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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산책 25 체코 프라하(1)
코리안위클리  2013/01/16, 07:17:14   
▲ 블타바 강변의 프라하 성은 파리의 에펠탑 야경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다.

무엇인지 모를 슬픔을 간직한 아름다운 그녀

흔히들, 유럽의 3대 야경을 가진 도시를 꼽으라면, 프랑스 파리,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함께 체코 프라하를 꼽게 된다. 프라하는 오랜 역사와 자유로운 민족성이 만들어낸 극도의 아름다움과 깊은 서정성을 지닌 도시이다. 중세의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 그리고 나아가 르네상스의 건축양식들을 기반으로 후기 고전주의나 큐비스트, 아르누보 양식 등의 건축들까지 한데 모여 꾸며진 이 도시는, 지금도 유럽에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중유럽의 대표적인 도시로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프라하는 신성로마제국의 오토 대제 2세 시절을 시작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왔던 도시이다. 당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를 두 명이나 배출했던 도시이며, 그 당시 중유럽을 호령하던 보헤미안 왕국의 중심도시이기도 했다. 상권이 발달해서 상인들의 중심도시이기도 했었고, 따라서 많은 유대인들이 몰려와 살기도 했다. 지금도 구도심가 북쪽에는 그들의 흔적인 다양한 형태의 시나고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후에도 합스부르크 왕가 시기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에도 보헤미안의 중심도시로 왕성히 숨쉬던 도시였고, 이후 냉전시대를 거쳐 체코의 수도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런 오랜 역사 탓인지, 프라하의 구도심가(Stare Mesto)는 아직도 유럽에서 손꼽히는 오랜 역사의 흔적들을 간직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프라하하면 떠오르는 <프라하의 봄>사건과 같이, 냉전의 깊은 상흔이 이 도시를 할퀴고 간 처절함과 안타까움이 남아있고, 이후 찾아온 왜곡된 자본주의가 이 상흔을 더 곪게 하는 풍경에 직면할 수 밖에 없게 하지만, 원래 역사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양인지, 구도심가는 질긴 생명력으로 건재히 살아남아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에 구도심가 광장에 열리는 마켓과 트리는, 그 원류인 이웃나라 독일과는 유사하면서도 매우 색다른 풍경으로 방문객들을 한층 더 성탄의 로맨스에 빠지게 한다.

▲ 냉전의 깊은 상흔을 상징하는<프라하의 봄>사건의 중심이었던 바츨라프 광장
▲ 냉전의 깊은 상흔을 상징하는<프라하의 봄>사건의 중심이었던 바츨라프 광장

 
▲ 구도심가 광장의 천문 시계탑과 뒤로 보이는 틴 성당.

이 구도심가의 중심은 틴 성당과 시계탑이 있는 광장이다. 그 가운데에 있는 종교개혁가 얀 후스의 동상은 일종의 ‘금상첨화’이다. 육중하고 기괴한, 어쩌면 그래서 더 동화속 마녀의 성과 같은 화약탑을 지나, 구도심가 광장에 들어서면 일반적으로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성당과 탑의 풍경과 매우 다른 풍경에 마치 어느 동화속 세상에 빠진 앨리스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시계탑의 천문시계(Orloj)는 2002년 엄청난 홍수로 인해 멈췄던 때를 빼놓고는 1410년에 처음 시작되고나서 한번도 멈추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현존하는 천문시계 중에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시계이자, 작동하는 것으로는 가장 오래된 천문시계라고 하니, 아직도 매 시간마다 사람들이 이 시계가 울리는 것을 보고자 모여드는 것도 결코 이해못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틴 성당(공식명칭은 The Church of Mother of God before Tyn이나, 보통 틴으로만 불린다) 역시도 그 구조가 매우 남다르다. 마치 꼬마마녀의 고깔모자같은 성당의 지붕은 마치 테마파크와 같은 꿈과 동화속 나라를 연상케한다. 이러한 건물들이 나란히 한데 모여 얀 후스 동상을 중심으로 하나의 광장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이 구도심가 광장에 오면 정말 환상속의 세계에 빠진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한다.
그런데, 유럽의 3대 야경으로 꼽히는 그 절경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물론, 그 야경의 순위를 꼽은 미적기준에 솔직히 의문을 품고 있기는 하지만, 그 중 하나가 프라하 성과 까를교를 품고 있는 블타바 강변에서의 풍경이라면, 어쨌든 어떤 기준으로든 충분히 들어갈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매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솔직히 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변에서의 왕궁 풍경과 이 블타바 강변에서의 프라하 성은 파리의 에펠탑 야경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은 이 풍경을 트람 17, 18번을 타고서 일상의 풍경으로 안고 살아간다니, 그 부러움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이다. 저 안에서 카프카가 살면서 그 우울한 소설들을 집필했다는 것이 결코 믿기 힘들 정도니까.

 
▲ 개성있는 근현대건축의 향연을 보여 주는 ‘춤추는 건물 (프레드 앤 진저)’

그러면, 이 도시에는 이러한 역사의 현장들이나 옛스러운 향수에 젖는 풍경만 있는 고리타분함만 있는 것일까. 그렇게만 생각한다면, 당신은 프라하를 정말 오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중유럽에서 가장 시크하고 가장 스타일리쉬한 도시라고 각광받는 이곳에서 단지 손바닥만한 구도심가를 보고 판단한다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프라하의 봄>의 거리였던 바츨라프 광장을 넘어서면 프라하의 신도시 구역이 나타나는데, 그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현대 건축의 보고들은 개성있는 근현대건축의 향연을 보여준다. 특히, 신도시의 블타바 강변의 대표적 현대 건물인 춤추는 건물 (Tancici dum)또는 프레드 앤 진저(Fred and Ginger)라 불리는 건물은, 프라하 현대 건축의 대표적 건물로 결코 이 도시의 강점이 오래됨만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프라하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마치, 이곳은 그 아름다움이 빼어나 정말 누구나 소유하고 싶은 아름다운 만인의 연인이지만, 남모를 서정성과 슬픔이 보여 보호하고 아끼고 싶은, 쉽사리 건들지도 다가서지도 못할 그런 여인같은 곳이라는 점이다. 이 아름다움 곳곳에 이들의 화려했던 한 때의 역사가 있고, 그 역사가 짓밟히고 뭉개진 근현대사의 아픔이 있으며, 잡초같은 생명력에 겨우 살아나고 있는 현재가 있다. 프라하를 거닐 때마다 결코 이 도시의 상흔이 남의 이야기 같지만 않은 것도 한편으로는 뭔지 모를 그 유사한 역사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글쓴이 박 서 재
plibrary@daum.net

워릭대학교 Theatre Studies 박사과정
University of Bristol (MA/Mphil)
유럽 17개국, 100여개 도시
이벤트·축제 방문 리서치
다수 공연작품 연출·조연출·스태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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