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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9 피가 물보다 진하다?
코리안위클리  2014/07/09, 06:27:00   
▲ 영국에서 부모와 따로 떨어져서 사는 경우는 아동 학대에 따른 국가의 명령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혼한 부모와의 접촉은 건전한 환경에서 정서 발달에 도움되야

오늘은 어떤 이유로는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살 수 없는 아동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영국에서 부모와 따로 떨어져서 사는 경우는 아동 학대에 따른 국가의 명령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동이 어디서 누구와 살아야 되는 지가 항상 중요한 이슈가 되는데 때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하여 몇 천 파운드씩 들여서 전문가들에게 평가를 의뢰하기도 한다.
미래를 예견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처럼 이 아동이 누구하고 어디서 살아야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예측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상 아동이 자기가 할머니랑 살고 싶다 하더라도 그리고 그 할머니가 자기 손주를 엄마나 아빠 대신 기르고 싶다 하더라도 그 사실 자체만으로 아동이 좋은 환경에서 자란다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서 그 할머니가 아동 학대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던지 건강이 안좋다던지 아니면 같이 사는 할아버지가 문제가 있거나 심하게 반대를 한다면 사회사업가 쪽에서는 할머니가 부적격하다고 판단하고 다른 양육자를 찾아 나설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이런 경우에 아동을 어른이 될 때까지 키워 줄 수 있는 입양부모나 위탁 가정을 찾겠지만 때로는 아동의 행동 문제로 아니면 입양 혹은 위탁 가정내의 사정으로 기껏 찾아준 가정이 붕괴될 수도 있다(placement breakdown).
이렇게 붕괴된 위탁 가정에서 다른 가정으로 옮겨진 아동은 단기간내에 다시 다른 가정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런 경우에 아동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가족내 소속감이 생기지 못하며 형제나 부모 관계 속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심하게 손상되게 된다. 이런 경우 아동이 청소년이 되었을때 행동 문제가 생기며 우울증의 유발확률이 높아진다. 여아의 경우에는 성적으로 활발하게 되어서 임신을 하는 경우도 자주 있으며 자해 행동이나 여러 일탈 행동들을 빈번하게 일으킨다.
문제는 이러한 아동이 청소년이 되면 어떤 위탁 가정에 가더라도 잘 적응하지 못할 확률이 많고 심각한 정서 문제로 왠만한 위탁 부모들이 견뎌내질 못한다. 그래서 결국에는 집단 거주 시설(residential care)로 옮겨서 살게 되는데 여러 문헌에 나온 것처럼 이 거주 형태가 정신 건강에 가장 안좋은 예후를 보이는 것이 문제다. 심각한 학대가 생기기도 하고 같이 사는 다른 청소년과의 다툼과 문제가 다반사로 일어난다.
그래서 아동이 원가족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할 수는 있는데 그래서 생각한 것이 주기적인 만남이다. 사실 원가족과의 만남은 아동이 원가족으로 돌아가서 사느냐 살지 않느냐를 떠나서 이 모든 위탁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아동의 나이에 연관이 있겠지만 아주 어렸을 때 입양이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아동의 마음 속에는 자신의 가족에 대한 기억이 있고 또한 그것이 좋든 나쁘든 어떤 형태의 기본 틀을 제공한다. 그래서 아동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고 있고 받아들이는 것이 앞으로의 가정환경에 적응하는데 중요하다.

한국에서 부모가 이혼을 한 경우에
같이 살고 있지 않는 부모와 접촉하는 것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터부시하고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 부모와 만나는 것이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한국에서 필자가 느낀 것은 원가족과의 ‘만남’ 혹은 ‘접촉’에 대해서 서양 사회와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다. 꼭 위탁이나 입양이 아니더라도 부모가 이혼을 한 경우에 같이 살고 있지 않는 부모와 접촉하는 것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터부시하고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드물지 않게 그 부모와 만나는 것이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혹시나 ‘나쁜 물’ 들지 않을까 시어머니가 절대가 손주가 친엄마와 못만나게 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옛날과 다른 사고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페이스북이나 스마트 폰의 발달로 주위에서 이런 접촉을 제한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렇다면 접촉을 건전한 환경에서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친부모와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이끄는가?”에 대해서는 문화적으로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최근 한 외국 기자가 ‘한국은 세계 최대의 아동 수출 대국’이라고 고발하기도 했듯이 한국은 입양율이 지극히 낮은 나라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사회 문제가 연관 되어 있으나 문화적으로 볼 때 한국은 혈연관계에 대한 집착이 높으며 이런 환경에서는 가급적 친부모가 친척들에게서 아동이 양육 되도록 권장하는 풍토가 조장되기 쉬울 것이다. 또한 주위에서 큰아버지나 고모가 목소리를 높이면 ‘어른’들의 말씀을 경청해야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될 점은 영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모든 아동 보호 계획은 절대적으로 아동이 가장 위주가 되어서 수립되어 진다는 것이다. 암만 큰아버지가 애를 데리고 가서 키우고 싶다 하더라도 그 집에 또래 애가 이미 있다든지 아니면 큰아버지가 음주가 과해서 가끔 난폭한 행동을 한 적이 있으면 아동을 위해서 큰 아버지는 양육자 리스트에서 일단 밀리게 된다.
이런 경우에 한국은 아동 보호에 대해서 아주 관대한 사고를 적용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확률이 높고 어쩌면 큰아버지가 ‘미덕’을 발휘하시는 것으로 대우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영국에서도 이러한 친척이 양육을 하는 ‘kinship care’가 많이 유행하고 있지만 그 역시 잘 진행이 안된다고 싶으면 사회사업가가 즉각 입양이나 위탁을 추진하거나 양육을 담당하는 친척이 사회 사업가에게 아동 양육을 넘기는 현상도 보인다. 한국의 시각에서 보면 어쩌면 비정한 ‘큰 엄마나 고모’로 보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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