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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57 대접이 엇갈리는 돼지고기
코리안위클리  2013/01/16, 07:12:27   
▲ 한국, 중국, 일본에서 돼지는 살이 찌는 동물이기에 풍요를 상징하고 많은 새끼들을 낳기 때문에 다산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 극명한 차이… 잘못된 편견·자연환경·생활문화와 밀접한 관계

‘삼겹살’, 한국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할 것이 없이 모두가 알고 있는 단어이다. 부자 혹은 가난한 사람 할 것 없이 한 달에 몇 번은 먹는 음식이다. 특히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회식이나 모임을 할 때 삼겹살에 소주잔을 함께 기울이는 모습은 아주 전형적인 한국인의 삶이다. 따라서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를 이야기 할 때 항상 등장하는 지표가 바로 이 삼겹살 가격이기도 하다.
삼겹살로 서민들의 입맛을 충족시켜주는 고마운 돼지는 이러한 이유로 한국 사람들에게는 평판이 좋은 동물이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돼지는 극동아시아 국가들 특히 중국, 일본, 베트남 등등의 국가에서도 환대 받는 동물이다. 그 이유로 돼지는 살이 찌는 동물이기에 풍요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또한 돼지는 많은 새끼들을 낳기 때문에 다산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하여 돼지는 예로부터 부를 불러오는 동물로 ‘복 돼지’라는 이름까지 획득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꿈에 돼지를 본 사람들이 복권을 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을까.
그러나 아시아 권을 떠나 중동 그리고 유럽으로 건너가면 이야기가 아주 달라진다. 한마디로 돼지에 대한 취급이나 대우가 아주 판이하게 다르다. 그나마 유럽이 중동 보다 조금은 후하다. 돼지에 대한 최악의 대접은 이슬람국가들로 이루어져 있는 중동이다. 이들 국가에서 돼지는 아예 화제에 올려서는 안될 동물이다. 그 이유는 종교 때문이다.

이슬람 국가에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육류를 ‘하랄’이라고 부르고
먹지 못하는 육류를 ‘하람’이라고 한다. 돼지는 당연히 ‘하람’이다.
영국에서 이슬람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동네에 가면 ‘하랄’ 정육점이 따로 있다.


돼지의 운명을 결정지은 코란 5장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죽은 동물의 고기, 피, 돼지고기는 알라가 아닌 다른 사악한 신들에게 바쳐지는 제물이다. 그리고 목이 졸려 죽은 동물, 맞아 죽은 동물, 추락사한 동물, 뿔에 받혀 죽은 동물, 맹수에게 물려 죽은 동물은 더러운 동물이다. 따라서 이런 고기는 먹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슬람 국가에서 돼지는 금기의 동물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돼지를 기르는 사람은 아예 사원에 발을 들이지도 못했다. 돼지가 문둥병을 옮긴다는 미신에 사로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슬람 국가에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육류를 ‘하랄’이라고 부르고 먹지 못하는 육류를 ‘하람’이라고 한다. 돼지는 당연히 ‘하람’이다. 영국에서 이슬람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동네에 가면 ‘하랄’ 정육점이 따로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이슬람 사람들이 다니는 정육점과 식당이 따로 있는 것은 바로 ‘하랄’이라는 육류에 그 이유가 있다.
이슬람의 코란과 성경의 구약은 서로 공유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 성경의 구약 ‘레위기’에도 음식에 대한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레위기’에서 육식에 대한 언급 중, 먹을 수 있는 육류로 ‘발굽이 갈라져 있어야 하고, 발굽이 둘로 나누어져 있어야 하고, 되새김질을 할 수 있는 동물’로 규정을 하고 있다. 돼지는 발굽이 둘로 갈라져 있지만 소와는 달이 되새김질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돼지는 금기의 동물이 되어 버린 운명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 문화권인 유럽에서 돼지고기는 사람들이 잘 먹는 고기이다. 특히 숲이 많은 중부 유럽에서 돼지고기는 아주 중요한 식량공급원이 될 만큼 중요한 먹거리로 평가받는다. 오늘날 유럽에서 널리 알려진 돼지 고기 훈제 요리는 바로 이 중부 유럽에서 나온 요리법이다. 따라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과 돼지의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다. 즉 유럽에서 돼지의 대접은 아시아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중동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좋다.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종교의 개입은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인 사회상을 반영한다


아시아 국가와는 극명하게 엇갈린 중동과 이슬람 국가의 돼지에 대한 평가는 사실 잘못된 편견과 더불어 그 지역의 자연환경 그리고 생활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음식문화의 입장에서 본 필자의 분석이기도 하다. 먼저 이슬람 사람들은 돼지가 사람들의 배설물이 섞인 지저분한 진흙탕에서 뒹굴며 주둥이로 사방 팔방 땅을 뒤집고 다니는 습성을 불결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다른 동물도 여기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땀샘이 거의 없는 돼지가 서늘한 땅이나 습한 곳을 찾아 뒹구는 일 또한 자연에 적응하는 지극한 본능이다. 그리고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살아야 했었던 유목민들에게 돼지는 사육하기에 부적합한 동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효율성을 따져 본다면 젖과 가죽 그리고 털과 같은 부산물들을 줄 수 있는 소, 염소, 양에 비해서 돼지는 여러모로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명확한 사실이다.
이렇듯 종교와 생활 환경이 만들어낸 먹거리에 대한 편견과 금기는 지역에 따라 아주 다르다. 사실 종교가 만들어 놓은 율법들도 자세히 보면 당대의 시대상황이나 삶의 환경들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 보다 고대에 종교가 정치 보다 훨씬 막강한 파워로 생활문화를 지배하고 있었다. 따라서 율법은 당대의 사람들을 지도하고 사회를 안정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최고의 정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종교의 개입은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인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필자는 단언한다.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먹을 수 없다는 것은 이처럼 많은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먹거리’는 결코 단순히 먹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Food Trend, Eating/Dining out trend 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공,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Fashion 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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