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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56 버번 위스키와 미국 독립전쟁
코리안위클리  2012/12/19, 05:39:11   
▲ 버번 위스키의 불탄 연기 같은 독특한 향은 오크 나무 안쪽을 불로 그슬려 만든 술통에서 2년 이상 숙성시키기 때문에 생긴다.

부르봉 왕조 이름에서 유래된 버번 위스키를 영국 사람들은 좋아할까?

영국은 술을 굉장히 많이 마신다. 유럽에서 흥청망청 술을 과하게 마시는 국가로 낙인 찍힌 나라가 영국 이기도 하다. 영국의 과음은 사회적인 현상인데 이미 중세기부터 과음 국가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청교도가 권력을 장악한 후 사회운동으로 시작한 것이 금주 운동이기도 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토마스쿡 여행사는 바로 금주운동이 모태가 되어 생긴 여행사이니 영국의 술 문화는 알아줄 만하다.
영국에서 소비되는 술은 주로 맥주 와 와인이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강한 음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위스키도 많이 마신다. 영국에서 소비되는 위스키는 대부분 스카치 위스키가 많다. 물론 UK라는 한 울타리 아래 스코틀랜드가 있지만, 그래도 잭 다니엘을 필두로 세계에서 잘 나가는 미국의 버번 위스키가 영국에서 그리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거기에는 역사적인 이야기가 있다.
버번 위스키와 영국의 관계는 굳이 좀 무리해서 비교하자면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라 해도 될 듯하다. 영국과 프랑스가 얼마나 견원지간처럼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싸웠는지는 세계사를 조금만 들춰 봐도 우루루 쏟아져 나온다. 오죽하면 전쟁을 백 년 동안 했을까. 넬슨 제독과 웰링턴 장군이 영국에서 최고의 무장이고 영웅이지만 반대로 프랑스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역사책 속에서 지우고 싶은 이름일 뿐이다.
자 이쯤에서 Bourbon이라는 단어를 자세히 한 번 살펴 보자. 영어 단어 이지만 뭔가 풍기는 분위기가 좀 프랑스답다. 그렇다 버번 위스키의 Bourbon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House of Bourbon - 프랑스의 부르봉 왕가’ 이름에서 왔다. 미국이 영국의 조세정책에 반대하여 독립을 선언했을 때 속으로 가장 쾌재를 불렀던 나라는 아마도 프랑스였을 것이다. 그 이유는 어려운 국내재정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군자금을 모아서 미국의 독립을 도왔다는 사실로 충분히 설명이 된다. 정확한 당사자는 바로 부르봉 왕조의 루이 16세이다. 학자들은 프랑스 혁명의 결과로 부르봉 왕조가 무너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무리한 미국 독립전쟁의 참전을 꼽을 정도이다.

버번 위스키는 미국의 국민주라고 이야기 해도 좋을 만큼 각광을 받았다.
특히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서부영화를 보면 단골로 등장한다.


어찌 되었거나 초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식민지 미국은 프랑스, 스페인 등의 도움으로 전세를 역전 시키고 마침내 독립을 쟁취한다. 미국은 프랑스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지금은 켄터키 주에 속하지만 당시 버지니아 주에 속했던 서부 일부 지역을 Bourbon County라 불렀다. 미국땅에 자기 왕가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남겼지만 결과로 재정은 파탄에 이르고 결국은 혁명이 발생하여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으니 참으로 개탄스런 역사의 아이러니다.
켄터키 주는 바로 버번 위스키 때문에 미국 위스키의 강자로 군림하게 되었지만, 원래 동부에서 위스키를 재조하는 사업자들이 독립전쟁 이후 어려운 나라살림 때문에 술로 돈을 벌고 있던 위스키 제조업자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부과하자 대거 켄터키 주로 이사하면서 켄터키가 위스키 산지로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다. 결국 버번 위스키는 이리저리 미국의 독립전쟁이 만들어낸 하나의 작품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버번 위스키의 또 한 가지 재미난 이야기는 불에 탄 연기 같은 독특한 향이다. 이 향은 오크 나무 안쪽을 불로 그슬려 만든 술통에서 2년 이상 숙성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조법을 고안해낸 사람은 다름 아닌 엘리자 크레이크라는 목사님이었다.
잭 다니엘의 창업주 잭 다니엘에 관한 일화도 있는데, 키가 아주 작았던 잭 다니엘은 성격이 매우 급한 다혈질이었는데, 1911년 어느 날 금고가 고장나서 잘 열리지 않자 화를 참지 못하고 그 금고를 발로 찼는데 그때 상처가 나서 후일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위스키의 화끈하고 강한 맛과 향기 만큼이나 잭 다니엘의 인생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어찌되었건 버번 위스키는 미국의 국민주라고 이야기 해도 좋을 만큼 미국에서는 각광을 받았다. 특히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서부영화를 보면 단골로 등장한다. 카우보이나 총잡이들이 단숨에 입에 탁 털어 넣는 모습은 야성의 남자를 잘 표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는 이런 장면을 잘 볼 수 없는 것이 미국과 영국의 지난 역사 때문일까 아니면 술에 대한 기호가 다른 것일까. 독자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겨 본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Food Trend, Eating/Dining out trend 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공,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Fashion 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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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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