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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23 아이하고 어떻게 놀아줄 것인가?
코리안위클리  2015/02/11, 08:12:02   
▲ 자신의 부모와 즐겁게 놀 수 있는 아동은 다른 사람들과 잘 놀 수 있고 나누는 생활을 배울 수 있다.

평소 부모와의 절제있는 놀이 통해 참고 나누는 마음 길러야

한국의 놀이 치료사들과 이야기 해 보면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특색은 아동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놀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아동이 즐겁게 놀 수 있다는 점은 아주 고무적인 싸인이다. 아동이 스스로 외로움이나 괴로움을 달래기 위해 노는 것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주체가 되어 즐겁게 놀이를 즐기는 것은 좋은 능력이다. 하지만 어떤 어머니나 치료사는 아동이 즐겁게 노는 것 만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즐거움 만을 추구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치료사는 아동이 잘 놀 수 있도록 규칙도 어겨가며 놀이에서 이기도록 돕고 자신의 주체를 잃어 버리면서까지 아동이 놀이를 계속하도록 노력한다. 이유를 물어보면 아동이 게임에서 지면 흥미를 잃어 버리고 더 이상 놀이를 하지 않게 돼 치료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모가 아동과 같이 있을 때 놀아 주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들이 원할 때마다 원하는대로 놀아줄 수는 없다. 어쩌면 때론 그들이 부모를 비롯해 주위에 있는 대상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줄 수 없다는 데서 오히려 성장의 원동력을 찾을 수도 있다.
대개의 경우 한국에서 부모들은 무척 바쁘기 때문에 강박적으로 어떻게 하면 자녀들과 노는 절대적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이렇게 부모들이 ‘애들과 잘 놀아 줘야 되는데..’, ‘내가 바빠서 애하고 잘 못 놀아 줘서 애가 이렇게 되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지불해서라도 내 애하고 잘 놀아줄 사람을 찾게 된다.
이런 경우에 자녀가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놀이치료를 시키는데 집중하게 됨으로써 어쩌면 잘못된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 어린이가 발달시기상 추구하는 것은 자신들이 항상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절대적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 이러한 마음을 성숙시키는 것은 자신의 마음대로 세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놀이’를 통해서 알아가는 것이 성장의 일환이다. 결과적으로 놀이 과정을 통해서 아동이 좌절하는 경우도 있고 가기 싫어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집에서 자녀들에게 ‘안된다’를 반복하면서 놀이치료실에 데리고 오면서 ‘된다’만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아동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 올까?’는 한번쯤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애기가 태어나서 엄마는 거의 본능적으로 애기와 놀아주기 시작한다. 이 시기의 놀이는 어쩌면 매체를 이용한 놀이가 아니라 엄마와 애기의 몸을 통한 놀이 즉 상호작용이 주된 형태다. 생물학적으로 애기는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반응해 주는 것에 집중하도록 태어났고 또한 이런 반응 중에서도 똑같이 자신의 감정에 반응하는 ‘사람’을 찾아 다니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애기 원숭이가 따뜻한 털로 만든 엄마 인형을 쇠로 만든 인형보다 선호하는 것은 유명한 연구 결과고 애기가 자신이 울고 있는데 웃는 얼굴을 보면 고개를 돌리고 회피하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의 놀이란 엄마가 애기의 마음 상태를 읽어주고 똑같이 반응해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시기의 애기는 발로 차면 움직이는 모빌 등에 관심을 가지고 논다. 그러나 생후 3개월이 시작가면서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대상에게는 흥미를 잃어가고 조금씩 자신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대상에게 관심을 가진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시기의 엄마들은 본능적으로 이런 변화를 알아차리고 아기의 표정을 약간 변형시켜서 반응해주고 약간씩 놀리는 반응을 해 줌으로서 애기와 재미를 찾는다.
이렇게 엄마와 직접 몸으로 혹은 눈으로 주고 받는 상호 작용 놀이를 하다가 비로소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한다. 이렇게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한 발달 과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장난감을 어떻게 가지고 노느냐가 아동이 잘 발달하고 있는가를 나타내 주는 척도다.
정상적으로 성장한 아동은 생후 1년 이전에 곰 인형이 엄마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서 엄마가 자기 바로 옆에 없더라도 인형 같은 것을 안고 있음으로써 자신의 외로움이나 불안을 달랠 수가 있다. 이것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동이 자신이 엄마가 아니지만 엄마 같은 인형을 안고 있음으로써 자신의 불안을 달래려고 한다는 점에서 엄마와 떨어져서 이제는 외부세상을 탐색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
물론 이 단계에 오기까지 지속적으로 놀아준 엄마의 존재가 중요한 것은 물론이다. 이전까지 몸으로 엄마와 직접적으로 노는 상호작용이 충분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이별의 준비단계는 잘 형성되지 않으며 또 늦게 온다. 실제적으로는 엄마한테서 애가 잘 떨어지지 않는다든지 아니면 학교에 가서 적응이 잘 안 되는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 문제는 아동이 9살 10살이 된 시기에 치료사나 부모가 생후 1년 이전에 엄마가 했음직한 반응을 하는 것이 이러한 발달 단계를 거꾸로 거슬러서 따라잡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엄마는 자신의 엄마에게서 배웠던 놀이를 무의식적으로 기억하여 애기를 출산하고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놀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이 힘들어 질 경우가 있다. 우울증이 있다든지 가정폭력이 있다든지 남편의 지원이 없다든지 등등. 엄마가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주위에서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에 한국에서는 이런 것과 발맞춰서 아동을 무조건적인 치료하기 보다는 엄마와 자녀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많은 애로 사항이 있긴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엄마가 아이들과 절대적인 시간을 가지는 것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본다. 다만 이렇게 해서 남은 시간을 엄마아빠가 어떻게 아이들과 보낼 것인가가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부모들이 공부를 절대적으로 강조한다. 노는 것 보다는 학습하는 것이 아동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이 경우 아동이 놀이에서 부모와 ‘재미’를 느끼는 경험은 하기 힘들다.
놀이에서는 ‘재미’가 중요하다. 놀이는 부모에게 어쩌면 유일하게 자신 또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경험을 주기도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주는 과정을 겪고 즐거움을 나누다 보면 애착 또한 좋아지고 가정의 화목도가 증가한다. 아동은 그러한 심리적인 안정감을 바탕으로 학교라는 집단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며 공부 또한 잘 해 나갈 수 있다. 이것은 필자가 추측으로 하는 얘기가 아니며 이미 여러 조사 연구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어떻게 놀아 줄 것인가?’라는 질문은 ‘누구랑 재미있게 놀 것 인가?’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부모들과 즐겁게 놀 수 있는 아동들은 다른 사람들과 잘 놀 수 있고 나누는 생활을 배울 수 있다. 재미있게 노는 것은 아동의 전능감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대상과 재미를 나누기 위해서 자신이 참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며 그러한 인내를 통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해야 한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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