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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8 ‘미친다는 것’은 무엇일까?
코리안위클리  2014/06/25, 04:33:34   
▲ 조현병(정신분열증)은 아주 심각한 정신과 질병이며 예후가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장기적이고 환자의 인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현실감이 없으며 자신의 사고로만 무장

정신과에서 가장 중요한 환자 그룹은 ‘정신병 환자’들이다. 대부분 이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은 정신분열병(지금은 조현병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환자들로서 아주 심각한 정신과 질병이며 예후가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장기적이고 환자의 인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신과 영역에서 환자를 보다보면 이러한 정신분열병이 꼭 아니라 하더라도 소위 ‘제정신이 아니고 미친’ 환자들을 접하게 된다. 영어로는 이러한 상태를 아마도 ‘psychotic state’라고 부를 것이다. 이런 Psychotic상태는 비현실적인 사고를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즉 현실감이 없으며 자신의 사고로만 무장되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왜 이렇게 비현실적인 사고를 하게 될까? 예를 들어서 사람들이 나를 괴롭히려고 한다던가 자신이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시기해서 자신에게서 그 능력을 빼앗으려고 리모트 콘트롤을 장치했다는 등의 피해망상이나 조정망상들은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도 그러한 망상을 인정하고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정신과에서 증상이라는 것은 어떤 점에서는 신체에서 생기는 여러 질병과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식중독이 걸리면 구토를 하고 설사를 한다. 왜 그런 증상이 생기냐 하면 신체에서 독소나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해서 반응을 하는 것이 우리가 증상으로 느끼는 것이다. 즉, 설사나 구토를 하면 불편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신체가 빨리 정상을 되찮을 가능성이 많다. 또, 모기가 물리면 가렵고 붓는다. 그래서 정작 물린 사람은 따갑고 불편하지만 신체적으로 보면 면역반응을 촉진해서 살균을 하는 기능을 유발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사람이 ‘미친다’는 것도 어쩌면 심리체계에서 스스로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생기는 반응이 아닐까 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한국의 고전 실화를 보면 가끔 큰 충격을 받고 제 정신이 아니게 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어쩌면 이런 심리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차라리 현실적인 감각을 잃어 버리는 것이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신체 증상들과 유사점이 있을 수 있다.
‘누군가가 나를 괴롭힌다’는 아주 자주 보이는 망상의 형태인데 비단 정신병이 없는 사람들도 이러한 피해적 사고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40대 가장이 고단한 회사일을 마치고 밤 10시에 집에 귀가를 해보니 아들과 아내는 집에 없고 자신이 혼자서 냉장고에서 찬밥을 꺼내 먹으면서 신세타령을 한다고 하자. 그 가장의 마음 속에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이 밖에서 재미나게 즐기면서 생활비를 벌어오기 위해 자기는 밥도 제대로 못먹고 고생한다는 피해의식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함으로서 자신이 다른 가장만큼 돈을 못벌어 오기 때문에 아내가 슈퍼에서 아르바이트를 늦게까지 해야 되면 자신의 아들 또한 어린나이에도 알바를 하기 위해 집에 못들어 오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있다. 즉 자신의 죄책감이 너무 커서 받아 들이기 힘들 때 아니면 자신의 무능력 때문에 아내와 아들이 자신에게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너무 크면 오히려 그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괴롭다고 비난을 하는게 휠씬 마음이 편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의 ‘왜곡’은 거의 항상 그 댓가가 있게 마련이다. 즉 항상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마음이 충만하지 않고 불편하다.

 ▲ 현실의 왜곡이 심하게 일어나는 경우에는 환청이나 환시가 생기기도 한다. 현실감이 없어진다는 것이 생각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지각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 현실의 왜곡이 심하게 일어나는 경우에는 환청이나 환시가 생기기도 한다. 현실감이 없어진다는 것이 생각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지각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현실의 왜곡이 심하게 일어나는 경우에는 환청이나 환시가 생기기도 한다. 즉 현실감이 없어진다는 것이 생각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지각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쉬운 예로 들면 어디가 아프다는 사람들이 그렇다. 항상 자신의 신체 부분이 뭔가 잘못된 것 같고 그래서 죽을 것 같다는 불안이다. 이런 것도 누군가 괴롭힌다는 것과 일맥 상통할 수 있다.
프로이드는 금방 태어난 아기는 정신병적 상태에 있다고 하였다. 즉 자기식대로만 생각하고 ‘좋은 것은 다 자기것 나쁜 것은 다 남의 것’이라는 생각 방식이다. 아주 편한 사고 방식이지만 옆에서 사람들이 견뎌내기 힘들다. 즉 엄마라고 늘 받아 주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아기가 울면 엄마가 와서 달래주고 젖도 물려 주기도 하지만 항상 잘 달래지는 것이 아니고 엄마 마음이 항상 기분 좋은 것만도 아니다. 왜냐하면 아기는 자기가 기분나쁘면 계속해서 울고 엄마 탓을 한다. 그게 자기가 불편한 줄을 모르고 엄마가 자기를 불편하게 한다고 비난한다.
이러한 정신병적 상태는 인간이 성장한 후에도 마음 한편에 남아서 아주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가끔씩 이렇게 ‘애기’ 같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퇴행’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이런 퇴행 현상이 지속되고 고착되는 경우는 병적 상태로 이행된다고 볼 수 있다. 즉 아까 예를 든 경우 아내가 집에 늦게 들어 왔을 때 잠시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조금 있다가 자신이 사과할 수도 있고 아니면 화는 자신의 마음속으로 잠깐 내고 곧 아내를 위해서 저녁 식사를 준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병적인 상태에 있는 사람은 정말로 아내가 자신을 부려먹으면서 자기는 밖에서 외도를 하고 재미를 본다고 생각하여 아내가 돌아왔을 때 아주 공격적이 되거나 의심이 많아져서 증거를 잡는다면서 아내의 메일이나 전화기를 샅샅이 뒤져볼 수도 있을 것이다. 좀 더 심한 경우에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데도 전화기에 모르는 번호가 있다면서 철썩 같이 그 전화가 아내의 남자친구 번호라고 믿는다. 아까 지적한 대로 자신의 사고가 철저히 한방향으로만 고착되어 있고 스스로의 생각이 지나치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렇듯 대부분 정신병적인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병식(insight 자신이 병에 걸려 있다는 자각)이 없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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