 입장에서는 과연 그곳으로 의뢰하는 것이 돈문제를 떠나 환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가를 항상 고민하게 된다. 대부분 불평을 하고 옮겨 달라는 환자 부모를 만나게 되면 환자가 ‘특수 클리닉을 다니게 되면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다. 물론 오랫동안 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보면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겠지만 그들과 의논을 하는 단계에서 느끼는 것은 현실과의 심각한 괴리이다. 우리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도 모즐리에서 트레이닝을 받았고 바로 어제도 거기서 일하는 사람과 사례 토의를 하고 서로 배울점이 많다고 느끼는데 막상 보호자가 와서 바로 앞에 있는 의료진을 무시할 때는 참 막막할 때가 많다. 이때가 바로 ‘서울대병’이 한창 진행될 시기이다.

전문가를 원하는 많은 부모가 사실은
자신이 많은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은 채 ‘최고의 치료자’만을 찾고 있다.

또 하나 공통점은 그 부모들은 치료진의 여러가지 노력에 비협조적인 때가 많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정신건강부분에서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을 유발하는 상태 중 하나는 강박증인데 사실 심한 강박증은 정말로 약도 소용 없고 인지 행동 치료나 여타 다른 치료에 별로 반응을 하지 않는다. 반면에 집안 온 가족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때론 부모가 거의 노이로제 수준으로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서 한 환자는 자신의 성기에 동전이 들어갔다고 느껴서 어머니보고 하루에 백번도 넘게 확인해달라고 한다. 엄마가 자신의 확인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집안의 집기를 부수며 불안이 심해져서 집안에 있을 수가 없을 정도다. 얼핏보면 정신병 환자 같지만 정신병은 아니다. 학교도 다니고 다른 부분은 멀쩡하다.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부모가 특수 클리닉으로 옮겨 달라고 한다. 사실 이것이 필자의 관점으로는 최악의 선택이다. 왜냐하면 환자의 강박증이 너무나 심할 때는 철저한 행동요법을 해야 되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집안의 가족들과 집에서 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병원으로 간다면 어떻게 가정방문치료를 할 수가 있겠는가.
사실 이 환자의 강박증은 집에서 대부분 일어나고 그 강박증을 강화시키는 행동들은 부모가 계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치료의 주체는 특수 클리닉이나 의사가 아니고 바로 보호자와 환자 자신이 되어야 한다. 환자의 성기를 확인해주는 이상 환자는 그곳에 무엇이 있는데 엄마가 없는 것을 확인해주니까 비로소 괜찮다는 아이디어를 버릴 수가 없고 그것이 강박증을 유지하는 연쇄 반응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 환자의 부모는 항상 이러한 설명을 할 때마다 별로 심각하게 듣지는 않고 치료진 탓을 많이 했다.
꼭 이런 강박증만이 아니라 식이장애, 아스퍼거증후군의 행동장애 등 이 세상 전문가를 원하는 많은 부모가 사실은 자신이 많은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은 채 ‘최고의 치료자’만을 찾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버릴 준비가 되지 않는 한 환자의 진정한 변화는 바랄 수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환자의 변화는 가족간의 관계가 변화됨을 뜻하며 다른 가족 구성원이 변화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환자의 변화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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