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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산책 15 유럽의 여름 예술 축제들 ③ - 잘츠부르크 축제
코리안위클리  2012/08/08, 04:47:33   
▲ 공연장에서부터 격조가 느껴지는 모짜르테움 극장(사진 위). 잘츠부르크 축제의 시작이 되었던 Domplatz 가설 극장.

모짜르트의 고향서 펼쳐지는 90년 전통의 음악 향연
절제되고 잘 다듬어진 품위 느껴져

 아비뇽의 뜨거운 열기를 한껏 느꼈다면, 에딘버러에서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기 전에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 삼아 조금 더 동쪽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부터 소개할 이 도시와 이 도시의 축제가 결코 열정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같은 공연 예술 축제이며, 역사적인 면모로 봤을 때는 프랑스의 아비뇽이나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보다도 더 오래된 예술 축제의 역사를 가진 도시임에도 분명히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는 점은 어김없는 사실이다. 7월의 아비뇽에서 정신 없이 다채로운 예술의 향연 속에 오감이 정신을 잃도록 자극을 받았다면, 유사한 양상의 (다음에 설명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분명 에딘버러는 다른 축제이다) 8월 축제를 만끽하기 전에 조금 쉬면서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이동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오스트리아의 여러 축제들은 8월의 스코틀랜드를 만끽하기 전에 공연 예술 축제의 또다른 스타일을 맛볼 수 있는 행사들이다. 특히, 모짜르트의 고향이며 음악의 도시 잘츠부르크의 축제는 이들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90년도 넘은 (2010년이 90주년이 되던 해였다) 공연 축제를 연다는 것은, 그 어울림만으로도 수많은 축제 헌터들의 관심을 끄는 행사가 아닐 수 없다. 한 세기에 가까운 세월의 역사를 지닌 음악제에서 <피가로의 결혼>이나 <마술피리> 등의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이 축제의 대표적인 공연은 음악회가 아닌 연극 Jedermann(영어로 Everyman)이다. 하긴, 공식 명칭도‘음악제’가 아닌 Salzburger Festspiele이다. 하지만, 이 음악의 도시에 뭔가 안 어울리는 듯한 이 연극 공연은,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잘츠부르크 축제에 오면 꼭 봐야 하는 작품이다. 원래 이 작품은 중세시대 도덕극이다. 작자미상의 이 작품에 대한 설은 무성하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미스테리한 작품이다.
이것을 다시 쓴 가장 유명한 작가가 바로 여기 오스트리아 출신의 휴고 폰 호프만슈탈인데, 이 축제가 시작된 1920년에 막스 라인하르트에 의해 성당 광장(Domplatz)에서 개막 공연으로 공연됐다. 재밌는 것은, 음악회가 아닌, 바로 이 연극 공연이 잘츠부르크 축제의 시작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 전통적으로 이 작품은 언제나 잘츠부르크의 개막작으로 전통을 이어왔으며, 지금까지도 매년 이 축제를 찾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제일 먼저 예약해서 봐야하는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한 세기에 가까운 세월의 역사를 지닌 음악제에서
<피가로의 결혼>이나 <마술피리> 등의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잘츠부르크의 축제의 대표적인 공연은 음악회가 아닌 연극 Jedermann(영어로 Everyman)이다.
▲ 잘츠부르크의 축제의 대표적인 공연은 음악회가 아닌 연극 Jedermann(영어로 Everyman)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축제의 꽃은 음악 공연들이다. 특히 축제극장(Grosses Festspielhaus)에서 펼쳐지는 각종 오페라 및 오케스트라 공연은 언제나 이 축제의 하일라이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이 극장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폰 트랩 가문의 가족들이 음악경연대회에 참가했던, 그리고 그 대령이 <에델바이스>를 불렀던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물론, Mozarteum에서 열리는 음악 연주회나 Felsenreitschule에서 열리는 오페라, Landestheater에서 공연되는 연극들도 매우 볼만한 경험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 공연들이 앞서 언급한 아비뇽이나 에딘버러에 비해 매우 고가의 티켓들이라는 것. 따라서, 저렴하고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판매가 시작되는 한 해 전부터 미리미리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그런데, 왜 이 잘츠부르크 축제가 쉬어가는 페이지와 같다고 한 것일까? 무엇보다도, 이 축제는 상대적으로 전통에 우선을 두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핵심이다. 가장 전통적인 작품들을 가장 현대적인 컨텍스트에 맞춰 높은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 내 관객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이 이 축제의 핵심이다보니 표값도 높고 전체적으로 격식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게 된다. 거리거리마다 자유로움 속에 다채로운 공연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아비뇽과 에딘버러라면, 잘츠부르크는 뭔가 절제되고 잘 다듬어진 품위가 느껴진다. 매일 축제 기간 저녁이면 턱시도와 이브닝 드레스 차림의 축제관객들이 보이는 점은, 그것만으로도 이 축제의 차별성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서둘러 방문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주택가의 호스텔에 숙박을 잡고 저렴한 티켓을 구해 단정하게만 즐기려고 한다면, 사실 잘츠부르크는 에딘버러나 아비뇽에 비해 숙소나 교통문제로 골머리를 썩을 필요가 가장 적은 축제이기도 하다. (물론, 워낙 성수기 시즌이니, 아예 당일에 숙소를 구한다는 것은 역시 어렵다. 최소한 한 달 정도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래도 6개월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아비뇽보다는 낫지 않은가!) 좀 더 기품있게 즐기려거든, 적당한 가격의 호텔에서 정장 한벌 정도 준비해서 우아한 여름밤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문화 예술, 특히 공연쪽이면, 파격과 진보, 난해함과 자유분방함만 있다는 편견을 이러한 절제와 품위의 축제가 완전히 깨주는 것도 참 재밌다. 그래서 한번쯤은 우아하게 이곳 오스트리아의 카페문화를 즐기면서 축제를 다르게 접하는 것도 묘미인 듯 싶다. 그래서, 어쩌면, 정신없는 아비뇽과 에딘버러 사이에서 이 곳 잘츠부르크는 진정한 축제를 통한 쉼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글쓴이 박 서 재
plibrary@daum.net

워릭대학교 Theatre Studies 박사과정
University of Bristol (MA/Mphil)
유럽 17개국, 100여개 도시
이벤트·축제 방문 리서치
다수 공연작품 연출·조연출·스태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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