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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20 아동 청소년이 과연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가?
코리안위클리  2014/12/17, 06:47:59   
▲ 자녀가 또래에 비해 좀 별날 수도 있고 눈치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 아동들을 모아 놓은 것이 어떤 진단에 해당 되고 그런 아동들에게 이런 저런 치료를 해 보니까 도움이 되기도 하더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현상 중 한 부분 설명하는데 도움될 수 있다는 태도 견지하는 것이 중요

아동이 정신보건 센터에 치료를 목적으로 오는 이유는 대개의 경우 행동문제가 많다. 즉 청소년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인생이 괴롭다거나 슬프다고 해서 병원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슬프게 해서 오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아동 청소년을 검사하거나 치료를 권유할 때 깊히 고민해 봐야 할 사항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자기 스스로 치료를 원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나 부모가 원해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동 청소년이 치료 센터에 오는 이유 중의 하나에는 등교 거부가 있다. 학교에 안간다고 부모가 학교에 소환(?) 되고 경고장도 받고 또한 부모가 아동이 학교를 가지 않으면 직장에도 갈 수 없고 일하다가도 애가 사고를(?) 쳤다고 학교에서 연락이 오면 바로 데려가다 보니 온전히 직장 생활을 하기도 힘들어 진다. 이 경우 아동을 학교에서 데려다가 집에 혼자 놔두고 가게 되면 아동 학대라고 해서 그럴 수도 없고 그러다 보면 혼자 애를 키우는 싱글맘의 경우는 직장을 그만 둬야 하는 경우까지도 생기게 된다.
반면에 아동 입장에서는 학교에 안가도 되니까 좋고 집에 있으니까 엄마가 챙겨줘서 더욱 좋다. 도무지 학교에 가는 것이 집에 있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런 경우 센터에 치료를 해달라고 데려와도 당사자가 치료에 참여할 동기가 현저히 떨어진다. 특히나 부모가 아동이 학교에 가는 것이 절박하면 절박할수록 아동은 자신은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고 부모가 자신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더더욱 반항을 견고히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경우 학생이 학교에서 심하게 왕따를 당해서 학급 애들이 무섭고 친구들이 자신을 망신 주는 것처럼 느껴져서 불안이 심해 학교를 못간다고 하자. 아마도 정신 보건 센터에서는 아동이 불안이 심하고 학교에서 bullying을 당해서 우울 증세가 있다고 진단해서 처방을 하거나 심리 치료를 권유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부모들의 반응은 제각각 이다. 어떤 분은 학교에 화를 내기도 하고 어떤 분은 빨리 학교에 복귀시키지 못하는 좌절을 치료자에게 퍼부울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부모는 이러한 정신과적인 진단에 대해 별로 동의 하지 않는 분들도 있다. 즉 이런 경우에 아동 스스로가 두려움이나 불안을 이겨내야지 약을 먹거나 치료를 받거나 아니면 학교에서 특별취급을 받게 되면 아동이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더더욱 어른들에게 의존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이런 걱정은 부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에게도 있다. 그들은 한 아동만 특별 취급을 하게 되면 다른 아동들을 통솔하기가 어려워지진 않을까 걱정을 한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버지들이 대개 후자에 속한 사고를 많이 한다. 즉 자녀들이 풍진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약이나 치료로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의지로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어머니들은 대개 자신이 오랫동안 시도해 보다가 도저히 안되서 병원에 오기 때문에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자각하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어쩌면 아버지들이 어머니 보다는 자녀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럴 수 있는데 이혼 가정에서 이런 문제는 더욱 두드러져서 자녀가 어머니와 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에는 자녀들의 능력에 대한 심각한 견해차가 진료 및 치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창 이렇게 부모가 생각하고 있는데 정신과 의사가 진단명을 나열하는 것이 때로는 의사와의 신뢰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신과 의사라 해봐야 진료 받으러 오는 아동을 한 시간 내지 두 시간 밖에는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부모는 그 아동과 평생을 같이 살아온 어른들이다. 당연히 자기들 스스로 아동에 대한 여러 지식과 편견들이 있다. 그래서 의사라 할지라도 부모들이 그 아동에 대한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자세히 경청을 해야만 그 아동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가 있고 나중에 부모와의 의사 소통도 쉬워진다.
만약에 등교 거부를 하는 아동이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어서 불안이 남다르게 심하고 또한 불안을 처리하는 방식도 아주 유치하거나 원초적이라고 하자. 어떤 부모는 애들을 성장 시키기 위해서 아동들이 싫어 해도 계속 학교에 보내고 억지로 질질 끌어서라도 학교에 데려다 놔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교에 가서 앉아 있게 되면 곧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거나 다른 학생들을 집적거려서 학교에서 데리고 가라고 전화가 온다. 부모는 학교에 자녀들이 아파도 계속 데리고 있어달라고 하지만 규정대로 움직여야 하는 학교가 그 말을 들을 리가 없다. 자꾸 부모가 데리러 오지 않으면 사회 복지과에 전화해서 방문 조사가 나온다. 어쩌면 영국은 부모가 자신의 의견대로 애를 키우려고 하지만 자기마음대로 키울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이 정답일런지도 모른다.
한창 이런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에는 필자에게 오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ADHD,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니면 우울증 등을 진단해도 어떤 부모들은 동의하지 않고 치료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들이 어렸을 때는 그런 진단명도 없었고 그런 것 없어도 다 잘지냈다는 것이 이유다. 그런데 한가지 재밌는 것은 그렇게 이야기 하는 부모들이 어렸을 때 이런 문제가 많았다는 것이다.
정신과 치료가 당신의 애가 왜 이러는지를 모두 다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도 이상한 것이다. 어쩌면 많은 현상 중 한 부분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 애가 또래에 비해 좀 별날 수도 있고 눈치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 아동들을 모아 놓은 것이 어떤 진단에 해당 되고 그런 아동들에게 이런 저런 치료를 해 보니까 도움이 되기도 하더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뭐든지 하나로 다 설명되고 치료된다면 이 많은 이론과 이 많은 전문가들이 왜 필요하겠나.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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