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전체기사 글짜크기  |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35 잉글랜드 축구와 훌리건이즘 (2)
코리안위클리  2014/10/29, 07:11:18   
▲(좌)가운데 원이 있는 켈트십자가(Celtic cross)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즐겨 쓰는 심볼이다. (가운데) 이탈리아 의류 메이커 스톤 아일랜드의 로고 (우) 스톤 아일랜드의 로고를 인용해서 만든 첼시 펌인 헤드헌터스의 뱃지. 훌리건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 중에서도 대표 주자는 스톤 아일랜드라 할 수 있는데 영국 경찰은 한때 스톤 아일랜드 로고와 켈트십자가의 연관성을 조사하기도 했다.

20~30년 전에 비해 훌리건들의 난동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지난 4월 400여 명의 첼시 훌리건들은 프랑스로 원정을 가 챔피언스리그의 상대팀 파리 생제르맹 팬들을 폭행하고 나치식 경례를 하는 등 파리 시내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한다. 또한 2013년에는 14세의 소년이 영국 내 역대 최연소 훌리건으로 등극하며 영국 내 모든 축구장의 출입을 3년간 금지당했다고 전해지는데 오늘의 이야기는 지난번에 이어 잉글랜드의 훌리건이즘이다.

70년대에 들어서 축구 훌리건들의 집단인 펌(firm)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 중에 몇 개를 소개하면 아스날의 펌은 ‘The Herd’이고 첼시는 ‘Chelsea Headhunters’, 맨유의 펌은 ‘Red Army’이다. 1973년에 맨유가 2부 리그로 강등당했을 때 클럽의 펌인 레드 아미는 운동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고 볼튼의 팬이 블랙풀의 팬을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 두 사고의 영향으로 잉글랜드 축구장에서는 팬들을 분리시키고 펜스를 설치하게 된다.

80년대에 들어서도 훌리건이즘은 계속 기승을 부렸으며 1985년에는 영국 내 가장 위험한 훌리건 집단으로 알려진 밀월(Millwall)의 펌이 루튼 타운과의 FA컵 경기에서 대규모의 난동 사건을 벌인다. 이를 계기로 당시 대처 정권은 전시 내각(war cabinet)을 설립해 훌리건들과의 전쟁에 나서게 되고 당시 폭동을 조사한 보고서는 원정 팬들의 관람을 금지시켜 훌리건이즘을 약화시키지 않는 이상 현재 모습의 축구는 더 이상 존재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렇게 계속 이어지는 훌리건이즘은 결국 1985년 유러피언컵 결승전에서 리버풀팬이 유벤투스팬을 공격함으로써 경기장벽이 무너져 600명 이상의 부상자와 39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헤이젤 스타디움 참사로 이어진다. 또한 1989년에는 셰필드의 힐스브로 축구장에서 열린 FA컵 준결승전 리버풀과 노팅험 포리스트간의 경기 중 리버풀팬 96명이 압사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를 계기로 테일러 리포트(Taylor Report)가 만들어져 축구장의 안정성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만들어 진다.

1989년에 도입된 ‘Football Spectators Act’ 덕분에 축구장에서의 폭동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나 90년대 이후로 훌리건이즘은 축구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거나 해외에서 개최된 주요 국제대회를 통해 표출된다. 이러한 폭동의 대표적인 예로는 잉글랜드에서 열린 유로 96에서 잉글랜드가 독일에 준결승에서 패한 후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서 큰 규모의 난동이 벌어졌으며 브라이튼에서는 러시아인이 독일사람으로 오해 받아 칼에 찔리기도 한다. 또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100여명의 잉글랜드 팬들이 난동으로 체포된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1950년대 중반에 등장한 테디 보이스(Teddy Boys: 에드워드 시대의 Dandy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패션문화로 후에 음악장르인 로큰롤과 연계된다)의 영향으로 패션위주의 하위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특히 젊은이들은 그들의 패션을 축구장으로 도입하게 되는데 첼시 같은 경우 모드(mod) 스타일의 팬들을 많이 거느리게 되고, 모드 스타일에서 파생된 스킨헤드 문화는 60년대 말에 런던에서 등장하게 된다.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던 캐주얼(casual) 스타일 훌리건들의 등장은 리버풀 팬들의 주도로 나타난다. 70년대 후반 클럽대항전에 출전한 리버풀을 따라 전 유럽을 돌아다니게 된 팬들은 영국으로 돌아오면서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값비싼 디자이너 브랜드 옷을 착용한다. 하지만 영국 경찰은 이들이 돌아올 때 훌리건들을 색출하려고 당시 유행이던 닥터 마틴 스타일의 부츠를 신은 스킨헤드 스타일 훌리건에만 집중하다 고급 옷을 입은 리버풀 훌리건들을 놓치게 되었다 한다. 이를 계기로 리버풀 팬들은 영국 전역에 유럽 대륙에서 건너온 새로운 패션을 선보이게 되고 이후 영국 훌리건들은 디자이너 옷이나 고급 스포츠 웨어를 입는 캐주얼 스타일의 훌리건으로 변모하게 된다.

