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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21 정신장애아동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코리안위클리  2015/01/14, 07:48:01   
▲ 한국에서는 보통 불쌍한 부모가 마치 죄인처럼 정신 장애 아들에게 때론 맞아가면서 때론 사회의 손가락질을 감내하면서 죽이되는 밥이되든 집에서 데리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영국에서는 가족 보다는 사회에서 책임지게 되어 있다.

가족과 사회 동등하게 분담하고… 사고 발생시 시시비비 제대로 가려 재발 막아야

오늘 한국 신문을 보다가 19세 장애아가 복지관에서 어린 아기를 밖으로 던져서 죽인 사건에 대한 뉴스를 접했다. 그 애기 엄마가 인터넷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함으로서 여러가지 정황들이 밝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요즘에 이런 일이 생기면 거의 항상 영국 상황과 비교하는 버릇이 생겼다. 만약에 영국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는데 별로 이런 기사를 뉴스에서 본 적이 없다. 뉴스거리가 안된다고 신문에서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아시다시피 영국에서는 어린 아이 특히 영유아 나이에 있는 소아들에게 사고가 났을 때는 언론이 호들갑을 떠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관련 기관에서 은폐했을 것 같지도 않다. 영국 특성상 여러 기관들이 연계되어 사례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기관에서 은폐하려고 해도 다른 기관에서 조직적으로 도와 주지 않는 한 잘 되지 않는 되다가 그렇게 되었다간 자신들도 공연히 연루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오히려 고발을 했으면 했지 은폐를 도와줄 것 같지는 않다. 물론 한국의 복지관에서 은폐하려 했다는 것은 아니고 일을 하는 시스템상에서의 차이에 대해 말씀 드리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런 사고가 영국에서는 잘 안 일어나는 것일까? 필자가 생각할 때 그것은 당연히 19세의 정신 장애인이 아기하고 단 둘만 있는 상황이 애초에 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병원이나 치료기관, 복지 기관을 만들 때는 얼마나 기관에 오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안전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이것은 영국 NHS의 큰 원칙 중에 하나인 ‘환자 안전’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한 건물 안에 정신 장애인과 아주 나이 어린 아동이 같이 있는 것이 아동의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고 판단되면 따로 다른 건물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도록 조처한다. 당연히 그 안전 점검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서 하게 되어 있고 사고가 발생하면 그 서비스 기관이 책임을 진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한국에서는 이런 책임을 가족에게 지우는 경향이 많다. 예를 들어 정신병이 있는 환자가 강제 입원이 필요한 경우는 가족의 동의하에 입원을 시키게 되어 있어서 나중에 환자가 퇴원하고 나서는 가족을 원망하는 경우도 있고 또 환자가 입원하지 않고 밖에 있다가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는 강제 입원에 동의하지 않은 가족들이 책임을 지는 형태다. 물론 100% 가족에게 책임을 지우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환자를 비롯해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많은 부분 책임이 가족에게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만약에 그 19세 청년이 정신 지체가 너무 심하고 행동 조절이 안되어서 부모가 제대로 행동 조절을 하지 못한다면 과연 누가 책임을 져야 될까? 너무 힘이 세서 부모가 감당이 안되는데도 병원에 입원시킬 돈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또한 병원에서 치료할 만한 정신병이 없고 그냥 행동만 난폭한 경우라면?
영국에서는 이런 경우 가족 보다는 사회에서 책임을 지도록 되어있다. 즉 이 청년은 집단 거주 시설( residential care)로 옮겨져서 일대 다의 돌봄을 받으면서 장기간 살아가도록 사회사업가가 주선을 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보통 불쌍한 부모가 마치 죄인처럼 정신 장애 아들에게 때론 맞아가면서 때론 사회의 손가락질을 감내하면서 죽이되는 밥이되든 집에서 데리고 있는 것을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이런 공동체 의식이 한국사회의 미덕이었던 적이 있다. 모내기를 할 때는 돌아가면서 옆집을 도와주고 자신의 논 모내기를 하면서 서로 돕고 사는 지혜를 발휘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공동체가 남아있기는 해도 점점 이익 집단으로 변질되는 것 같고 자신들의 희생정신을 발휘해서 다른 사람이나 다른 집단을 돕는 것은 점점 보기가 힘들어 지는 것 같다.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는 것이 종종 마녀 사냥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시비비의 규명이 없으면 다음에도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된다는 것이 문제다.
필자가 몇 년 전에 한국 모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한 사건에 대해 누구의 잘못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학대를 한 범인을 손가락질하고 마치 사형이라고 시켜야 되는 것처럼 흥분 했었다. 하지만 왜 그런 학대가 일어났는지 즉 진짜 ‘범인’은 누구인지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그 가해자가 얼마나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고 그 소녀가 왜 혼자 집에 있었어야 되었는지 보다는 가장 표면에 있는 ‘성학대’에만 모든 관심을 쏟고 있었다.
이번에 일어난 장애아의 사고도 왜 장애아가 그 시간에 복지관에 있어야 되고 왜 같은 건물에서 그렇게 다른 이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해야 되는지를 곰곰히 뜯어 보면 책임질 사람이 장애아만도 아니고, 그 부모도 아니고, 그 아기의 부모만도 아닐 것이다. 어쩌면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부분의 잘못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이상하게도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저자세’를 취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 아니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무엇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베푼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명감이 없을 때 환자들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저사람들이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무엇이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환자가 낫지 않는 것은 환자의 병이 형편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내가 형편 없는 의사라서 그럴 수도 있다. 그렇게 본다면 책임은 누구 한쪽만이 지는 것이 아니고 서로가 지어야 될 몫이라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손가락질하는 환경에서는 발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재판이 일어나고 처벌이 따라 오게 된다. 이 때문에 시시 비비를 가리긴 하되 시시비비를 위한 조사가 아니라 발전을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
항상 NHS에서 사고 조사 후에는 배울점과 개선할 점이 나온다. 그리고 모든 병원에서는 좋은 점을 배웠다는 말을 쓴다. 필자는 우리가 인간인 이상 실수를 피할 순 없으되 실수를 통해서 배움으로서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왜 유독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 하는지를 한번 조사를 해 볼 시점이 되지 않았을까?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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