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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30 스포츠 중계의 품격
코리안위클리  2014/06/04, 06:15:58   
▲ 영국내의 올림픽 지상파 중계를 독점하고 있는 BBC는 2012 런던올림픽과 2014 소치올림픽의 모든 경기를 TV, 라디오, 인터넷 등을 통해 중계했다. 이와 대조되게 국내의 방송 3사는 자국 중심적인 소수 콘텐츠만 중복/반복하는 중계 형태로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스포츠 팬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를 아무리 좋아해도 운동장에서 직접 경기를 관람하기에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한이 따르므로 대부분의 팬들은 TV를 통해 경기를 접하게 된다. 그런데 같은 경기를 보더라도 수준이 높은 중계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시청자가 느끼는 감동에는 많은 차이가 난다. 스포츠가 삶의 낙이라고 할 수 있는 필자는 한국과 영국에서 많은 스포츠 중계를 보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왜 한국의 스포츠 중계는 영국의 그것보다 품격이 떨어지나 생각해 보았다.

영국에서 TV로 생중계된 최초의 경기는 1937년에 벌어진 아스날과 아스날 리저브의 경기로 BBC가 중계했다. 전통적으로 영국의 스포츠 중계는 BBC가 주도했으며 ITV는 이를 보조하는 역할을 했고 1980년대 이후로 채널 4는 경마 같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스포츠를 중계하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 이후 등장한 Sky Sports와 같은 Pay TV로 인해 프리미어리그 축구와 같은 인기 스포츠는 이곳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영국은 법으로 BBC나 ITV같은 free-to-air channels을 통해 중계되어야만 하는 스포츠 대회가 정해져 있는데 여기에 속하는 이벤트로는 축구월드컵, 유로 축구대회, 올림픽, FA Cup 결승전, 윔블던 테니스 대회 등이다.

국내 최초의 TV방송은 1957년에 열린 전국고교 축구선수권대회였으며 1970년대에 KBS와 TBC에 이어 MBC의 등장으로 방송국들의 스포츠 중계는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서게 된다. 그 시절의 방송국들은 흑백중계 등 기술은 부족했으나 열정적으로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프로복싱과 프로레슬링에 이어 고교야구를 경쟁적으로 중계하게 된다. 1980년대 초반에 등장한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등장으로 국내에는 본격적인 프로스포츠시대가 열렸으며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린 대규모 국제 스포츠 이벤트인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을 계기로 스포츠 중계의 수준은 한 차원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된다. 아울러 국내의 스포츠 중계는 1990년대 이후로 등장한 첨단 방송 기술과 함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케이블과 위성 방송의 출현으로 새로운 경쟁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올림픽 같은 경우 모든 방송은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s)가 만드는 국제신호로 전세계에 중계되는데 이에 OBS는 수준이 높은 각국의 방송사에 해당 종목의 제작을 의뢰한다. 국내의 방송사로는 SBS가 2012 런던올림픽에서 태권도와 양궁의 국제신호 제작을 담당하였으며 2014 소치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의 국제신호를 제작하는 주관 방송사로 선정되었다. 또한 프로야구중계의 오랜 경험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중계에 못지않은 기술을 보유한 국내의 스포츠전문 채널의 하나인 MBC SPORTS 플러스는 최근 대만에 야구중계 기술을 수출하는 등 국내 방송사의 스포츠 중계기술 수준은 그 동안 국내외의 많은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필자가 언제나 아쉽게 생각하는 국내 스포츠 중계의 문제점은 이러한 높은 수준의 중계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방송국 중계 담당자들의 마인드이다. 대표적인 예를 3개만 들어보자. 첫째. 아마도 국내 스포츠 팬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경기 중간에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를 마친다는 말일 것이다. 도대체 스포츠 중계는 정규방송이 아니란 말인가? 스포츠의 특성상 경기시간이 예정보다 지연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인데도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중계를 중단하는 국내의 공영과 상업 방송국의 몰상식한 행동은 그 동안 너무나 많은 지탄을 받아왔다. 다행히 2000년대에 등장한 스포츠전문 채널덕분에 그나마 최근에는 사정이 좀 나아졌다고 알려졌으나 2011년에 MBC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중계 중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에서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를 끊는 수준 이하의 행동을 보여주었다. 이와 대조되게 필자가 영국에서 시청한 수많은 스포츠중계는 공영과 상업 방송국 가리지 않고 아무리 경기 시간이 길어져도 끝까지 중계되었다. 더군다나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축구와 달리 테니스나 스누커 같은 경우 경기 시간을 가늠하기 어려운데도 단 한번도 중간에 중계가 끊어진 적이 없었다.