1980년대에 캐주얼 훌리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는 필라, 아디다스, 버버리, 슬레진저, 라코스테 등이며 이러한 캐주얼 문화는 80년대 말에 피크에 이르렀으나 빠른 비트의 전자음악을 위주로 하는 애시드 하우스(acid house)와 레이브(rave)의 등장과 함께 캐주얼 훌리건들의 폭력성은 퇴색하는 기미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90년대 중반에 들어 캐주얼 문화는 다시 한번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며 랄프로렌, 스톤 아일랜드, 아르마니 같은 의류 브랜드가 새롭게 가세하게 되고 훌리건들은 그들이 입는 브랜드 옷을 일종의 유니폼 같이 생각하면서 이를 이용해 보통 축구팬들과 자신들을 구분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어느 로칼 펍에서나 스톤 아일랜드, 아쿠아스텀, 버버리 등을 입은 훌리건들을 쉽게 볼 수 있었으나 90년대 후반에 이르러 많은 축구팬들은 경찰의 관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캐주얼 스타일의 옷을 피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 많은 나라에서 축구 훌리건이즘은 민족주의나 극우정치, 인종차별 등과 연결돼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유태인 지지기반을 가진 토트넘은 영국 내와 유럽에서 경기를 가질 때 훌리건들의 단골 표적이 되곤 한다. 사진은 이스라엘 국기에 토트넘 로고가 새겨진 모습이며 Yid Army는 토트넘의 펌이기도 하다.

▲ 많은 나라에서 축구 훌리건이즘은 민족주의나 극우정치, 인종차별 등과 연결돼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유태인 지지기반을 가진 토트넘은 영국 내와 유럽에서 경기를 가질 때 훌리건들의 단골 표적이 되곤 한다. 사진은 이스라엘 국기에 토트넘 로고가 새겨진 모습이며 Yid Army는 토트넘의 펌이기도 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음악밴드 ‘The Streets’ 등이 뮤직비디오에서 캐주얼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캐주얼 문화는 계속 인기를 이어 갔으며 ‘ID, The Firm, The Football Factory’ 같은 영화나 티브이 프로에서는 이러한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 시기의 명품 메이커들은 자사의 옷을 입은 캐주얼 훌리건들로 인해 브랜드 가치 하락에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되고 버버리와 프라다는 훌리건들과 자신들의 브랜드가 연결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일정한 디자인의 옷을 판매하지 않는 결정을 내린다. 또한 버버리는 훌리건들을 비롯해 반사회적인 청소년 문화인 채브(chav)가 자사의 옷을 교복처럼 입고 다니며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거나 마약 등을 하게 되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특유의 체크무늬를 가리면서 이를 제품 안감으로 사용하는 디자인 혁신을 단행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 유지에 성공하게 된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사람들의 인식변화 그리고 비싼 축구장 입장료 등으로 인해 훌리건들의 축구장내의 폭동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으나 아직도 상대팀을 비하하는 구호 등은 잉글랜드 축구장에서 흔히 보는 광경이다. 또한 근래에 들어서 IT기기의 발전과 더불어 훌리건들은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이용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폭동장소를 선정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러한 싸움이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기도 하는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공 하나를 두고 22명의 선수가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원초적인 스포츠인 축구와 어쩌면 축구가 우리 곁에 있는 이상 영원할 것 같은 훌리건이즘은 잉글랜드가 인류에 남긴 또 하나의 유산으로 기억될 것이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런던대학교 (Birkbeck) 경영학 박사
셰필드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런던대학교 (SOAS) 정치학 학사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Birkbeck 경영학 박사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로드텍스 딱지 붙이지 않아도 돼요 2014.10.29
로드텍스 딱지 붙이지 않아도 돼요 영국에서 운전할 때 자동차 앞 유리에 반드시 부착하는 로드텍스 딱지가 93년 만에 사라졌다. 영국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도로세..
런던한국학교 개교 42주년 2014.10.29
런던한국학교(체싱턴)에서 25일 (토) 개교 42주년 기념 학예제가 펼쳐졌다. 학생들은 학기 중 틈틈히 배우고 익힌 무용과 노래 솜씨를 뽐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35 잉글랜드 축구와 훌리건이즘 (2) 2014.10.29
20~30년 전에 비해 훌리건들의 난동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지난 4월 400여 명의 첼시 훌리건들은 프랑스로 원정을 가 챔피언스리그의 상대팀 파리 생제르맹 팬들을..
영국인들이 앞다퉈 ‘신장 기증’에 나서는 이유 2014.10.29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이 일은 내 일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기회
10월 변경된 영어관련 비자규정들 2014.10.29
오늘을 최근 바뀐 영국이민법 규정들에 대해서 정리한다. 아래는 2014년 올해 10월에 영국이민국이 비자별 새 가이던스를 업데이트하면서 새롭게 적용한 이민법 규정..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