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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55 특수학교와 일반학교
코리안위클리  2016/06/22, 06:27:18   
▲ 부모는 자녀 상태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학교나 정부 그리고 보건 관계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교육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뿐만이 아니라 적극적인 계몽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단어를 듣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감정이나 생각을 아마도 ‘사회적 인식’ 아니면 좀 더 나아가서 ‘편견’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끊임 없이 다른 사람과 의사 소통을 하고 감정 교류를 하는 과정을 통해서 나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그 사람의 사상에 영향을 미치고 또한 나 자신도 다른 사람의 사고의 틀과 내용에 영향을 받는 것은 어쩌면 매일 일어나는 자연 스러운 현상이리라. 덕분에 파생되는 여러가지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는데 오늘 이야기 하는 주제가 이런 편견에 아주 많이 노출된 사항이다.
학교는 어쩌면 그 사회의 미래의 얼굴을 보여주는 장소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화나 가치관이 후세대에 잘 전달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교육에 투자 한다. 그런 만큼 각기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에 휘둘리기도 쉽고 구설수에 휩싸이기도 한다. 특히 학교 중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만나기 어렵고 장애가 심해서 국가나 사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아동, 청소년 층을 대상으로 하는 기관이라면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필자가 한국에 있었을 때는 한국에서 장애인 아동, 청소년들이 다니는 소위 ‘특수학교(specialist schools)’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학부형들은 무슨수를 써서라도 일반학생들이 다니는 보통학교(mainstream schools)에 장애인 자녀를 보내려고 했고 무슨 희생이 있더라도 거기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오는 것을 큰 목표로 삼았었다. 자녀들이 특수학교를 다닌다고 치면 주위에서 ‘누구누구집 자녀가 어디 학교 다닌다’고 동네에서 말이 나기도 했고 그것이 싫어서 이사를 가는 일도 있었다. 이곳 영국에서도 주위의 시선을 따갑게 느끼다 못해 집에만 있는 사람도 있는데 하물며 체면을 목숨처럼 소중히 하는 한국에서는 그 스트레스나 고통이 좀 심했겠는가?
요즘 이곳 런던에서 특수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많이 생겼는데 덕분에 특수학교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영국에서도 ‘전인 교육’ 바람이 불어서 그래마 스쿨 뿐만이 아니라 특수 학교 숫자도 많이 감소되었으며 덕분에 특수 교육이 필요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립 특수학교만 배불려 주는 부작용도 생겨나게 되었다. 이런 사립 특수학교는 일반 사립학교 보다는 휠씬 비싼 입학금을 받기 때문에 덕분에 카운슬의 자금이 바닥나고 지원을 받아야 될 아동들이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어쨌든 영국에서는 일반 학생과 다른 특별한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아동에 대해서는 건강과 복지 측면을 같이 가미한 교육 지원 계획이 수립되고 거기서 인정된 지원을 하기 위해서 예산을 배정한다. 대개의 경우에는 일반 학교에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그것이 안되는 부득이 한 경우에는 특수학교로 보낸다.
예를 들어 자폐증이 심해서 학교 화장실 사용이 불가하다고 했을 때 학교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학생만을 위한 화장실을 만들어 준다(?) 든가 아니면 수업 시간 도중에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든가 등등 여러가지 방법을 써서 자체내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어차피 특수학교에 자리도 잘 없고 학생이 기존에 있는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이 불안이 심해 화장실을 전혀 가지 못하는 경우(예를 들어 다른 아동과 같이 사용하는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데 더구나 이전에 다른 아동이 이 애에게 화장실에서 장난을 쳐서 더욱더 불안해 하기 때문에) 어쩌면 학교에서는 치료를 받으라고 할 수도 있고 부모는 아동이 약을 먹어야 될 것이 아니고 이 애의 어려움에 맞는 학교를 다녀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실제로 특수학교를 가보면 일단 아동의 숫자가 작고 직원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학생이 불안이 심한 경우에 그것에 대처하기 위한 프로그램 짜는 것이 엄청나게 용이하고 곧 그런 환경에 적응한 아동은 쉽게 화장실에 대한 불안을 극복한다. 하긴 옆에서는 똥도 싸고 묻히고 하는 아동들이 있으니 그런 문제는 아주 심각한 축에도 들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부분 때문에 특수 학교를 꺼려하는 부모들도 있다. 예를 들어서 화장실 가는 불안만 있었던 애가 이제는 옆에 있는 상태가 안좋은 학생의 버릇을 배워서 안좋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일반 학교에 계속 보내는 부모가 한국에 많았었는데 많은 경우에 왕따나 놀림감이 되는 것이 문제가 된다.
학교를 다니는 것은 어쩌면 사회관계를 배워 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부모가 희망하는 대로 정상적인 애들하고 친구관계를 만들어서 좋은 사회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으로 고립이 되어서 비 적응적인 행동 패턴들이 만들어지고 그러다가 우울증이나 행동장애들이 나타나서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히게 된다. 당연히 본인은 학교를 가기 싫어하게 되고 학교를 계속 다녀주기를 바라는 부모와의 관계는 악화되는 악순환을 고리를 반복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당사자는 학교에서도 불행하고 집에서도 불행하게 되기 때문에 자신감이 결여 되고 자살 충동이 생길 수도 있다.
영국에서도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보통학교를 다녔으면 하는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서양이든 동양이든 간에 어떤 부모가 내 애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겠는가. 하지만 얼마나 장애가 심해야만 자녀가 특수학교를 가야 되겠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기준점은 다른 것 같다. 학교의 시설이나 사회의 분위기 지원정도 아니면 부모가 자녀에게 가지는 태도나 기대 이런 것 등등이 달라서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학교나 아동 전문가들이 이런 부모들에 대한 교육이나 방향성 제시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부모는 자신들의 부모라는 위치 때문에 현실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나 정부 그리고 보건 관계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이런 부분에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뿐만이 아니라 적극적인 계몽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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