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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산책 26 체코 프라하(2)
코리안위클리  2013/01/30, 06:27:42   
▲ 지난해 성탄 시즌 거의 5,000회째 공연을 알리고 있는 인형극 오페라<돈 지오반니>극장 입구의 간판.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의 제목처럼 ‘보헤미안의 삶’을 사는 체코 사람들은 유럽에서 일종의 상징 같은 존재였다. 그들은 가난하지만 자유롭고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매우 예술적이고 낭만적인 존재를 일컫는 보헤미안으로 불렸고, 이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를 통해서도 그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다.
체코의 오랜 수도인 프라하에는 도시 곳곳에 보헤미안들의 자유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들이 남아 있다. 차갑게 얼어붙은 중유럽의 한복판을 전세계인들이 낭만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곳으로 만든 보헤미안들의 문화적인 잠재성은 비록 프라하가 유럽의 변방국가로 여겨지고 있을지라도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결코 뒤지지 않을만큼 엄청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만약 이들이 다른 유럽 나라들만큼 가진 것이 많았더라면, 지금의 프라하가 어떤 도시로 바뀌었을지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만큼 흥분된다.
비록 냉전의 발톱이 이들의 봄을 할퀴고 지나갔고, 이후 무너진 철의 장벽 사이로 천박한 자본주의의 손길이 거리 곳곳을 오염시켜 버렸을지라도, 프라하의 낭만은, 그 문화의 인프라는 이 도시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결코 빠뜨려서는 안되는 경험이다. 지금도 프라하의 밤문화는 런던이나 파리와는 매우 다른 색채로 이국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매력을 흠뻑 취해보기 위해서 찾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밤마다 계속 되고 있다.

▲ 국립 인형극 극장 앞에 있는 국제 마리오네트 연합 가입 극장 인증 간판.
▲ 국립 인형극 극장 앞에 있는 국제 마리오네트 연합 가입 극장 인증 간판.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국립 마리오네트(인형극) 극단이 선보이는 <돈 지오반니> 오페라 인형극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모짜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는 이곳 프라하에서 세계 초연을 했다. 아직도 그때의 그 극장에서 종종 오페라 <돈 지오반니>를 공연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더 인기 많고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 바로 인형극 오페라다. 녹음된 오페라 곡을 틀어주고 그대로 맞춰 인형만 움직이는 공연인데도, 결코 지루하거나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한마디로 ‘국립’이라는 말을 당당히 붙일수 있을 만큼의 웰메이드 작품이다.
보헤미안 스타일의 독특한 형식을 접목한 이 인형극은 1991년 초연이후 지금까지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표적 프라하의 문화상품이 됐다. 한국에서도 초청 공연되기까지 했다. 심지어 이 인형극 극단이 차후 다른 여러 레퍼토리를 선보였음에도 불구, 아직도 이 작품이 10년 넘도록 다른 작품들을 제치고 가장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으니, 정말로 프라하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 찾아볼만한 공연임은 분명하다.

▲ 뭔가 매우 기계적이지만 재기발랄한 간판이 블랙 라이트 이미지 극장 공연의 느낌을 잘 살려 준다.
▲ 뭔가 매우 기계적이지만 재기발랄한 간판이 블랙 라이트 이미지 극장 공연의 느낌을 잘 살려 준다.
 
두번째로 프라하의 공연 문화의 대표적 컨텐츠는 바로 블랙라이트, 이미지 시어터이다. 어둠속에서 조명효과를 통해 다양한 빛깔의 이미지들을 만들어내어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을 연출하는 이 이미지 시어터는, 1990년 Jazzmime Stories라는 작품으로 시작하여 까를교 근처의 무대에서 공연하다가 지금의 구도심가 광장 근처의 극장으로 돌아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현재는 여섯 개의 레퍼토리를 돌아가면서 공연하고 있는 중이다. 언어를 초월하여, 대부분을 마임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체코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이며, 특히 어린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시각적인 효과들이 있어서 가족이 함께 몽환적인 세계로 빠져들기 매우 좋다.
드보르작의 나라 체코의 수도에서 음악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클래식도 물론 좋지만, 최근 들어 프라하의 재즈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급부상했다. 올해 35회를 맞는 재즈 축제와 더불어 도시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많은 재즈바들은 프라하의 재즈 수준을 실감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 5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재즈바 REDUTA의 입구 모습.
▲ 5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재즈바 REDUTA의 입구 모습.
 
그중에서도 1957년 말부터 지금까지 나도르니 트리다(Narodni trida) 20번지를 지키고 있는 Reduta는 프라하 재즈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다. 탈스탈린 운동이 펼쳐졌던 1950년대 후반부터 캬바레 형식의 소규모 무대를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공연장으로 프라하의 자유로운 예술의 상징이 됐으며 심지어 1968년에 있었던 프라하의 봄에도 함께 그 고통을 감내하며 구 소련군 치하의 혹독한 감시속에서도 자유를 갈망하며 음악을 담아냈던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냉전시대가 끝나고 1994년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아마추어 테너 섹소폰 연주를 했던 것을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재즈바로 알려지게 되었다.
지금은 유럽의 변방으로 치부되는 체코와 그 수도인 프라하지만 그들만의 자유로운 보헤미안 문화는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들의 자유로운 영혼의 꿈틀거림은 프라하의 봄을 만들고, 그 사이에서 불타오른 젊은 영혼들을 이끌었으며, 자본주의의 천박한 발톱아래에서도 여전히 그 힘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프라하, 그녀의 서정성은 바로 이러한 자유를 향한 갈망으로 인해 비롯된 역사적 상흔들 때문에 더 아름다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비록 복잡하게 얽힌 관광산업이 점차 돈에 사로잡힌 자유의 모습을 복제한 여러 작품과 무대를 통해 천박하게 보여주고 있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자유는 예술로서 밤문화를 충분히 밝히고 있다.

글쓴이 박 서 재
plibrary@daum.net

워릭대학교 Theatre Studies 박사과정
University of Bristol (MA/Mphil)
유럽 17개국, 100여개 도시
이벤트·축제 방문 리서치
다수 공연작품 연출·조연출·스태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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