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48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가?
코리안위클리  2016/03/02, 05:50:33   
▲ 자기애는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지만 이렇게 ‘자기 잘난 맛’에 너무 도취하게 되면 더 이상 순기능을 잃어버리고 병적인 상태로 된다.

자신감과 자만감은 큰 차이가 있다. 소아 청소년 진료를 하면서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질 때가 많은데 특히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거나 사회생활을 잘 못한다거나 친구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 등 여러가지 제반 영역에 있어서 이 자신감의 문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런 문제가 심리발달학적으로는 과연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걸까?
모든 아이는 자신을 키워주는 양육자와 여러가지 관계를 겪으면서 자라게 된다. 이러한 부모 자녀 특히 엄마와 아기 사이에서 어떤 상호교류가 일어나는지는 학파나 관점에 따라 다양한 견해를 제시한다. 하지만 특별한 이론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엄마의 따뜻한 품에서 우유를 배불리 먹고 애정어린 노랫소리를 들으며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여 주고 눈맞춰 주는 환경에서 자란 아기는 아마 그렇지 못한 아기보다 훨씬 자신감이 충만할 것이다. 아니면 자신감을 넘어서 이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라는 자만감(?)이 넘칠 수도 있다.
이러한 유아기의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고 세상을 다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은 전지전능함은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면서 극복해야 할 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 충분한 전능감을 갖지 못한 유아는 자신의 불안을 조절하기 위해 현실을 무시해서라도 전능함을 유지하려 하고 이러한 유아 시절의 태도에 사로잡힌 아동은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유지하는데 힘이 든다. 소위 남을 배려하지 않는 아이,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이때 보통은 소위 ‘가정 교육’을 못 받았다거나 ‘spoiled’라는 말로 표현하게 되는데 필자의 견해로는 적지 않은 경우 부모가 너무 많은 사랑을 주었다기 보다는 적절한 관심과 상호 교류를 가질 기회가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양질의 적절한 상호 반응을 경험한 아기는 자신이 힘들거나 어려울 때 자신을 보호해줄 엄마의 존재성에 대해서 신뢰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제는 엄마의 품에서 떠날 준비를 한다. 이때는 엄마가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신뢰 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지켜준 엄마의 모습을 자신 안에 내재화 함으로써 마치 엄마가 자신을 지켜줬던 것처럼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것을 애착 이론에서는 internal working mother라고 이야기 하고 대략 2세반에서 3세 사이에 형성된다고 한다.
이것은 어쩌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물론 ‘왕따’를 당하는 모든 아동들이 이러한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양육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직장을 다님으로써 자녀가 ‘혹시나 성장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라고 걱정하는 엄마에게는 이러한 왕따가 아주 가슴 아프게 다가오며 어떤 이는 오히려 모든 책임을 학교에 돌리고 싶어한다. 이런 엄마는 사실 엄마로서의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자신감 결여가 그대로 아동에게 전해져 아이가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 앞에서는 주눅이 드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엄마와의 관계는 친구를 사귈 때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타인에 대한 의심이 적은 관계로 긍정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없고 또한 어느 정도의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하더라도 회복 속도가 빠르다. 이런 아동의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공부를 잘하나, 누가 넓은 집에서 사나, 누가 더 힘을 가지고 있나 등등 인간관계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상대방을 콘트롤할 수 있다고 믿는 상황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시기가 되면
급격한 신체 변화와 사회적 기대의 변화로
자신감 문제가 더 중요한 이슈가 된다.
왜냐하면 자신의 정체성이 위협받기 때문에
이전부터 스스로의 가치에 대해 확신이 없는 아동들은
청소년으로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되며
이것이 일탈 행동, 우울증 등으로 연결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정신 보건센터에 왕따 문제 후유증으로 자녀를 데리고 오는 많은 경우가 결손 가정이다. 자세히 문진을 해보면 엄마 자녀와의 관계가 오랫동안 문제가 되어 왔고 단순한 왕따로 인한 우울증 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엄마들의 산후 우울증이 흔하지는 않지만 진단이 되지 않고 그냥 넘어간 경우가 많고 자녀들이 계속 태어나고 적절한 상호 교류가 일어나기 힘든 상항이 지속되어 아동 스스로 이미 학교에 가기 전에 자신의 위치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자기가 어디에 서 있어야 될 지를 모른다.
