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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산책 27 체코 프라하(3)
코리안위클리  2013/02/13, 07:21:49   
▲ 유명 비어홀에서 먹던 꼴레뉴. 보기보다 양도 많고 맛이 매우 좋다. 이곳 맥주와 함께하는 만찬은 체코에서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여행에서 무엇을 어떻게 먹고 마실지 결정하는 것만큼 즐겁고 행복한 고민이 또 있을까.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쉽고 간단하면서도 때로는 골치 아픈, 원초적이고 필수적인 문제일 것이다. 특히나, 최근처럼 마시는 장소가 곧 휴식과 직결되는 여행문화가 일반화되고, 먹는 곳을 잘 정하는 것이 여행의 지친 피로를 풀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면, 그만큼 먹고 마시는 문제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영국이나 독일은 물론 중유럽 국가를 여행하는 사람들도 이런 선택의 즐거움을 쉽게 포기하는 경향을 자주 본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같은 라틴계열 국가에서 느낄 수 있는 여행의 행복을 이들 나라에서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어떤 편견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사실상, 특히 프랑스의 경우에는 저렴하게 빵 한조각을 먹더라도 그 풍미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 프랑스 음식의 절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유럽과 한국 왕복 비행기 티켓 가격 만큼의 비용을 써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런 의미에서 중유럽의 음식 기행은 그 개성이 남다르다. 라틴 국가들처럼 화려한 음식의 아름다움은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한편으로는 소박하고, 한편으로는 인간적이면서, 또 그렇기 때문에 음식에서 여행의 묘미를 찾을 수 있는 매력 이 있다.

“지역 음식도 함께 즐겨볼 수 있는 비어홀에서
꼭 하루정도 잊지말고 벨트를 풀고 술과 음식의 향연에 빠져
프라하의 아름다운 거리를 누벼보는 것도 괜찮은 여정이 되지 않을까”

▲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먹었던 체코식 훈제 햄. 짭쪼름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다른 체코 음식들 처럼 보기보다 양이 많다.

▲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먹었던 체코식 훈제 햄. 짭쪼름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다른 체코 음식들 처럼 보기보다 양이 많다.


체코는 그런 면에서 음식만으로도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재미가 있는 나라이다. 일단, 프라하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꼴레뉴(Koleno)는 돼지 무릎 또는 관절 부위를 구운(Roast) 요리로서, 보통 1인분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적은 가족 인원수 만큼의 사람들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풍성한 양의 요리이다. 사람들이 흔히 이것을 체코식 족발로 표현하지만, 사실 족발로만 말하기에는 살짝 기름지고 쫀득한 매력도 함께 가지고 있어 추운 프라하의 날씨와도 제법 잘 어울린다. 특히, 유명한 체코 맥주와 함께 즐긴다면, 체코에서 즐겨볼 수 있는 최고의 만찬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또한 헝가리 음식이기는 하나, 체코에서도 흔히 먹어볼 수 있는 굴라슈나 비어홀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짭조름한 참새구이 요리에 이르기까지, 체코 음식들은 마치 동굴과 같은 거친 분위기의 비어홀에서 고기를 야금야금 뜯어 씹어먹으면서 중유럽인들의 유쾌한 겨울 분위기를 즐겨볼 수 있는 인간미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성탄 시즌에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맛보는 체코식 훈제 햄이나 시나몬 과자 등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프라하 음식 여행의 별미라 하겠다.
체코야 원래 맥주로 유명한 나라이다보니, 이곳저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비어홀이 마치 영국 여행중에 펍문화를 즐겨보는 만큼이나 필수적인 코스인 것도 사실이다. 유명한 몇몇 비어홀 뿐만 아니라, 사실상 프라하 곳곳에 동네 선술집마냥 모여있는 비어홀은, 오히려 정식 레스토랑보다 그 지역의 음식도 함께 즐겨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니, 꼭 하루정도 잊지말고 벨트를 풀고 술과 음식의 향연에 빠져 프라하의 아름다운 거리를 누벼보는 것도 괜찮은 여정이 되지 않을까.

“오랜 사연들이 곳곳에 새겨진 프라하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보헤미안들의 뜨거운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겨울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 카페 루브르에서의 카페 라떼 한잔. 19세기 이래로 그 명성을 이어온 편안하지만, 나름 품격있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 카페 루브르에서의 카페 라떼 한잔. 19세기 이래로 그 명성을 이어온 편안하지만, 나름 품격있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그런데, 여기서 프라하에 비어홀만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착각이다. 프라하는 그 아름다움에 대한 명성과 보헤미안의 자유로움만큼이나 카페 문화도 매우 발달되어 있다. 프라하의 유명 카페들인 카페 루브르(Cafe Louvre)나 카페 오리엔트(Grand Cafe Orient), 또는 시민회관(Obecni dum)에 있는 카페누보(Cafe Nouveau, 또는 Kavarna Obecni dum)등을 가보면, 프라하의 예술가들이 어떻게 모여 예술을 논하고 사색을 즐기며 지냈을 것이라는 상상과 그 속에 내가 함께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착각에 빠져 순간 스스로 보헤미안이 된 듯한 작은 여유와 쉼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프라하의 겨울은 마치, 자유를 갈망하던 그들의 봄과 같이 차갑고 매섭기만 하고 냉랭해서 을씨년스럽기만 한 듯하지만, 사실 그 안에서 움트고 있는 보헤미안들의 뜨거운 삶의 이야기들이 지금도 들끓고 있는 기다림의 추위이기도 하다. 낡은 빨간 트람을 타고 오랜 사연들이 이곳저곳 새겨져, 또는 흘러 묻어진 이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이곳 사람들의 카페와 비어홀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겨울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는 거의 매년 연말을 프라하에서 보내곤 하는데 그 이유는 프라하의 차가운 느낌이 어떤 면에서는 다른 유럽 도시보다도 잘 어울리고, 그래서 더 아름답고 따뜻하게 느껴져서이다. 한편으로는 봄을 기다리는 그들처럼, 우리도 봄을 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글쓴이 박 서 재
plibrary@daum.net

워릭대학교 Theatre Studies 박사과정
University of Bristol (MA/Mphil)
유럽 17개국, 100여개 도시
이벤트·축제 방문 리서치
다수 공연작품 연출·조연출·스태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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