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전체기사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24 시험 스트레스
코리안위클리  2015/02/25, 08:36:33   
▲ 시험이 청소년들에게 주는 의미는 어마어마 하다. 단순히 공부를 잘한다 못한다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집안의 천덕 꾸러기로 전락할 것인가가 달려있다.

결과에 올인하지 말고 자존감 유지하면서 다음 준비하는 여유 가져야

처음 영국에 왔을 때는 영국학생들은 시험 스트레스가 한국 보다 덜하다고 생각했으나 요즘 들어서는 여기도 한국 못지 않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다만 스트레스를 어느정도로 어떻게 표시하느냐가 다를 뿐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GCSE를 준비하는 학년에서 환자들이 많고 또한 이맘 때 모의고사(mock exam)를 마치고 본격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이 우울증이나 불안증으로 클리닉을 찾아 온다. 조금 일찍 이런 스트레스가 시작되는 학생들도 있어서 Yr 10부터 학교가기를 싫어 하고 실패를 두려워 하는 무서움증이 생긴다. 그래머 스쿨이나 사립학교를 다니는 학교 학생들은 당연히 이런 문제가 많이 생기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두려움이나 불안이 많다. 이런 문제는 사실 누구나 생기는데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고 어떤 개인적인 힘 (resilience)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어떤 학생은 무난히 넘어가고 어떤 학생은 자해를 한다든지 공황장애나 공포증 등등이 생긴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부모와 헤어지고 자신이 혼자서 살아가야 한다는 자각이 생기기 시작한다. 현대 사회에서 자신이 자긍심과 생활력을 유지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를 진학해서 좋은 직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영국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 정부가 국가의 복지 시스템에 의존하지 말고 개개인이 열심히 공부하고 일을 해서 자신이 스스로의 인생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계몽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도 이제는 옛날처럼 실업 수당에만 의존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런 환경적 변화도 청소년들을 좀 더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또한 상당수 부모들은 자식들이 공부를 잘 하는 것에서 대리만족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사회적 위치가 낮은 사람들 중에는 자식이 공부를 잘 하는 것이 마치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는 것처럼 생각하여 자녀를 지나치게 독려한다거나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인생의 명제로 삼는 부모마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험이 청소년들에게 주는 의미는 어마어마 하다. 단순히 공부를 잘한다 못한다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집안의 천덕 꾸러기로 전락할 것인가가 달려있다. 마치 그 결과에 따라 자신의 모든 운명이 결정되듯이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부담이 클 수록 자신이 가진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가 힘들어 지며 또한 이런 부모에 대한 숨겨진 증오심이 있을 때 오히려 복수의 일환으로 서서히 시험을 망치기도 한다.
한인들 중에서 많은 부모는 ‘애들이 영국에서 적응을 잘해서’ 영국에 남았다고 이야기 한다. 이 말은 애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잘 했다는 말인 경우가 많고 즉 애들이 공부를 못하면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영국에 남은 이유가 없다는 말이 된다. 청소년이 아니라 초등학교 나이의 학생이라 하더라도 부모가 말을 하든 하지 않든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알고 있고 자신이 의식을 하든 하지 않든 굉장한 부담감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부닥치게 되는 많은 일 중의 하나 일 수도 있다. 다만 어떤 학생은 그 기대에 부응하여 좋은 대학을 진학하고 또 어떤 학생은 실패하기도 한다.
첫번째 실패는 사춘기가 들어서면서 시작되는데 그때까지 말을 잘 듣고 공부도 곧잘 하는 애가 바뀌었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그 다음은 A level을 들어가서 직접 대학진학을 앞둔 상황에서 생기는데 그전까지 공부를 잘 하던 애가 점점 처지기 시작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당시 많은 당사자들은 공부에 대해서 회의를 가지기도 하고 자신의 인생이 동료 영국 애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던 것이 갑자기 부질 없게 느껴 지기도 한다. 물론 이 밑바닥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엄청나게 강한 경우가 많고 자신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이 깔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모든 것을 다 마치고 좋은 대학을 들어갔다고 해서 모든 걱정이 끝나느냐 하면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떤 학생은 성인이 되어서 부모와 아주 단절된 삶을 살기도 하고 그전까지 온갖 노력을 쏟아 부었다는 부모는 갑자기 찾아 오는 상실감에 힘들어 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는 어떤 각도에서 본다면 ‘내가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또 ‘내가 부모 그리고 가족내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등등 자신의 가치에 대한 스트레스이다.
청소년의 발달 과제가 독립이라면 시험이 얼마나 이들에게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고 시험에서 실패하는 청소년이 얼마나 자신의 아이덴티티 확립에 어려움을 겪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어쩌면 시험말고도 자신이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재주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 꼭 필기 공부만이 아니라 예술이나 스포츠로써 자신의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고 좋은 교우 관계는 자존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
이런면에서 볼 때 공부에만 너무 올인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시험은 잘 칠 수도 있고 못칠 수도 있다.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을 때도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하면서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필자가 경험했던 우울증이나 불안증으로 고생한 청소년들은 모두 다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상태였다. 물론 병적인 상태에서 자신의 자존감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부모가 오랜전부터 잘 하는 것을 칭찬하는 분위기라는 보다는 못하는 것을 걱정하고 다그치고 있었다. 이런 경우 불안은 청소년 혼자에게만 있는 것인 아니라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겪어야만 하는 것이며 이런 집단 불안증에서 헤어나기는 더욱 어렵다. 아버지와 떨어져 사는 기러기 가족들에게서 이런 불안이 더 심한 것은 물론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전기 가스비 연 £200 절약법 2015.02.25
가격 비교 사이트 통해 싼 공급업체 찾아야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39 그와 싸울 때도 나는 기도했습니다 2015.02.25
“I prayed during training, I prayed when I got into the ring, I prayed when I was fighting..
청소년과 정신건강 24 시험 스트레스 2015.02.25
결과에 올인하지 말고 자존감 유지하면서 다음 준비하는 여유 가져야
관광비자로 가서 워크비자로 전환 가능한지 2015.02.25
Q: 방문비자로 영국에 와서 영국내에서 주재원비자로 전환이 가능한지 궁금하다. A: 불가능하다. 방문비자는 관광만 하고 귀국해야 한다. 즉, 방문(무)비자 소지자..
영국 무접촉 카드 사용 급증세 2015.02.18
런던 교통비 지불 등 편리·신속해 작년 대비 3배 늘어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31일 서머타임 시작
한국 연극의 글로벌 진출 : 교..
안정감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