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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27 선거를 앞둔 소아 청소년 정신보건 서비스
코리안위클리  2015/04/15, 07:45:58   
▲ 이전에는 크게 정신적인 문제가 없이 안전에 위험이 있는 청소년들을 구청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집이나 시설로 보내곤 했지만 예산 삭감으로 이런 시설들도 거의 모두 문을 닫아 병실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소아 청소년 정서 지원 문제 좀 더 많은 투자 해야

영국에 오래 사신분은 잘 아시겠지만 영국에서 선거할 때 항상 나오는 단골 메뉴가 NHS이다. 어쨌든 영국인들이 가장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가장 골치아파하는 문제 임에는 틀림없다.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의료비가 날로 비싸지고 있는 상황에서 높아만 가는 대중들의 의료 기대치에 안팍으로 각종 문제들이 날로 산적해만 간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소아 청소년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소아과 의사들도 행동문제가 있는 아동이나 신체 질환에 동반하여 심리 문제가 생기는 아동들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치료 지원이 있었는데 이제는 눈씻고 찾아봐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의료 서비스에서 정신보건은 사실 제일 밑바닥에 있고 그중에서도 소아 청소년은 특히 더 천대를 받는다. 그래서인지 선거를 앞둔 싯점에서 여러가지 정치인들이 소아 청소년 정서 지원 문제에 대해서 좀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신문에도 나온 이야기 이지만 전국적으로 입원 병실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응급상황에서 입원시켜야 할 청소년이 발생하지만 근처에 입원 시설이 없어서 맨체스터나 스코틀랜드까지 가야 하는 현실에서 대개의 경우 부모들은 집에서 애들을 데리고 기다리다가 근처 병원에 병실이 나면 입원 시킨다. 많은 경우에 정신과 입원은 자살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부모가 교대로 자녀를 감시(?)하거나 보호하느라 직장에 가지도 못하고 환자들은 환자대로 괴로워하기 때문에 지역 사회 센터에서 받는 고충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보호자들도 변호사를 불러 온다 어떡한다 해도 절대적인 병실부족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별다는 뾰족한 방법이 생기지는 않는다.
사실 이전에는 구청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집이나 시설들이 있어서 크게 정신적인 문제가 없이 안전에 위험이 있는 청소년들은 이런 곳에 보내곤 했지만 예산 삭감으로 이런 시설들도 거의 모두 문을 닫아 병실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정부에서 이러한 상황을 타개 하기 위해서 궁리한 것이 ‘민영화’인데 아직까지 보건 분야에서는 잘 먹히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병실중에 상당수는 NHS가 아니고 사설 기관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병원들이 있다. 이러한 시설은 NHS에서 환자들을 받아서 입원시켜 주고 대신에 돈을 담당 지역 NHS에서 받는다. 그런데 치료비가 턱도 없이 비싸서 소아 청소년의 경우는 환자 입원비가 하루에 100만원 이상, 한달이면 3000만원은 훌쩍 넘을 것이다. 당연히 지역 NHS에서 사설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나면 병원비 지불이 엄청나게 늘어나기 때문에 입원을 가급적 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사설 병원의 경우에는 반대로 가급적 환자를 퇴원시키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때론 갈등이 일어나게 된다.
만약 보호자가 환자의 입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 즉 예를 들어서 집에 애도 많은데 병원에 입원한 딸은 평소에도 너무 말을 안듣고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누가 좀 대신 문제를 통째로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사설 병원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몹시 마음에 들어하며 퇴원을 가급적 미루는 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입원하고 있는 청소년의 입장에서도 집에서 늘 야단치는 부모하고 있는 것 보다는 병실에서 편안하게(?) 있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병원에는 간이 학교도 있고 여기서는 숙제도 많지 않아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이기 때문에 학교에 힘들게 등교해서 동료들과 부대끼는 노력을 안해도 되니까 자꾸 자신이 위중한 환자라고만 생각하여 자신의 증상을 과장(?)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쯤되면 환자를 가급적 빨리 퇴원시켜서 집과 학교로 되돌려 보내려는 지역 NHS 팀은 공동의 적이 되어 버리며 청소년이 ‘죽고 싶다’는 말을 반복하면 거기에 포로가 되어서 꼼짝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소아 청소년의 입원은 몹시 복잡하면서도 미묘한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되지만 신문지상에서 병실이 부족하다고 떠들어 대면 보호자들이 컨설턴트를 만날 때 이미 자기들 돈 아끼려고 입원 안시켜 준다고 생각해서 몹시 화부터 내는 부모들도 있다.
이러한 재정적인 문제를 앞두고 의사로서 항상 하는 고민은 ‘과연 내가 최선의 진료를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경험한 너무나 비합리적이고 비 윤리적이기까지 한 의료 제도에 환멸을 느끼고 영국에 왔지만 어떤 면에서는 영국도 비슷하게 닮아가는 것 같아서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을 지울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과잉진료’에 치여서 의사나 환자들이 고생한다면 영국에서는 ‘과소 진료’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NHS는 자동차로 치면 벤츠같은 고급차가 아니고 트럭 쯤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그 트럭을 타면 죽이되든 밥이 되는 A장소에서 B장소까지 이동시켜 준다. 하지만 나머지 승차감은 버려야 한다. 문제는 겉으로는 고급차로 보이는 차도 엉터리가 많다는 점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NHS에 정말로 뛰어난 의사들이 많지만 일반 사람들은 자신이 돈을 내는 private 진료를 하면 훨씬 나은 의사를 만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NHS는 국가가 보증하는 진료 서비스이기 때문에 의사 검증이 철저하고 관리가 더 엄격할 수 있다. 겉으로는 건물도 다 쓰러지고 때가 덕지 덕지 묻어 있을지 몰라도 의료는 스탠다드이다. 하지만 ‘최고’는 아니다. 사실 의료가 ‘최고’이어야만 하는가? ‘최고’란 무엇인가? 좀 더 많은 생각을 요하는 부분이긴 하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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