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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32 일하는 엄마를 둔 아동의 애착문제
코리안위클리  2015/06/24, 05:49:59   
▲ 엄마와의 안정된 애착을 위해 엄마는 직장을 그만두기 보다는 애기와 있는 시간동안 생존에 필요한 사회 적응 기술과 정서 조절기술을 어떻게 가르쳐 줄 수 있는지 신경 쓰는게 낫다.

가족간 연대감 낮고 할머니 손에 크는 문화적 특수성 크게 작용

한국에 가서 애착 강의를 하면 항상 듣는 질문이 있다. 치료사들이나 의사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인데도 엄마들은 어느덧 환자 생각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아들 딸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며 강의에서 이야기 되는 애착문제를 듣는다. 그러다 보니 자신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자녀를 직접 돌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 손에 맡겨 놓고 키워 온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한다. 예를 들어 ‘애착 장애’를 강의할 때면 혹시나 자신들의 아이가 애착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을 한다.
직장을 다니는 어머니들이 어떻게 자녀들을 돌보고 키울까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고 영국에서 이미 1970년 여성 해방운동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직장 여성 수가 늘어나면서 자녀 둔 여성이 직장을 가지는 것이 어느덧 일반화됐다. 더불어 아기들과 아동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생기게 되었고 거기에 따른 여러 탁아 시설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이런 변화는 영국만큼 오래된 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한국도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이 많이 늘어나 사회가 이런 엄마를 둔 자녀들을 돌보는 역할을 하는 기관들과 시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아주 어린 아동을 돌볼 수 있는 어린이 집을 세운다던가 약간 기형적인 형태이긴 하지만 많은 아동들은 사설 학원들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차로 학교에서부터 영어 학원으로 다음엔 태권도 학원으로 엄마가 퇴근하고 올 때까지 ‘타인의 손’에 맡겨진 채로 지내게 된다. 일반적으로 아버지들의 퇴근은 더 늦어서 엄마가 퇴근하고 난 뒤 저녁 8시나 9시에 귀가하는 것은 드문일이 아니다.
일단 이렇게 되면 평일 온 가족이 같이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 가족간의 연대감이 낮아지고 엄마와 자녀 그리고 아빠와 직장 이런 형태로 이분화 되어서 아빠의 존재감이 정서적으로 엮여있는 존재라기 보다는 ‘돈’을 벌어 오거나 ‘벌’을 내리는 등의 편협된 형태로 가족들에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많다.
또 한가지 한국에서는 ‘시댁’의 존재가 변수로 작용한다. 아기 때 돌보는 것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할머니들도 적지 않고 공부나 학원 에서 무엇을 배우는 것까지 너무 심하다 할 만큼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어린이들의 애착 문제는 이러한 문화적 특수성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애착 장애라 하면 선별적인 애착 대상을 가지지 못해서 아무에게도 다가가지 못하거나 누구에게나 막무가내로 달라붙는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이것은 집단 양육 시설 즉 한방에 20명쯤 눕혀 놓고 여러 명의 직원이 우유만 주고 애기에게 특정한 애착 대상을 가질 기회를 주지 않는 아주 열악한 시설에서 양육된 아동들에게서 발생한다.
아니면 아주 심한 학대를 당하여 불안해서 애착을 형성할 만한 엄두를 내지 못하고 멀찌기 구석에서 관계 맺길 두려워 하는 경우다. 임상적으로는 아주 드물며 필자가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해보았지만 이러한 애착 장애를 진단할 만큼 심한 경우는 역시 없었다. 다만 ‘애착 문제’가 생각되는 경우는 꽤 있었다.
이 애착 문제는 쓰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가지 각도로 해석될 수 있는데 필자는 애착 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애착 대상과의 상호 관계에서 파생되는 여러 어려움들 때문에 여러가지 정서나 행동상의 문제가 발생할 때 사용한다.
동물들은 태어나자마자 엄마들 옆에 꼭 붙어서 떨어지지 않고 엄마가 무엇을 하는지 아주 면밀히 관찰 한다. 코끼리의 예를 들면 엄마 코끼리가 젖을 먹이고 또한 밀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조심하고 어떤 길을 다녀야 되고 물은 어떻게 찾고 등등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 준다. 또한 서서히 혼자서 할 수 있도록 어린 코끼리가 감당할 만큼의 독립성을 부과하여 서서히 엄마 코끼리를 떠나서 혼자 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준다.
사람은 어떤 기술이 생존에 필요한 것일까. 사람이 동물과 틀린 것은 아주 복잡한 정서쳬계이다.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은 인간 사회에서 배척을 당하고 고립되고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다. 즉 생존에 필요한 것은 이러한 사회 기술과 정서 조절기술이다. 이것이 바로 애착 대상인 엄마들이 해줘야 할 일들이다.
아기가 태어나서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 때 엄마나 아니면 할머니가 돌보고 있으면 할머니가 아기를 안아주고 달래주는 가운데 아동은 자신의 애착 대상에게서 스스로를 ‘달래는’ 기술을 배운다.
당연히 아기를 달래주는 엄마나 할머니의 상태가 안좋으면 문제가 생긴다. 엄마가 직장에서 일이 너무 많아서 지쳐있거나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있으면 제대로 기술을 가르쳐 줄 수 없고(말은 기술이지만 내용은 물론 정서적 유대감이다) 할머니가 몸이 아프시거나 연로하셔도 이런 기능을 하기가 힘든다. 산후 우울증이나 성격장애가 있는 어머니에게서 큰 아동들이 사회성 기술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는 것은 이미 연구결과로도 나와 있다. 이런 아동들이 자라서 청소년이 되면 여러가지 행동 문제가 된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 사실 엄마와의 안정된 애착을 위해 엄마는 직장을 그만두기 보다는 애기와 있는 시간동안 어떻게 이러한 ‘기술’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지에 신경을 쓰는게 낫다. 즉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버지는 엄마가 자녀와의 이런 관계에 쓸 시간을 확보하고 정서적인 여유를 갖기 위해서 양질의 ‘외조’를 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자녀들이 청소년 시기가 되면 여러가지 문제를 많이 보일 가능성이 많다.
아동이 엄마 없이 잘 지낸다고 너무 안심할 문제는 아니다. 또한 아침에 출근할 때 혹은 저녁에 때를 쓴다고 싫어하거나 걱정할 일은 아니다. 아동이 보채고 떼를 쓰는 이유는 엄마를 애착 대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고 오든 말든 신경을 안쓰고 착하고 얌전하게 있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억누르지는 않는지 걱정해야 한다.
애착 대상이 한 명이 될 필요는 없다. 엄마와 할머니 둘이 될 수도 있고 그 이상도 가능하다. 다만 할머니의 경우에 엄마보다 한세대 앞서 태어났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아동의 청소년기에 들어갈 무렵에 할머니가 아프시거나 사망할 수도 있고 어쩌면 애착 대상의 상실을 자신이 아주 힘든 시기에 맞이해야 할 때도 있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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