둘째. 다행히 국내 중계도 요즘은 되도록이면 경기 끝까지 지속되는 추세이기는 하나 문제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중계도 끝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축구국가대표팀이 경기를 하는데 심판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자마자 다급한 중계진의 멘트와 함께 방송은 종료된다. 당연히 경기가 끝났으면 최소한의 시간이라도 투자해서 경기분석이라든지 하이라이트 장면 혹은 선수나 감독의 인터뷰 등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이 또한 국내 스포츠중계의 품격은 영국의 그것과 대조된다. 아니 단순히 스포츠 중계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영화가 끝나면 여운을 느끼며 마지막에 나오는 엔딩 크레딧을 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인데 영국의 TV 영화는 언제나 엔딩 크레딧이 끝까지 나오는데 반해 한국의 TV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광고로 넘어가는 것을 너무 많이 봐왔다.

마지막으로 영국은 누구나 알다시피 축구에 관한 애정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영국마저도 월드컵이나 유로대회에서 자국 대표팀의 경기를 포함해 어떠한 빅 경기라도 같은 경기를 복수의 방송국이 중계하지 않으며 이러한 현상은 올림픽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국내의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는 어떠한가? 국내의 방송 3사는 상당부분의 올림픽과 월드컵의 한국팀 경기를 비롯해 주요 경기를 양보 없이 각자 중계한다. 3개의 채널에서 똑같은 화면이 몇 시간씩 나오는데 이 얼마나 시간, 전파, 그리고 돈 낭비인가?

브라질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며 이에 다시 한번 국내의 방송 3사는 회사의 명예를 걸고 똑같은 화면의 방송을 중복으로 몇 시간씩 내보내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월드컵에 지나치게 올인하는 방송으로 인해 다른 중요한 정치, 사회 그리고 문화 이슈가 놓쳐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우리 모두의 손해로 다가 올 수 있다. 국내의 방송사들은 합리적인 선택으로 그 들의 높아진 중계기술에 버금가는 품격 있는 스포츠 중계를 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퀴즈
2012 유로 축구선수권에서 스페인과 맞선 아일랜드는 4-0으로 완패하지만 이 경기에서 아일랜드 팬들은 자국의 예선탈락이 확정적인 후반 38분부터 종료휘슬이 울린 후까지 응원가를 열창해 많은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1840년대 아일랜드 대기근을 소재로 하는 이 아일랜드의 민요는 무엇인가?


정답

The Fields of Athenry (아덴라이 평원).  
대기근 당시 굶고 있는 가족을 위해 옥수수를 훔치다 죄수가 되어 호주로 유배가게 되는 남편과 아내의 이별을 다룬 곡으로 우리나라의 아리랑과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이 노래는 또한 국가대표팀뿐만이 아니라 아일랜드의 이주민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스코틀랜드 프로축구팀 셀틱의 응원가로도 유명하다. 한편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독일 방송국의 해설진은 아덴라이 평원이 열창되던 수분 동안 현장의 감동적인 모습을 시청자에게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일부러 거의 해설을 하지 않았다. 시청자와 현장을 하나로 묶는 이러한 품격 있는 방송은 단순히 방송기술 수준의 향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스포츠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Birkbeck 경영학 박사
University of Sheffield, MSc (Sport & Recreation Management)
SOAS, BA (Politics)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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