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전체기사 글짜크기  |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49 스폰서쉽 - 네이밍 롸잇 (2)
코리안위클리  2015/12/23, 07:29:36   
▲ 리버풀은 창단 첫해인 1892년부터 지금까지 그들의 찬란한 역사를 홈구장 안필드에서 만들어 왔다. 새 구장을 신축하는 대신에 리버풀은 안필드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기 위해 증축 계획을 발표했고 건설비용 조달을 위해 증축하는 메인 스탠드의 네이밍 롸잇을 판매할 예정이라 한다. 이에 대해 대체적으로 리버풀 팬들은 안필드라는 구장 이름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팬들의 대대적인 저항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팬들은 보통 새로 건설한 경기장에 네이밍 롸잇을 하는 것에는 많은 거부감을 보이지 않으나 이미 존재하는 경기장에 스폰서 이름을 붙이면 강한 거부 반응을 나타낸다는 말을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바 있다.

필자가 겪은 예를 하나 들어보자.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잉글랜드 동남부의 스티버니지 FC (Stevenage; 필자 주: 4부 리그에 속한 클럽으로 현재 감독은 98/99시즌 맨유 트레블의 주역인 테디 셰링엄이다)의 라멕스 스타디움에서 런던올림픽을 대비한 마지막 평가전을 세네갈과 치른 적이 있다. 당시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현지를 찾은 필자는 축구장을 찾아가기 위해 여러 명의 지역 주민들에게 라멕스 스타디움에 대해 물어보았으나 그들은 클럽의 스폰서인 라멕스가 반영된 축구장의 이름을 아예 모르거나 아니면 설사 이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라멕스라는 이름 대신에 예전 명칭인 브로드홀 웨이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렇듯 팬들은 설사 경기장의 이름이 스폰서의 명칭으로 바뀌어도 새로운 이름 대신에 기존의 것을 계속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1976년에 창단된 스티버니지 같이 역사도 짧고 축구 성적도 특별히 인상적이지 않은 클럽의 팬들마저도 이러한데 유서 깊은 클럽 축구장의 명칭을 스폰서의 이름으로 바꾼다면 이에 대한 팬들의 거부 반응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는 클럽의 직원이나 코칭스태프마저도 스폰서의 명칭이 들어간 새로운 공식 이름 사용을 주저한다고 하는데, 예를 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관계자들도 그들의 훈련장을 스폰서의 이름이 들어간 Aon 트레이닝 콤플렉스 대신에 기존의 이름인 캐링턴으로 지칭한다고 전해진다.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소속된 20개 클럽 축구장 중에서 6곳(아스날, 본머스, 레스터 시티, 맨체스터 시티, 스토크 시티와 스완지 시티)이 네이밍 롸잇을 통한 스폰서의 이름이 들어간 명칭을 가지고 있으나 이들 축구장에서는 뉴캐슬의 경우와 같은 팬들의 집단적인 반발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는 이 축구장들이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들어 건립된 신축구장이라는 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본머스, 맨시티, 스토크와 스완지의 경우는 네이밍 롸잇과 관련해 크게 이슈가 될 만한 내용이 없는 관계로 여기서는 아스날과 레스터 시티 위주로 알아보자.

아스날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같은 경우는 일부 팬들이 아직도 공식 명칭 대신에 구장의 원래 이름인 애쉬버튼 그로브(Ashburton Grove)라고 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스날은 클럽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기존의 하이베리 구장에 새 이름을 명명한 것도 아니었고 에미레이트 항공사는 새 축구장 건설 자금이 모자라 곤경에 처한 클럽에게 막대한 스폰서비를 지불해 재정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아스날의 축구장 네이밍 롸잇은 큰 무리 없이 성사된다.

▲ 레스터 시티는 2010년에 태국 기업에 매각되었고 현재 구장의 이름은 소유회사의 이름을 붙여 킹 파워 스타디움으로 불리어진다.

▲ 레스터 시티는 2010년에 태국 기업에 매각되었고 현재 구장의 이름은 소유회사의 이름을 붙여 킹 파워 스타디움으로 불리어진다.

 
레스터 시티의 경우는 2002년에 개장한 새 구장에 당시 셔츠 스폰서이자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둔 유명한 스낵 회사 워커스(Walkers)에게 네이밍 롸잇을 판매해 ‘Walkers Bowl’이란 명칭을 가지게 되나 팬들은 2가지 이유에서 이를 반대하게 된다. 첫째는 새 구장의 명칭이 스폰서의 이름으로만 구성되어 클럽을 상징하기에 부족하고 두 번째 이유로는 볼(Bowl)이란 명칭이 미국의 대학 미식축구에서 유래했듯이 너무 미국적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구장의 이름은 워커스 스타디움으로 변경되나 일부 팬들은 새 구장을 ‘crisp bowl’이라 부르며 조롱하기도 한다. 또한 팬들은 공식명칭 대신에 구장의 원래 이름이자 클럽의 과거가 연상되는 필버트 웨이(Filbert Way)를 선호하기도 했다.

