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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42 The Fabulous Four
코리안위클리  2015/05/20, 06:21:19   
▲듀란(좌)과 레너드(우)의 두 번째 대결은 ‘No Más Fight’라 불리며 유명세를 타는데 이는 파나마 출신의 듀란이 8라운드 말미에 레너드에게 등을 돌리면서 주심에게 다가가 No Más(스페인어로 no more를 뜻한다)라 말하며 기권을 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지난 5월 2일 세기의 대결이라 불리며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아온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복싱 경기는 모든 이의 바람과 다르게 세기의 졸전으로 끝을 맺었다. UFC로 대변되는 종합격투기에 밀려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복싱계는 경기전의 엄청난 관심을 바탕으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싶었지만 세기의 대결은 12라운드 동안 댄스만 하다 끝나고 말았다. 쇠퇴해가는 복싱에 사망선고를 날린 이 경기를 보며 오늘은 80년대에 ‘The Fabulous Four’(이하 F4로 표기)로 불린 위대한 4명의 선수가 벌인 라이벌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1980년대의 복싱은 알리의 은퇴로 인해 새로운 영웅을 찾는 시기였으며 이러한 시기에 나타난 마이크 타이슨은 86년에 챔피언이 되며 몰락해 가는 헤비급의 구세주 같은 역할을 했다. 헤비급에 타이슨이 있다면 중량급에는 F4가 있었으니 그들은 로베르토 듀란, 슈가레이 레너드, 마빈 헤글러와 토마스 헌즈였다. 이 4명의 복서는 돌아가면서 맞붙는데 80년에서 89년까지 9번의 멋진 경기를 하며 복싱 황금시대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F4의 첫 번째 경기는 웰터급 챔피언인 레너드와 듀란의 경기로 치열한 접전 끝에 듀란이 근소한 판정승을 거두게 되나 두 선수간의 쌓인 감정으로 인해 곧바로 재대결이 성사된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듀란이 경기를 포기해 레너드가 TKO승을 거두는데 기권 전까지 심판진의 점수는 레너드가 근소한 차로 우세했다고 한다. 이 후 듀란은 83년과 84년에 각각 헤글러와 헌즈에게 차례로 패하게 되고 89년에는 레너드와 3번째이자 마지막 경기를 벌이는데 이 경기 역시 판정패로 끝나게 된다. 듀란은 16살에 프로에 데뷔해 50살에 은퇴하기 전까지 무려 120번의 경기를 하여 104승(69KO)을 기록한 전설적인 복서로 그의 전기 영화인 ‘Hands of Stone’(필자 주: 돌주먹은 듀란의 애칭으로 이 영화에는 로버드 드 니로 등이 출연하다)이 올해 말에 개봉될 예정이다.

레너드는 빠른 발과 화려한 테크닉을 가지고 있는 링 위의 예술가 같은 선수였으며 사실 그의 본명은 레이찰스 레너드인데 아마추어 대표시절 코치가 그를 가리켜 “sweet as sugar”라고 호칭한 것을 계기로 슈가(sugar)라는 애칭을 가지게 된다 (필자 주: 레너드의 이름과 복싱스타일 때문에 위대한 복서였던 슈가레이 로빈슨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도 있다). 레너드는 1976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은퇴하나 경제적인 문제로 프로 복싱에 입문하게 된다. 프로 선수로서도 레너드는 천재성을 발휘하며 79년에 WBC 웰터급 챔피언에 오르고 듀란과의 대결을 거쳐 81년에는 헌즈와 웰터급 통합 타이틀 전을 벌인다. ‘The Showdown’이라 불린 이 유명한 경기에서 레너드는 32승(30KO) 무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는 헌즈를 맞아 경기 중·후반에 고전하게 되는데 당시 레너드의 코치인 안젤로 던디(필자 주: 젊은 시절의 알리를 훈련시키고 알리의 거의 모든 전 경기를 함께 한 이 전설적인 코치는 레너드를 “a smaller version of Ali”라고 칭했다)는 13회를 시작하는 레너드에게 “You’re blowing it, son! You’re blowing it!”라는 유명한 말을 하게 된다. 점수에서 뒤지고 있으며 왼쪽 눈이 심하게 부은 레너드는 이후 헌즈를 13회와 14회에 거칠게 몰아붙이고 결국 14회 TKO승을 거둔다.

