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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3 우리 아이 우울증 예방하는 방법
코리안위클리  2014/04/09, 04:44:38   
▲ 아주 어린 소아의 경우는 부모가 안아주고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어느정도 자란 십대의 경우는 정서적으로 부모가 다독거려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부모가 열심히 살면서 사랑하는 모습 자녀에게 보여줘야

하루에 자살하려는 10대 소녀를 3명이나 만났더니 몸이 녹초가 된다. 실습한다고 옆에서 지켜보던 의과 대학생도 필자가 애쓰는게 안 되 보였는지 안쓰러운(?) 표정이다.
자살을 시도한 학생들의 여러 공통점 중에 몇 가지는 부모가 모두 프로페셔널이고 부자집인데다가 환자들 모두 그래머스쿨을 다닌다는 점이다. 세 사람 다 GCSE를 준비하고 있는 중인데 모두 다 시험 준비가 신통찮다. 한국에서 시험치고 나서 결과를 비관해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는 것을 신문지상을 통해 잘 알고 있지만 영국에서도 학생들이 시험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대개의 영국 부모는 자식에게 시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정작 의사가 학교 옮기는 것을 권유하면 선뜻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영국 부모도 자식이 좋은 학교 나와서 좋은 직장 가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특히 사립학교를 다니는 경우 자식들이 공부를 잘 못해주는 경우에는 화를 내기도 한다. 왜 시험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위의 십대소녀들은 모두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을 시도한 것인가?

첫 번째 소녀는 기분이 우울하고 몇 년 동안 자해를 해 왔는데 최근 들어 점점 기분이 가라 앉아 조절이 되지 않고 그러다가 전화기 줄로 목을 맸다고 한다. 부모들은 사이가 안 좋아서 엄마 아빠끼리 자주 다투고 엄마의 정신 건강 상태가 안좋다고 한다.
두 번째 소녀는 부모가 이혼을 했는데 별로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잘 지내다가 최근 들어 귀에 소리가 들리고 자기가 살이 쪘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혐오스러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자해를 몇 년 동안이나 했는데 최근에 더 심해 져서 물에 빠져 죽으려고 했단다.
세 번째 소녀는 부모가 둘다 중병에 걸렸는데 왠지 모르게 화가 조절이 안되고 자존감이 너무 낮아 지면서 혐오스러워져 자해를 몇 년 동안 했다고 한다.

스토리를 보면 어떤 이유이든 자신들의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기가 못나서 견딜 수가 없다는 감정을 많이 토로한다. 도무지 제대로 하는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 살 가치가 없고 자신이 너무나 밉게 느껴진다. 이런 생각들이 반복되면 밥맛도 떨어지고 밤에 잠도 잘 오지 않고 종종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신경질을 많이낸다.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자신이 친구 와 다르다는 것이 너무나 두렵기 때문에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서 자신이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한다. 하지만 그 결과로 집에 들어오면 너무나 힘이 들기 때문에 방에서 쓰러져 있거나 부모에게 신경질을 많이 내고 부모가 접근을 하면 화를 내고 문을 잠궈 버린다. 때로는 자해를 하기도 하고 걱정스런 부모가 자꾸 물어보면 더욱 더 자기 세계로 철수한다. 이것이 전형적인 청소년기의 우울증이다.

시험이 원인이 되는지 유전이 원인이 되는지 온갖 이유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일단 우울증이 발병하면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부모들은 이러다가 웃고 괜찮아지고 또 나빠진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것이 우울증의 싸이클이고 좋은 기간이 있다는 것이 우울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오늘 본 환자들은 모두 다 가정에 문제가 있다. 부모가 이혼을 했거나 아프거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사이가 안 좋은 경우다. 필자의 경험을 통하면 청소년 시기가 오히려 더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기라고 생각이 된다. 아주 어린 소아의 경우는 부모가 안아주고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어느정도 자란 십대의 경우는 정서적으로 부모가 다독거려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때로는 부모가 욕을 먹는 존재가 되기도 하고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때론 무시당하기도 한다. 몇시까지 들어오는 것으로 실랑이를 하고 스커트 길이로 신경전을 하는 것 등등이 다 청소년 시기에 ‘부모가 해야 될 일’들이다.

한 가지 필자가 관찰하는 것은 십대 청소년들의 부모들은 나이가 들어있다. 대개의 경우는 ‘중년의 위기’를 겪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자신들의 부모를 상실하는 경험을 하고 힘들어 한다. 부부사이가 멀거나 혼자서 지낼 때는 이러한 인생의 위기들을 잘 넘어가기가 어려워지고 자연적으로 좋은 부모노릇 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한국 부모님들이 필자에게 종종하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애들의 우울증을 낫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실제적인 언어로 옮기면 ‘어떻게 하면 게임 그만하고 공부하도록 할까?’이다. 필자가 항상 하는 대답은 부부가 열심히 살면서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부부사이가 좋으면 청소년 자식들이 그들의 ‘질풍노노’를 잘 지나가는데 도움을 준다. 많은 경우에 엄마는 아들과 흡사 ‘연인’과도 같은 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가정을 등한시 하는 남편에 대해 증오를 가지고 무시한다. 이런 경우 청소년들은 10대로서 겪어야 할 것을 경험하지 못하고 극복할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우리 아들은 괜찮던데요’라고 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 아들이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자신 앞에 손주가 놓여지기까지 그리고 그 손주가 어떻게 크는지 봐야 만이 어떤 깨달음이 오는 분도 있을 것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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