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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40 조국에서 버림받은 태권도 영웅
코리안위클리  2015/03/26, 22:11:03   
▲ 쿡의 영국대표 시절 모습(위). 그는 과연 다시 영국대표로 돌아 올 수 있을까? 2008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억울하게 패한 후 눈물을 흘리는 쿡(아래). 당시 그는 불과 17살 이었다. 한편 쿡은 2014 올해의 남자선수 부분에서 한국의 이대훈(63kg급)의 30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5표를 획득했다.

“I love my country. I love my sport. I don’t think that I could have done any more in terms of my performance. The Olympics, and especially a home Olympics, would have been the pinnacle of my career. I feel totally devastated. I wish all of the athletes the very best of luck - that includes Lutalo Muhammad.” -Aaron Cook- (고등법원에 소송을 포기한 쿡의 언론과의 인터뷰 중에서)

세계 최강을 자랑했던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 출신인 안현수는 대한빙상경기연맹과의 갈등과 쇼트트랙에 자리잡은 뿌리깊은 파벌의 영향으로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그 후 소치에서 열린 2014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대표로 나온 빅토르 안은 2006 토리노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번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그의 새 조국 러시아에 커다란 기쁨을 선사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안현수를 퇴물로 취급했던 한국남자대표팀은 소치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하며 최악의 부진에 빠지게 되며 이러한 충격은 한때 한국사회에 커다란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안현수와 같이 영국에도 조국에서 버림받은 스포츠 영웅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애런 쿡(Aaron Cook)이며 그는 세계적인 태권도 스타이다.

쿡은 토마스 하디의 소설 ‘캐스터브리지의 시장’ (필자 주: 캐스터브리지는 가공의 이름으로 실제배경은 하디가 살았던 도체스터이다)의 배경 도시인 도체스터 출신으로 그는 태권도 선수로 성공하기 위해 중등학교 졸업 자격시험인 GCSE를 포기한다. 그 후 태권도 선수로 좋은 성적을 내던 쿡은 2008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안은 중국선수에게 석연치 않게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하게 된다. 그러나 쿡은 절치부심의 노력 끝에 2009년 월드 태권도 투어에서 세계챔피언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하며 마침내 2010년에는 80kg급에서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한다.

하지만 쿡은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예상치 않게 1라운드 경기에서 패한 후 영국태권도협회의 훈련 프로그램을 떠나기로 결정하고 스폰서의 도움으로 코치를 고용해 자신만의 프로그램에 집중한다. 홀로서기에 나선 쿡은 그 후 유럽선수권대회를 2연패 하는 등 여러 번의 국제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2012 런던올림픽을 몇 달 앞두고 다시 한번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다. 그러나 영국태권도협회는 런던올림픽에 나설 영국대표로 세계랭킹 1위인 쿡을 제쳐두고 당시 세계랭킹 59위인 루탈로 무함마드(Lutalo Muhammad)를 선정해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한다. 객관적인 지표, 경험과 상대전적에서 모두 앞서는 쿡을 영국태권도협회는 그렇게 버렸다.

▲ 쿡 대신 올림픽 대표에 선정된 무함마드는 대표선발 과정 논란의 여파로 욕설 등이 들어간 항의 메일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한편 그는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다.

▲ 쿡 대신 올림픽 대표에 선정된 무함마드는 대표선발 과정 논란의 여파로 욕설 등이 들어간 항의 메일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한편 그는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다.

이렇게 불투명하고 객관적이지 않은 대표선정기준을 적용한 영국태권도협회는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했으며 이러한 납득하기 힘든 결정으로 인해 언론매체와 대중은 이 사건에 많은 관심을 보이게 된다. 한편 영국체육회(BOA, British Olympic Association)는 쿡 대신 뽑힌 무함마드 선발 결정에 대한 승인을 처음에는 거부했으나 결국은 이를 승인하게 된다. 이에 쿡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 Court of Arbitration for Sport)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를 원했으나 영국체육회의 거부로 무산된다. 쿡은 올림픽을 향한 마지막 희망으로 고등법원에서 부당한 결정에 대해 호소하려 하지만 촉박한 시간과 법원에는 스포츠와 관련된 분쟁의 전문가가 없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너무나 많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소송도 포기하게 된다. 세계태권도연맹도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의식해 조사에 들어가나 시간상 올림픽 전에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해 쿡의 런던올림픽 출전 꿈은 영원히 사라진다.

그렇다면 영국태권도협회는 왜 이렇게 논쟁을 일으키는 결정을 내렸을까? 협회의 일관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팬들은 쿡이 협회의 훈련 프로그램을 떠난 이후 그들은 이를 자신들이 무시당한 것으로 간주했고 이로 인해 쿡은 협회로부터 미운 털이 박혔다고 믿고 있다. 올림픽 후 쿡은 영국태권도협회의 현 집행부 밑에서의 영국대표로 뛰기를 거부하고 맨섬(Isle of Man)의 대표로 국제대회에 나가 다시 한번 유럽선수권에서 우승하는 등 좋은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2016 리오올림픽에서 영국대표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느낀 쿡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2014년 에 몰도바의 국적을 얻었고 이를 세계태권도연맹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몰도바 대표로 리오올림픽 출전이 확실시 되고 있다.

 ▲ 쿡과 그의 여자 친구 비앙카 웍던. 웍던은 영국대표로 한때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갔던 실력파 선수인데 영국언론은 이들을 ‘Golden Couple’이라 칭했다.

▲ 쿡과 그의 여자 친구 비앙카 웍던. 웍던은 영국대표로 한때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갔던 실력파 선수인데 영국언론은 이들을 ‘Golden Couple’이라 칭했다.

쿡은 자신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좋은 조건을 내세운 터키, 프랑스 등 여러 나라의 구애를 마다하고 그는 자신과 전혀 연관이 없는 동유럽의 소국 몰도바를 새 조국으로 택한다. 그러한 이유로 쿡은 자신으로 인해 새 조국의 기존선수가 올림픽 출전의 꿈을 포기 안 당하기를 원했으며 몰도바가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켰다 한다. 이러한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인 쿡은 그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자신의 조국과 태권도를 사랑하며 최선을 다해 세계최고가 되었으며 여자친구이자 영국태권도 대표인 비앙카 웍던과 올림픽에 같이 출전하고픈 소박한 꿈을 가진 청년이었다. 그러나 영국태권도협회는 쿡이 단지 자신들의 훈련 프로그램을 떠났다는 이유로 (쿡은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기량이 발전했는데도 불구하고)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요즘 한국 내에서도 많은 논란을 일으키는 ‘갑의 횡포’를 보여주었다. 또한 영국태권도협회는 자신들의 페이스북 홈페이지에서 부당함에 항의하는 영국 대중들의 글을 무단으로 삭제하고 그들의 글쓰기 권리까지 박탈하는 슈퍼갑의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영국태권도협회의 전혀 납득할 수 없는 갑질 논란은 일반 영국대중의 공분을 쌓아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권도의 명성에도 흠집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2008 올림픽에서는 홈팀인 중국선수한테 억울한 판정으로 메달을 놓쳤으며 2012 올림픽에서는 자신의 조국으로부터도 버림받는 세계랭킹 1위이자 비운의 주인공 애런 쿡. 그는 과연 새 조국 몰도바에 올림픽 첫 금메달이자 태권도 종목 최초의 메달을 선사할 수 있을까? 많은 팬들은 쿡의 외로운 싸움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런던대학교 (Birkbeck) 경영학 박사
셰필드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런던대학교 (SOAS) 정치학 학사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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