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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22 가족 치료가 필요한가?
코리안위클리  2015/01/28, 08:21:28   
▲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족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얼마나 가족내에서의 역동이 직접 간접적으로 이런 문제와 연관되었는지를 살펴 보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위기 상황을 어떻게 하나의 집단으로 헤쳐나갈 것인지 함께 살펴봐야

영국에서는 소아 청소년 정신건강 센터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족 치료사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물론 그 센터라는 것이 일반적 카운셀링이라면 관계 없을 순 있겠지만 어느 정도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아동 청소년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개인치료나 약물치료만으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서 필자가 공부를 할 때는 90년대 초반이었는데 그때 정신과병원에서 가족치료사라는 것은 거의 환자의 질병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고 가족내에 누가 사는가 정도였지 치료를 하는 개념을 많이 갖고 있지는 않았다. 물론 정신과에서도 소아 청소년이라기 보다는 주로 성인환자를 대상으로하는 추세였었다. 하지만 영국에서 소아 청소년과 일을 하다 보면 가족 전체에 대한 면담을 진행할 때가 많고 개인 치료 보다는 전체 가족을 보는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개인적으로는 왜 한국에서보다 영국에서 가족 치료가 더 성행할까에 대한 궁금함도 많았는데 이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개인주의라기 보다는 집단주의이고 자기 자신의 주장보다는 가족의 명예나 체면을 생각해서 스스로의 의견대로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오히려 집단적으로 치료를 받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만큼 가족끼리 같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앞에 앉혀 놓고 자녀들이 자기가 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는 일이다. 영국에서도 주저하는 아동들이 제법 많지만 한국에 비해서는 비교적 잘 이야기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유교적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아버지 앞에서 아들이 고개를 들고 자기 의견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직도 어렵고 또한 아버지가 집에 귀가 하는 시간 자체가 늦어서 이런 자리를 만드는 것 조차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가끔 이렇게 이야기 하면 ‘한국’에서는 이제 청소년들이 자기 할 말 잘하고 산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 경우에 필자는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자세히 한번 들어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얼마든지 말 잘하고 산다고 믿고 사는 청소년들 조차도 어쩌면 내면에서 자신들이 아직도 기를 못펴고 산다고 믿고 거기에 대한 반사 작용으로 오히려 과잉반응을 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모여 사는 것은 결혼한 부부가 자녀를 가졌을 때 굉장한 변화를 겪는다. 즉 이전까지는 두 사람만 관계를 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세 사람 이상이 관계를 해야 한다. 즉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관계를 바라 보는 제 삼자가 생긴다는 말이다.
필자의 진료 경험으로 볼 때 한국 가족들은 거의 대부분 아빠가 따돌려 지는 세 삼자가 된다. 오랜시간 격무에 시달리고 회식 때문에 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자녀들은 엄마와 지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으며 간혹 집에서 시간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자녀들과 도대체 무엇을 하고 지내야 할 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영국의 경우는 조금 다른데 아들의 경우에는 엄마 아빠가 가까운 사이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딸인 경우에는 엄마랑 사이가 가까운 경우가 많지만 가끔은 아버지와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성별이나 부부사이, 가정 환경 등이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자녀들이 클수록 이런 관계 패턴들이 굳어지고 청소년 시기에 들어가면 이런 패턴들을 바꾸는 것이 아주 힘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집단내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과 관계를 하고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에서 왕따가 존재 하듯이 집에서도 왕따가 존재 한다. 가정내에서는 아빠가 엄마를 엄마가 아빠를 왕따시키면서 자녀들을 왕따시킨다고 학교에 가서 따지는 분들은 참으로 딱한 분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필자의 진료 경험상 가정내에서 이런 현상이 있는 분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고 진정서를 넣고 따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자녀들이 청소년이 된다는 것은 일종의 큰 ‘사건’이고 ‘변화’다. 자녀가 시험을 치고, 남자 친구 여자 친구를 사귀고, 사고를 치고, 외박을 하고 등등 여러가지 사건 사고가 끊임 없이 생기기도 하고 부모의 역량이 최대 한도로 시험을 당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당연히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족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얼마나 가족내에서의 역동이 직접 간접적으로 이런 문제와 연관되었는지를 살펴 보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꼭 가족이 문제가 있어서 살펴본다기 보다는 가족들이 이런 위기 상황을 어떻게 하나의 집단으로 헤쳐나갈 것인지를 함께 살펴 보는 것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불행하게도 적지 않은 가족들이 이런 과정에 대해서 불편하게 생각한다. 어른들 즉 부모님들은 많은 경우 자신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하고 치료사들과 어른 대 어른의 관계로만 만나려고 하지 치료사와 환자로서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 어쩌면 청소년 환자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는 환자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이런 경우 부모의 눈을 떠주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한 가정내에서 청소년이 ‘문제아’로 되어 버린 것 뿐만이 아니라 ‘문제아’로 남아 있겠 되는 것이 꼭 그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유지하는 가족 전체의 힘이 있었기 때문인 것처럼 그 청소년을 바꾸려고 하면 전체 가족 집단에서 거부반응이 생길 수도 있고 자신들이 굉장히 위협을 당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소아 청소년 정신보건 분야에서는 가족 치료가 무척 중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무척 진행되기 어려운 과목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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