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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28 화를 못참는 아이
코리안위클리  2015/04/29, 06:30:17   
▲ 많은 부모들은 폭력행동을 하는 자녀에 대해 최선을 다한 양육과 훈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책에 나오는 갖가지 방법을 다 써봤기 때문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폭력행동 하는 청소년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부모교육

얼마전 근처에서 일하는 카운셀러에게서 급한 연락이 왔다. 중학교 다니는 여학생과 어머니와 상담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학생이 엄마하고 같이 못살겠다고 짐을 싸서 따로 살고 있는 아버지한테로 가버렸다는 것이다. 엄마는 울면서 자신은 딸이 잘못될까봐 집에 오는 시간을 지키라고 이야기 하고 동생과 싸우면 말린 잘못 밖에는 없는데 딸이 너무 엄마 마음을 몰라준다고 서럽게 운다. 딸은 엄마만 보면 화가 치밀고 아빠도 싫지만 엄마보다는 그나마 나아서 거기로 옮겼다고 한다. 카운셀러가 필자에게 연락한 이유는 그 여학생이 상담하는 도중에 동생도 죽었으면 좋겠고 엄마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서 사고의 위험성이 의심돼서 연락했다고 한다.
이혼을 한 뒤에 헤어져서 살고 있는 부모와 틴에이저가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청소년들이 방황을 하기도 하고 행동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물론 그래서 상담을 한 것이지만. 이 경우는 대개 심리적으로 십대청소년들이 상처를 받고 자존감이 낮아졌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카운셀링을 시작한 것 같았다.
화를 못참고 폭력행동을 하는 청소년에게 지금까지 가장 효과적으로 증명된 치료는 무엇일까? 사실 리서치 결과를 보면 부모교육이라고 나와있다. 물론 많은 부모들은 이러한 얘길 듣기 싫어 한다. 대부분 본인들은 최선을 다한 양육과 훈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책에 나오는 갖가지 방법을 다 써봤기 때문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적절한 부모노릇을 못한다는 것은 자신의 애에 대한 권리를 잃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아주 거세게 항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여학생의 경우에는 엄마가 카운셀러랑 아주 오랫동안 만나면서 어떻게 틴에이저에게 훈육할 것인가를 의논해 왔었는데 오히려 탈이 나서 이제는 딸이 아빠에게 가겠다고 하니까 난리가 난 것이다.
엄마는 아주 오랫동안 자신의 딸에게 무언가 이상이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딸이 자폐 경향이 있어서 사람 말귀를 잘 못알아 듣고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없어서 행동이 항상 거칠기만 하고 훈육이 안된다고 한다. 필자가 진찰을 해보니까 표정도 풍부하고 이야기할 때도 조리있고 적절하게 손발을 사용해서 설명을 잘 한다. ‘이런 애가 어떻게 자폐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까?’라고 속으로 생각하는데 카운셀러는 자신들이 여러가지 예비 조사를 했는데 자폐증이 강력하게 의심이 된다고 한다. 그게 여러모로 카운셀러나 엄마에게 편한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했는데도 안되고 저렇게 했는데도 안된다고 생각하면 애한테 이상이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그러나 이전에도 이야기 했듯이 자폐증은 스펙트럼이기 때문에 진단이 될 정도로 장애가 심하지 않더라고 한두 가지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이 여러가지 환경 요인에 따라서 행동문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우리가 옛날부터 생각하듯이 엄마가 아동들의 특색에 맞게 양육을 하고자 하지만 서로의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경우나 주변에 사고가 있거나 등등의 이유로 인해서 문제가 나타난다고 보는게 더 맞겠다.
어쨌든 두번째 만나서 더 이야기를 들어 보니까 이 여학생은 정리를 원래 잘 못하는데다가 방도 엉망이고 거의 매일 뭘 잃어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늘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야단을 맞았다고 한다. 본인의 얘기로는 학교에서 늘 공상을 하고 있고 집중이 안된다고 한다. 즉 주의력 결핍의 증상이 많이 보였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뭘 자꾸 흘리고 다니고 까먹어서 부모가 야단치는 일이 많았는데 중학교를 들어 가면서 야단을 치면 격렬하게 반응을 하고 조금 이라도 화가 나면 물건을 부수거나 집을 나가버린다는 것이다.
주의력 결핍의 증상 중에는 충동조절 장애가 있는데 이런 양상을 보면 충분이 약물을 써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물 투약을 권유하였다. 중요한 사항은 그 다음인데 부모나 카운셀러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에게 이런 행동 문제가 모두다 주의력 결핍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주지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팔이 짧거나 다리가 길거나 하는 것이 우리의 전체 신체의 기능을 모두 다 설명하지는 못한다. 물론 부분에서 생기는 문제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는 있겠지만 근육이 약하다거나 키가 작다거나 크다거다 손발이 크다거나 작다거다 하는 모든 것들이 신체의 운동에 영향을 준다.
마찬가지로 주의력이 다른 사람보다 떨어진다고 해서 꼭 그 사람이 화를 잘내거나 문을 차거나 하지는 않는다. 많이 알려진 사실은 이러한 화를 조절하는 기능이 떨어진 아동들은 아기였을 때 부모와의 관계가 불안정한 아동이 많다는 것인데 이러한 아동들이 또한 모두 주의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문가를 찾아 오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답’을 찾는다는 것이다. ‘당신아이가 이런 것은 이런 병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런 것이다. 물론 부모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임상적 진단을 찾아 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러 복합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균형잡힌 시각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들은 주의력 결핍이나 아스퍼거 이런 것은 모두 다 의사가 만들어낸 것이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특히 이혼한 부부같은 경우는 같이 살고 있지 않는 부모(주로 아버지들)가 엄마들이 양육을 잘 못해서 그렇다고 비난한다. 이런 극단적 사고를 경계하는 것도 또한 임상가들이 해야 할 일 중의 하나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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