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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15 누가 과연 ‘나’ 일까요?
코리안위클리  2014/10/08, 07:01:13   
▲ 괴로움이 생기면 그것을 느껴야 되는데 마치 고통을 받는 사람이 다른 사람인 것처럼 느끼면 고통은 덜 받겠지만 자기자신은 잃어버릴 수도 있다.

자아 분열증 환자는 과격한 행동이나 자해 등으로 자아 상실의 불안감 나타내

옛날에 인기있는 드라마 중에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는 외화가 있었다. 스토리를 유지하는 프레임은 주인공이 크게 분노하게 되면 갑자기 엄청난 괴력을 지닌 괴물로 변하게 되어 자기를 괴롭힌 주변을 파괴시키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원래의 주인공으로 되돌아 온다는 내용이다. 한가지 중요한 것은 괴물로 변해 있을 동안에 한 행동은 다시 본래의 자기로 되돌아 온 후에는 기억이 나지 않으며 다만 주변 정황을 보고 짐작을 하고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 완전히 통제를 잃고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에 대해 괴로워 한다는 것이다. 뭐 일상 생활에서는 술에 아주 취해서 엉뚱한 행동을 한 뒤에 필름이 끊겨서(?) 자신이 취했을 때 한 행동이 기억나지 않는 것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음주를 하지 않았는데도 자아가 상실 되어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한 것이다. 정신과에서 자주 보게 되는 환자는 환청이나 자살 사고 등등 정상 상태였을 때는 잘 일어나지 않는 현상들을 경험한 환자가 스스로나 혹은 주변 사람들의 걱정 때문에 의사를 만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주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얼마나 자기를 지켜 나갈 수 있을 까에 대한 불안이다. 자신이 느끼든 부모에게 느끼게 하든 이러한 자아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오게 되면 환자들은 대개 그 두려움을 상쇄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과격한 행동’ 들을 하게 된다. 자해를 한다든지 다른 사람에게 극심한 분노를 드러내서 난폭하게 된다든지 무엇인가 자신의 테두리를 지키려는 절박함이 엿보이는 행동들을 하게 된다.
12살 먹은 아스퍼거 장애가 있는 한 아동은 귀에서 소리가 들리고 만화책에서 본 로보트가 자신처럼 느껴지는데 정작 그 비밀이 퍼져 나가면 안될 것 같아서 옆의 친구에게 비밀을 지켜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는 만약 그 비밀이 새어 나가면 만화주인공처럼 자신이 처참하게 그 친구를 죽일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또한 자신에게 자꾸 죽은 아버지가 보이고 그 아버지가 자기에게 속삭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그 소년은 사람들이 자기를 ‘미쳤다’고 생각할까봐 너무 불안하다면서 실제로 죽은 아버지가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이 소년의 자아 경계는 어쩌면 너무나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는 친구와 만화책에서 본 인물이 정확하게 구별되지 않고 자신과 만화 속 로보트가 거의 겹쳐져 있다. 어쩌면 만화를 보고 환상 속에서 힘센 로보트가 되어 자기를 괴롭히는 나쁜 놈들을 혼내주는 것은 아주 신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이고 현실에서는 가끔은 힘센 애들 눈치를 보는 자기가 싫기도 하다. 이렇게 대부분의 아동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만화를 보면서 자신이 흥분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이것은 상상의 활동이고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잡아 둘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이 환자처럼 어떤 이유에서든지 상상과 현실이 구별이 되지 않을 때 여러가지 ‘해리’ 현상이 생기면서 자신이 ‘정신줄’을 놓게 되는 것 같아서 많이 불안해 한다. 하지만 술마시는 사람이 필름 끊긴다고 술을 그만 마시지 않듯 환자들도 걱정은 하지만 자꾸 이런 ‘해리’ 현상이 생기는게 문제다.
15세 여자 환자인데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환청, 환시와 함께 자신의 몸도 가끔씩 가누지 못하고 멍한 증세를 보인다는지 자꾸 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 칼로 자신을 잔인하게 난도질 하는 환상을 가지는 게 문제다.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기능을 잘 수행할 때라도 자신이 언제 다시 변할지 몰라서 맹렬하게 ‘자해’ 활동을 하거나 주변사람들에게 끊이 없이 불안을 강요한다.
어떨 때는 조리 있게 얘기를 잘하고 자신이 얼마나 살고 싶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면 마음 전체가 먹구름이 끼듯이 우울로 가득하고 삶에 대한 의욕이 전혀 없어지고 자신을 파괴시켜 버리려는 ‘괴물’만 남아 있게 된다. 이 환자는 이 ‘괴물’이 찾아 오는 것이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본 정신으로 있을 때도 이 괴물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 환자가 완전히 괴물로 변했을 때 검사한 정신과 의사는 ‘응급입원이 필요하다’ 그러고 제법 온전한 상태인 다음날 면담한 의사는 ‘입원 보다는 통원치료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즉 같은 환자인데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평가된다. 의사들이 실력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같은 환자인데 자아가 통합되어 있지 않고 마치 분열된 자아가 오늘은 A 내일은 B처럼 의사에게 드러난 것 같은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보통의 우리는 오늘 내가 기분이 아주 나빠져도 어제 기분이 괜찮았던 나를 떠올리며 어제의 ‘나’나 오늘의 ‘나’가 같은 사람으로 통합이 되어서 남아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환자의 경우는 어제 기분 좋았던 ‘나’와 오늘 기분이 안좋은 ‘나’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경험이 되어서 자아가 자꾸만 분열되는 경험을 한다. 이 경우 마음을 담는 ‘통’이 점점 약해지고 이런 분열 현상들이 조그마한 충격에도 쉽사리 일어나게 된다. 즉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당연히 환자들이 불안해 하고 못견뎌 한다.
그럼 왜 이런 분열이 생기는지 의아해 할 수 있겠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견해는 개인이 느꼈던 경험이 너무나 격렬해서, 즉 보통은 트라우마에 관련된 감정들이 맨 정신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고통스러워 마치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취급하려는 데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즉 처음엔 마음을 지키고 달래려고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이것으로 고통을 다시 받는다고나 할까? 결국 이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즉 괴로움이 생기면 그것을 느껴야 되는데 마치 고통을 받는 사람이 다른 사람인 것처럼 느끼면 고통은 덜 받겠지만 자기자신은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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