지난 칼럼에 이어 오늘도 뉴캐슬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뉴캐슬은 123년의 역사 중에서 84시즌을 1부 리그에서 보냈으며 단 한번도 3부 리그로 강등된 적이 없는 유서 깊은 클럽으로 1892년에 2개 지역 축구팀의 통합으로 창단된 이후로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해 뉴캐슬하면 세인트 제임스 파크가 자연스럽게 생각날 정도로 그 둘의 관계는 클럽의 상징 색깔인 블랙 앤 화이트와 같은 관계이다. 따라서 이러한 역사적인 축구장의 이름을 스폰서의 명칭으로 변경하려는 의도는 팬들의 대대적인 반발을 살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뉴캐슬의 구단주 애쉴리는 자신이 소유한 기업의 상호인 스포츠 다이렉트를 어떠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축구장 명칭으로 사용했는데, 엄격한 의미에서 이것은 네이밍 롸잇이 아니었으며 당연히 클럽에 재정적으로 도움을 준 것도 없었다. 따라서 이러한 의도가 불분명한 뉴캐슬의 네이밍 롸잇 정책은 수년간에 걸쳐 클럽의 경영진에 불신이 쌓인 팬들의 화난 마음에 기름을 붓게 된다. 

▲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셔츠 스폰서 중에는 카지노기업이 7개, 주류회사와 대부업체가 각각 1개씩 있다. 카지노와 주류회사가 스폰서인 경우 법에 의해 성인 킷에만 스폰서의 로고가 허용되며 주니어, 아동, 베이비 킷에는 로고가 들어갈 수 없다. 그에 반해 대부업체의 로고에는 아직까지 뚜렷한 규정이 없어 모든 연령대의 뉴캐슬 킷에 대부업체 웅가 로고가 들어가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선덜랜드 베이비 킷(왼쪽)과 대부업체 로고가 선명하게 인쇄된 뉴캐슬 베이비 킷의 모습.

▲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셔츠 스폰서 중에는 카지노기업이 7개, 주류회사와 대부업체가 각각 1개씩 있다. 카지노와 주류회사가 스폰서인 경우 법에 의해 성인 킷에만 스폰서의 로고가 허용되며 주니어, 아동, 베이비 킷에는 로고가 들어갈 수 없다. 그에 반해 대부업체의 로고에는 아직까지 뚜렷한 규정이 없어 모든 연령대의 뉴캐슬 킷에 대부업체 웅가 로고가 들어가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선덜랜드 베이비 킷(왼쪽)과 대부업체 로고가 선명하게 인쇄된 뉴캐슬 베이비 킷의 모습.

 
2013년부터 뉴캐슬의 새로운 셔츠 스폰서가 된 웅가(Wonga)는 클럽의 네이밍 롸잇을 사들여 축구장을 원래의 이름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로 돌려 놓았다. 그렇다면 웅가는 왜 이러한 선행을 한 것일까? 사실 이 회사는 고객을 상대로 협박과 기만을 일삼는 연이율이 5,853%에 이르는 악덕 대부업체(필자 주: 웅가는 2014년 6월에 허구의 로펌을 통해 고객들에게 빚을 갚으라는 협박조의 편지를 보내는 등 법을 여러 번 위반했다)로 클럽의 새로운 셔츠 스폰서로 선정 당시 팬, 선수와 지역 사회로부터 대대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러한 거부감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키기 위한 웅가의 꼼수였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팬들은 비록 세인트 제임스 파크라는 이름은 되찾았지만 그들이 사랑하는 클럽 뉴캐슬은 지금까지도 가난한 사람들의 절망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대부업체의 로고를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에서 유일하게 가슴에 달고 뛰고 있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외래교수
런던대학교 (Birkbeck) 경영학 박사
셰필드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런던대학교 (SOAS) 정치학 학사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Birkbeck 경영학 박사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잉글랜드 집값 평균 £300,000 돌파 2015.12.23
잉글랜드 주택 평균 가격이 사상 최초로 £300,000를 넘어섰다. 영국 통계청ONS은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한 자료에서 올들어 10월까지 잉글랜드 집값은 7.4..
50대 남편 위암, 아내 갑상선암 조심 2015.12.23
한국인의 암 통계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49 스폰서쉽 - 네이밍 롸잇 (2) 2015.12.23
팬들은 보통 새로 건설한 경기장에 네이밍 롸잇을 하는 것에는 많은 거부감을 보이지 않으나 이미 존재하는 경기장에 스폰서 이름을 붙이면 강한 거부 반응을 나타낸다는..
EEA패밀리퍼밋과 배우자비자 어떤 것이 유리한가? 2015.12.23
Q: 영국에 방문무비자로 있고 EU인과 결혼해서 비자를 받아 영국에 살고자 한다. EU인 남친이 영국에 5년을 살아서 시민권 신청이 가능한데 EEA와 배우자비자..
소리의 천재 ‘돌비’ £35m 쾌척 2015.12.16
캠브릿지대에 발전기금 … 과학의료 연구에 £24m(420억원) 별도 기부도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