예를 들어 많은 경우 아버지와 어머니가 일찍 헤어지고 아버지와 연락이 되지 않는 아동들은 자신이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고 또한 그것이 자신감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많은 경우 부모가 헤어지기 전에도 부모의 관계가 좋지 않아서 어머니가 자녀에게 충분한 상호교류를 안정된 환경에서 할 수가 없고 그 이후에도 어머니 자신의 부담이 증가하고 죄책감 등의 문제로 더욱 더 자녀와 관계 맺기가 힘들어진다.
애착이론은 많은 부분이 다른 포유류 동물을 보면서 만들어진 이론이다. 어미가 새끼를 낳고 수유를 하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환경이 급선무이다. 이러한 환경이 제공되지 못하면 어미와 새끼의 상호 작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새끼가 경쟁력을 갖춘 개체로 자라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개체가 밀림에서 자신을 지키고 종족 번식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마치는 것이 어렵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청소년 시기가 되면 급격한 신체 변화와 사회적 기대의 변화로 이러한 자신감의 문제가 더더욱 중요한 이슈가 된다. 왜냐하면 자신의 정체성이 위협을 받기 때문에 이전부터 스스로의 가치에 대해 확신이 없는 아동들은 청소년으로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되며 이것이 일탈 행동, 우울증 등으로 연결된다.
성인이 돼서도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대인관계에서 의심을 많이 가지게 되고 이러한 자격지심을 보상하기 위해서 과도한 자만감으로 충만되게 되어 다른 사람의 인생을 힘들게 하거나 자신을 쉬지 못하게 밀어 부치는 인생을 살게 될 확률이 많다.
종종 자신감을 가장한 나르시스틱(Narcissistic)한 사람을 만날 때도 있다. 정신과 진단명도 자기애 성격장애란 병으로 잘 알려져 있듯이 세상만사가 자기 것이고 다른 사람 마음이 자신의 뜻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심각한 자아와 대상의 혼란이 생겨나고 종종 이것은 비현실적인 기대나 행동으로 연결이 된다. 한편으로 이것은 성인이 마치 아주 어린 유아의 상태로 퇴행된 형태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애는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잘난 맛’에 너무 도취하게 되면 더 이상 순기능을 잃어버리고 병적인 상태로 된다.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것은 물론 ‘겸손’의 미덕을 강조한 말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바람직한 인격 발달의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잘나서 잘 살게 되었다’라는 마음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잘 살게 되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하고 이것이 세상에 대해서 빚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살게 되니까 의심증이 사라지게 된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청소년과 정신건강 50 정신지체 장애자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2016.04.06
영국에서 정신과는 한국과는 다르게 크게 6개의 특별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정신지체 장애를 전문으로 다루는 정신과이다. 한국에서는 일반 정신과 의사가..
청소년과 정신건강 49 부모가 아프면서 애를 키우면 어떻게 될까? 2016.03.16
한국 정신과에서 처음 수련을 받으면서 많이 한 치료 기법중에 싸이코 드라마 라는 것이 있었다. 영국에서는 흔하게 제공되는 치료 프로그램은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연..
청소년과 정신건강 48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가? 2016.03.02
자신감과 자만감은 큰 차이가 있다. 소아 청소년 진료를 하면서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질 때가 많은데 특히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거나 사회생활을 잘 못한다거나 친구관..
청소년과 정신건강 47 정신과와 정신분석의 관계 2016.02.17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정신분석을 알고 있다는 것이 때로는 너무나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시간이나 마음도 더 써야 하고 모르면 안보이는 것도 알고..
청소년과 정신건강 46 어떤 마음의 상처는 왜 치유되지 않는가? 2016.02.03
여기서 상처라 함은 심리적인 외상(psychic trauma)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신체적인 부분으로 적용해서 생각해 보면 이해가 더 쉬울 수 있다. 우리가 편의상..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31일 서머타임 시작
한국 연극의 글로벌 진출 : 교..
안정감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