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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30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시간여행
코리안위클리  2015/05/27, 07:06:34   
▲ 소아 청소년 영역에서 트라우마는 당사자가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부모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또 자신의 임기응변이나 적응력이 얼마나 발달했는지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어떻게 과거를 딛고 현재나 미래로 나갈 수 있는 지가 치료의 핵심

정신과 진료를 하다보면 거의 항상 환자의 과거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과거에 현재의 열쇠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과거이야기를 해야만 자신의 현재를 남에게 이해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환자 뿐만이 아니라 정신과 의사들도 마찬가지로 과거에 관심을 가진다. 과연 과q거의 어떤 사실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궁금해하고 또한 환자에게 그런 이해를 전달하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모든 환자분들이 과거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치가 떨리도록 싫어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현재하고 아무 상관이 없고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과거의 자신을 더욱 얽어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길 한다.
치료 요법중에도 정신분석 같이 과거가 현재를 알려 주는 거울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과거를 파고 드는 치료도 있고 ‘기적 요법’이라고 자신이 바라는 기적이 일어나고 10년 뒤의 자기 모습을 상상하게 해서 도움을 주는 치료도 있다.
그런데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과거’라는 단어에 너무 얽매이는 것 같다. 시간에 대한 개념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현재라는 것도 순간이 지나가면 과거가 되고 우리가 미래라고 생각하는 것도 내가 생각하는 순간에 현재가 되기도 한다.
현실이라면 우리가 시간을 잡을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는 것이며 이것은 우주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이 그 시작과 끝이 있는 이상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한다.
한국 사람들은 팔자 타령을 많이 한다. ‘내가 조금만 부잣집에서 태어 났더라도’혹은 ‘내가 첫째로 태어나기만 했더라도’ 등등 한눈에 보더라도 과거에 사로잡힌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신과 영역에서는 과거에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이 과거를 재경험하는 형태로 과거에 얽매여 있다고 생각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최근 많이 알려진 진단으로서 환자들은 플레쉬백(Flashback)이나 악몽 등을 통해 과거에 상처를 입은 고통을 현재에도 너무나 실감나게 재경험하는 좋은 예이다.
소아 청소년 영역에서 트라우마는 당사자가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또 발달 상에서 부모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또 자신의 임기응변이나 적응력이 얼마나 발달했는지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성적 학대를 경험하는 트라우마를 겪은 남자 아이의 예를 들어 보자. 일단 성적학대가 모르는 외부인에 의해서 한번 일어난 것과 잘 알고 있는 친척이나 선생님에게서 장기간 학대당한 것과는 트라우마의 정도가 많이 틀리다.
또한 그러한 사건이 부모나 사회에 알려졌을 때 어떤 조치를 당하고 어떤 보호를 받느냐에 따라서 트라우마가 잘 소화될 수도 있고 아니면 제2의 트라우마를 당할 수도 있다.
부모나 가족내의 관계가 아주 열악한 경우 이러한 트라우마가 발생하면 가족 관계가 몹시 악화되며 심한 경우는 가족이 붕괴되기도 한다. 물론 이런 경우에 트라우마가 극복되기는 커녕 더 심한 상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아동 개인의 정신적 성숙도도 회복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서 요즘 세상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아스퍼거 장애의 경우 타인의 입장에서 현상을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고 또한 흑백논리로 세상을 이해하려 하고 1+1이 항상 2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상징적인 생각 능력이 부족해서 방금 처럼 쓴 글에 대해서도 ‘왜 갑자기 산수가 나오는 거지?’라고 어리둥절해 한다. 이런 경우 선생님이 자신을 부적절하게 대했다는 것에 대해 그 상처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왜 선생님으로서 나쁜 짓을 했지? 왜 선생님인데 그랬을까? 선생님이라면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곱씹으면서 그 사람이 선생님으로서 사회적 기능을 하고 있지만 인간으로서는 다른 면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선생님들 전체를 무서워한다든가 자신을 학대한 선생님을 다른 선생님과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른 사람으로 구분하는 것을 어려워 한다든지 등등의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또한 언어 발달이 안되거나 의사 소통 기술이 발달되지 않은 아동의 경우에는 자신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언어보다는 다소 원초적인 방법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하기도 한다. 즉 엄마나 아빠 혹은 친구들을 학대당하는 사람으로 만듦으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안을 없애려 한다든지 자해 행동을 하거나 벽에 머리를 박거나 자살 시도를 하는 등등의 위험 행동을 함으로써 과거에 자신이 처했던 괴로웠던 상황을 스스로 재현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물론 어른이라도 자신의 경험을 제대로 이야기하기 힘들어한다면 이러한 극단적인 방법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
여하튼 이런 경우 당사자들은 과거에 일어났던 트라우마지만 더 이상 과거가 아니고 현재에서 생생하게 매일 경험하게 된다. 이런 경우 어떻게 과거를 딛고 현재나 미래로 나갈 수 있는지가 치료의 핵심이 된다.
소아청소년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이 부모나 보호자하고 살고 있기 때문에 환자 주위에 있는 가족들도 얼마나 트라우마를 잘 견디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만약에 부모 스스로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잘 견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녀가 비슷한 트라우마를 겪게된다면 당연히 도움주는 것이 어렵게 되고 자녀들이 PTSD상황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연구 결과로도 트라우마를 겪은 부모들에게서 난 자녀들이 트라우마를 겪을 확률이 많다고 나와있다.
이런 경우 어쩌면 그 부모의 트라우마는 세대를 건너 더 이상 과거에 있는 것이 아니고 현재에도 활발하게 스스로를 아프게하고 힘들게하는 생생한 트라우마로 경험하게 된다. 이것도 과연 스스로가 원한 시간 여행인 것인지 아니면 마치 운명의 굴레처럼 피할 수 없는 ‘과거의 되풀이’ 인지는 차분히 생각해 봐야겠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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