▲ 헤글러(우)와 헌즈(좌)의 1985년도 경기는 복싱 역사상 가장 위대한 3라운드를 보였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이 경기를 통해 두 선수는 슈퍼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 헤글러(우)와 헌즈(좌)의 1985년도 경기는 복싱 역사상 가장 위대한 3라운드를 보였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이 경기를 통해 두 선수는 슈퍼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84년에 또 다시 은퇴를 선언한 레너드는 헤글러가 12차 방어전에서 야수라 불린 존 무가비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고 그와의 경기를 계획하게 된다. 이로서 많은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리던 미들급의 절대 강자인 헤글러와 레너드의 대결이 87년도에 성사된다. ‘The Super Fight’라 불리어 졌던 이 경기에서 오랜 공백기간을 갖은 레너드에 비해 헤글러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둘의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되었고 결과는 2-1 레너드의 판정승이었다. 많은 논란을 일으킨 당시 결과에 억울했던 헤글러는 레너드와의 재대결을 원했으나 레너드는 이를 무시하며 다시 한번 은퇴를 하게 된다. 그러나 또 다시 링에 복귀한 레너드는 89년에 헌즈와 재대결을 펼쳐 무승부를 거두어 타이틀을 방어하게 되나 이 판정 역시 거센 비판을 받게 되고 결국 레너드는 헌즈가 이긴 경기라고 인정하게 된다.

Marvelous(경이적인)라는 닉 네임을 가진 헤글러는 언론이 자신의 애칭을 종종 부르지 않는 것에 불만을 느껴 아예 자신의 이름을 마블러스 마빈 헤글러로 개명하고 80년부터 87년까지 미들급 통합 챔피언을 지내며 미들급 사상 가장 높은 78%의 KO율을 기록한다. 83년에 헤글러와 F4의 첫 대결이 벌어지는데 상대는 한 체급 올려 도전하는 듀란이었으며 난타전끝에 헤글러는 판정승을 거둔다. 85년에는 ‘The War’라고 불리어지는 위대한 경기가 헤글러와 헌즈사이에서 벌어지며 두 선수는 1라운드가 시작하자 마자 치열하게 주먹을 주고 받으며 미들급 역사상 가장 멋진 3분을 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단지 8분만에 승자가 결정된 이 경기에서 헌즈는 1라운드에 이미 오른팔이 부러졌으며 머리가 찢어져 피를 흥건히 흘리던 헤글러는 헌즈를 3회에 다운시키며 복싱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 중에 하나였던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 이후 (위에서 이미 언급했던) 레너드와의 대결에서 억울하게 패한 헤글러는 그와의 재대결을 손꼽아 기다렸으나 레너드의 미적지근한 반응에 지쳐 은퇴를 선언하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액션 배우로 새 인생을 살게 된다. 후에 다시 링에 복귀한 레너드가 헤글러에게 재대결을 제의하나 이번에는 은퇴 후 새로운 삶에 만족하는 헤글러가 이를 거절해 두 선수간의 재대결은 끝내 이루어 지지 않는다.

▲ 경기 중에 일어난 수많은 포옹에 이어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포옹하는 메이웨더와 파퀴아오. 경기 후 얼굴에 상처 하나 없이 포옹하는 두 선수를 보는 팬들의 마음은 사기 당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 경기 중에 일어난 수많은 포옹에 이어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포옹하는 메이웨더와 파퀴아오. 경기 후 얼굴에 상처 하나 없이 포옹하는 두 선수를 보는 팬들의 마음은 사기 당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큰 키에 긴 리치를 이용한 스트레이트가 돋보인 헌즈는 2006년에 은퇴하기 전까지 무려 6체급에서 챔피언을 지냈다. F4의 맞대결 성적을 종합해보면 헌즈(듀란전)와 듀란(레너드전)은 각각 1승이고 헤글러는 2승(듀란과 헌즈전)을 기록했으며 유일하게 레너드만 3명의 선수에게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당시 치열한 라이벌 관계였던 F4는 서로와의 대결을 (거의) 피하지 않고 화끈한 경기를 벌여 위대함의 반열에 그들 스스로 올라갔으며 누가 더 강한가라는 복싱팬들의 원초적인 관심을 충족시켰다. 그래서 더욱 더 세기의 졸전을 본 팬들의 마음에 과거 복싱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F4가 그리워 지는 것 같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런던대학교 (Birkbeck) 경영학 박사
셰필드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런던대학교 (SOAS) 정치학 학사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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