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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64 민들레는 꽃일까 아니면 식용 채소일까?
코리안위클리  2013/05/15, 05:21:57   
▲ 민들레의 어린 새싹 잎은 봄나물처럼 국을 끓여 먹거나 장아찌 혹은 김치로 담아 먹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이파리를 따서 샐러드로 많이 먹는데 약간은 쓴맛 나는 이 샐러드는 나른한 봄날 식욕을 되돌려 주는데 좋다.

동서양 모두 음식 재료로 다양하게 사용
봄마다 풍성한 마음 갖게하는 감사의 꽃


성경의 구약에 보면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린 진노가 여러 번 나온다. 그 첫 번째 진노는 선악과 사건이다. 이로 인해서 인간은 낙원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 그러나 속세에 정착한 인간들의 범죄함은 오히려 점점 더 늘어만 갔다. 그래서 하나님은 다시 한 번 인간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 큰 벌은 내리시는데 바로 대홍수 사건이다.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 노아는 하나님의 명령대로 방주 속에 태워 갈 수 있는 것들만 선별했다. 따라서 선택 받지 못한 땅 위의 동식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인간들은 말할 나위도 없었고, 발 빠른 동물들과 식물들은 빨리 높은 곳으로 도망을 갔으며, 날개가 달린 새들은 나무 위로 날라 갔다. 이때 오도가도 못하고 꼼짝없이 물속에서 죽게 될 운명의 꽃이 있었는데 바로 민들레다. 그 이유는 민들레는 다른 꽃들과는 달리 추운 겨울을 이기고 살아 남아야 하기 때문에 항상 뿌리를 땅속 아주 깊숙이 묻고 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봄에 사람들에 화사한 자태로 오랜 기간 개화하여 기쁨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절박한 상황, 방주에 타지 못한 모든 것들은 도망을 가는데, 뿌리가 너무 땅속 깊이 박힌 민들레는 도망을 가지 못했다. 목숨이 위태로운 민들레는 물이 목까지 차오르자 간절하게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기도했다. 너무나 절박하게 기도한 나머지 민들레의 머리가 하얗게 되고 말았다. 민들레의 진심 가득한 애절한 기도에 하나님은 감동하여 꽃 씨 하나를 방주 위에 살짝 얹어 주었다. 목숨을 구한 민들레는 방주 안을 내려다 보니, 하나님의 구원을 받고 방주에 탈 수 있었던 모든 만물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민들레 또한 너무 감사하여 기도를 올렸다. 이후 대홍수의 물이 빠지고 방주 안에 있었던 모든 만물들이 다시 땅 위로 나왔다. 민들레는 따뜻한 양지바른 언덕에 터를 잡고 씨를 내렸다. 그때 이후부터 민들레는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에 즐거움을 주면서 살기로 했다. 그래서 민들레의 꽃말은 ‘감사’ 함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는 일화가 있다.
감사한 민들레가 마치 그 감사함을 세상에 돌려주려는 듯이, 민들레 꽃이 인간들에게 주는 고마운 일들은 정말로 많다. 우선 세상의 모든 꽃들이 다 그러하듯이 봄이 되면 넓은 들판에 화사하게 피어 올라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민들레는 많은 꽃씨들이 맺히게 되고, 이 꽃씨들은 바람을 타고 4~6 km나 되는 먼 길까지 여행을 하기 때문에 아주 광범위하게 꽃 군락을 만들어 간다.
민들레는 또한 동서양 공히 사람들에게 식용으로 널리 사용됐다. 먼저 민들레의 어린 새싹 잎은 봄나물처럼 국을 끓여서 먹을 수 있다. 혹은 장아찌 혹은 김치로 담아 먹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이파리를 따서 샐러드로 많이 먹는데 약간은 쓴맛 나는 이 샐러드는 나른한 봄날 식욕을 되돌려 주는데 좋다.
민들레 꽃잎은 말려서 따뜻한 차로 우려 마시는 용도로 인기가 좋다. 한가지 특이한 사실은 서양에서 근대초기 까지만 해도 민들레 뿌리는 커피대용으로 사람들이 많이 마셨다는 사실이다. 커피가 아주 귀하고 비쌌던 그 시절, 서양 사람들은 민들레 뿌리를 깨서 아주 잘게 썰어 뜨거운 불에 잘 굽고 그 가루를 갈아서 커피처럼 마셨다. 이 민들레 커피를 ‘dandelion coffee’라고 불렀다.
민들레는 꽃으로 피어나서 인간들에게 기쁨과 평안을 주고, 이파리, 꽃잎 그리고 뿌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자기의 온 몸을 희생하는 꽃이다. 이쯤이면 우리 인간들이 민들레에게 ‘감사’해야 함이 당연할 지 모른다. 그래서 한때 서양 사람들은 민들레가 정원에 피기 시작하면 다른 풀들을 모두 제거해서 민들레가 더 많이 자라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는 배려까지 했다.
이 민들레의 영어단어를 보면 ‘dandelion’ 이다. 단어를 이루고 있는 말들이 분명 복합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민들레 꽃을 자세히 보면 샐러드로 먹는 이파리가 꽃대 아래로 비스듬히 나와 있는데, 이 이파리가 마치 사자 이빨처럼 날카로운 모양을 하고 있다.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이 그 모양새를 보고 ‘dent de lion’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영어 단어로 차용되었던 것이다. 단어적인 의미로만 해석을 하자면 이 뾰족한 이파리를 먹는 동서양 사람들은 사자의 이빨을 먹는 셈이니 생각하면 재미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풍성한 먹거리가 다양한 요즘에 사람들이 식용으로 민들레를 사용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민들레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봄이면 화사한 자태로 넓은 군락을 이루고 인간들의 마음을 풍성하게 해주는 꽃이다. 너무 평범해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꽃 이지만, 이 봄에 ‘감사함’이란 단어를 한 번쯤은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시절에 우리는 이 꽃들을 본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전문 컨설팅회사 Fashion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주간경향,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www.fashionfood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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