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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62 영국인은 라임 주스를 싫어한다?
코리안위클리  2013/04/17, 12:27:28   
▲ 18세기 중반 제임스 린드라는 스코틀랜드 의사가 괴혈병 원인을 알아내고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에게 레몬주스를 권장하기 시작했다.

런던의 동쪽 Limehouse와 라임 주스의 관계

런던에서 가장 확연하게 변한 곳은 어디일까? 바로 도크랜드 지역이다.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이 달라졌다. 특히 1980년 이후 지금까지 불과 30여 년 만에 개발된 도크랜드에서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보기란 일부의 도크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이 도크랜드 초입에 라임하우스(Limehouse)라는 지명이 있다. 도크랜드 경전철 DLR를 타면 카나리워프를 앞두고 라임하우스역에 내리면 된다. 지금도 라임하우스에는 그 시절에 사용했던 조그만 도크가 그대로 남아 있다. 조그만 웅덩이 같이 템즈강 북쪽 강둑에 인접해서 쏙 들어 앉아 있는 모양이라 아늑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라임하우스는 중세 말기 이후부터 근대까지 런던 동쪽에서 가장 잘 나갔던 항구의 도크로 명성을 날린 곳이다.
그런데 이곳이 왜 라임하우스라는 지명을 획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레몬 주스와 상관 있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의외로 런던 사람들은 이곳 라임하우스가 레몬 주스와 상관 있는 지명이라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불쾌하게 생각한다. 얼핏 생각하면 레몬주스가 사람들의 몸에 좋은 과일음료인데 왜 기분이 나쁠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오래 전 바다를 가로지르며 수개월을 항해 하면서 물건을 실어 날랐던 범선의 선원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려서 엄청나게 죽었다. 바다 위에서 죽어나간 수 많은 사람들은 육지의 가족들에게 돌아오지도 못하고 수장을 당하는 비참한 삶을 살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그 병은 후일 괴혈병으로 판명이 되었는데, 그 병의 가장 큰 원인은 신선한 채소를 공급 받지 못하고 척박한 음식만 먹어서 모든 선원들이 비타민 C가 절대 부족해서 생긴 병이었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비타민 C라는 존재 자체를 몰랐던 터라, 과학과 의술에서 앞서간 나라로 자부하던 영국은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 부치고 연구에 들어 갔다. 마침내 18세기 중반 제임스 린드라는 스코틀랜드 의사가 한 가지 음식을 장기간 먹을 때 이 병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선원들이 길고 긴 항해기간 먹는 음식이라곤 냉장고가 없었던 당시 빵, 소금에 절인 고기 그리고 술이 전부였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을 대책 없는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이 규명된 것이다. 그래서 제임스 린드는 선원들에게 레몬주스를 권장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고집이 세고 건장한 남자다움을 과시하기 좋아하는 거칠기 짝이 없는 선원들이 여자들이 좋아할 법한 이 레몬주스를 마시는 것은 한 마디로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죽어나가는 선원들의 주검들을 바라보면서 사람들의 마음은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고 레몬주스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기적 같은 사건이 한 가지 발생했다. 역사에 탐험가로 이름을 남긴 제임스 쿡 선장이 3년 이란 긴 항해를 하고 돌아 왔는데, 놀랍게도 한 명도 죽지 않고 귀환했다. 그 이유는 바로 쿡 선장이 라임을 배에 싣고 항해를 했으며 선원들은 이 라임 주스를 마시면서 비타민 C를 충분히 공급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임스 쿡 선장의 이 사건 이후 라임 주스의 효능은 점차 빠르게 사회에 확산되어 나갔고 선원들뿐만 아니라 영국의 해군들에게 까지도 권장되는 과일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 배들과 선원들이 모여드는 항구와 부두에는 라임을 보관하는 창고들이 여기저기 우후죽순처럼 생기기 시작했다. 이른바 LIME HOUSE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영국 수병들의 라임 주스 식용은 또 한편으로 사람들로부터 놀림감이 되기도 했는데, 특히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한 미국 사람들은 영국 해병들을 조롱거리로 놀릴 때 ‘limey’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이 limey란 말은 후일 비단 영국의 수병뿐만 아니라 영국의 보통 사람들까지도 조롱하면서 부를 때 별칭으로 사용했던 말이기도 하다. 자칭 미국의 큰 집이라 생각하는 영국 사람들이 미국 사람들로부터 ‘limey’ 라고 조롱 받는 것은 참기 어려운 사실임은 자명하다. 실재로 1999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 중, 미국에서 죽은 딸의 죽음에 대한 규명을 하는 영국 남자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 영화 재목이 바로 ‘The Limey’ 이다. 영국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까지도 미국 사람들의 영국 사람들에 대한 관계 설정의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국 사람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런던 도크랜드의 Limehouse라는 지명은 과일 라임과 상관이 없다고 한다. 영국 사람들은 이 지명이 고래적 시절의 영어 ‘lime - oast’에서 유래되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수많은 배들이 물건을 선적하고 하역하면서 드나들었던 그 지역의 이름이 되었을까라는 사실에 단지 의구심을 가질 뿐이다. 아무래도 술에 거나하게 취한 오래 전의 뱃사람들을 만나서 솔직히 들어봐야 할 듯하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전문 컨설팅회사 Fashion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주간경향,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www.fashionfood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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