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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59 Team GB
코리안위클리  2016/11/23, 05:09:32   
▲ 리오올림픽 개막식에서 Team GB의 입장 장면. 기수로 나선 스코틀랜드 출신 테니스 선수 앤디 머레이는 현재 세계랭킹 1위로 메이저 대회 3번 우승과 데이비스 컵 챔피언 출신이며 올림픽에서는 남자 단식 2연패를 달성했다.

영국에 사시는 한인들은 4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올림픽 기간이 되면 각종 언론매체로부터 Team GB라는 표현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GB가 영국을 의미하니 아마도 영국대표팀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추측을 다들 하겠지만 정확한 의미를 아는 분은 드물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은 최근 올림픽에서 놀라운 성적을 내는 Team GB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필자가 영국과 인연을 맺은 이후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영국이란 나라의 명칭에 관한 것이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지명에 관한 기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북아일랜드에 관한 궁금증 등 많은 질문을 받아 왔다. 아울러 영국에 대해 좀 아시는 분들도 영국을 의미하는 UK와 GB의 차이점에 대해 정확히 아는 분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Team GB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단 영국이란 명칭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영국이라는 명칭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등을 포함한 것으로 흔히 생각하나 사실 영국이란 이름자체가 모순이다. 왜냐하면 영국의 英은 잉글랜드의 Eng을 중국어로 음역한 것이기 때문에 영국이란 명칭은 사실 잉글랜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GB(Great Britain)라는 명칭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와 웨일즈 지방이 합해져 하나의 섬을 이루는데 이 섬의 명칭이 Britain이며 앞에 Great를 붙여 GB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족을 약간 붙이면 따라서 British Museum의 한국어 명칭은 대영박물관이 아니라 영국박물관(필자 주: 물론 영국이란 명칭은 사전적으로는 잉글랜드만 의미한다)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영국인도 안 붙이는 大란 명칭을 우리 한국인 스스로 붙인 것은 아마도 우리에게 아직도 남아 있는 사대주의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UK(United Kingdom)는 무엇을 의미하나? UK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와 북아일랜드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우리가 아는 영국이란 나라의 정확한 명칭이다. 아일랜드는 12세기부터 무려 700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은 끝에 결국 1922년에 독립하였다. 그러나 총 32개의 카운티 중에서 26개만 독립에 성공하고 영국에서 이주한 신교도가 많은 6개 카운티는 영국의 지배를 계속 받고 있는데 이 지역을 UK에 속하는 북아일랜드라고 부른다.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의 영향을 받은 가톨릭교도와 영국의 영향을 받은 신교도간의 갈등이 뿌리 깊은 지역이며 아일랜드공화국군 (IRA; Irish Republican Army)이 남북아일랜드의 통일을 목표로 오랜 시간 동안 무장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필자가 학부를 다니던 90년대에는 IRA의 폭탄테러가 런던에서 상당히 자주 발생해 심심하면 지하철역이 폐쇄되어 곤란을 겪은 경험이 자주 있었다.

영국이란 나라의 명칭정리를 했으니 이제 다시 스포츠 이야기로 돌아가자. 영국은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에서 금메달 하나를 포함해 총 15개의 메달을 획득해 메달 순위에서 36위에 그치게 되는데 이는 하계올림픽 역사상 최악의 성적이었다 (필자 주: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금메달 우선으로 메달 순위를 결정한다). 끔찍한 성적에 자극 받은 영국정부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내셔널 로터리(National Lottery: 1994년 보수당의 존 메이저 총리의 주도하에 설립된 복권으로 수익의 28%가 공익사업에 지급되며 이중의 20%가 스포츠에 제공된다)에서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엘리트 스포츠에 투자하기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1999년부터 영국올림픽조직위원회(BOA)에 의해 올림픽대표팀을 지칭하는 Team GB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Team GB는 BOA의 마케팅 전략으로 탄생한 하나의 브랜드이다. Team GB는 기존의 Great Britain Olympic Team이라는 길고 복잡한 말에서 탈피해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이미지를 주면서 여러 종목의 선수들을 하나의 팀으로 통합하는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Team GB에는 수영이나 사이클팀 같은 각각의 팀은 존재하지 않으며 하나의 팀만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아일랜드의 정치인들과 사람들은 이러한 명칭에 문제점을 제기하며 GB에는 북아일랜드가 포함 안되기 때문에 Team UK를 써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필자 주: 북아일랜드 출신 선수는 영국 또는 아일랜드를 선택해 올림픽에 출전 할 수 있다).

그러나 BOA는 Team UK라는 이름 사용을 거부하고 있다. 왜냐하면 영국올림픽대표팀은 왕실보호령(Crown dependencies: 채널 제도의 2개의 섬과 맨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과 영국의 해외영토(British Overseas Territories: 영국은 14개의 해외영토를 가지고 있다. 이중에서 독자적인 국가올림픽위원회를 가지고 있는 브리티시 버진 아일랜드, 버뮤다와 케이만 아일랜드만 영국대표팀에 참여하지 않는다)에서도 선수 선발을 할 수 있으나 이들 지역은 UK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Team GB나 Team UK 모두 어차피 영국올림픽대표팀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아울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등록된 영국의 나라 코드는 GBR이며 Team GB는 이미 영국국민들의 마음속에 성공적인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으니, 이 명칭을 계속 쓰자는 것이 BOA의 주장이다.
▲ 1924년 샤모니 초대 동계올림픽 출전 이후 매번 대회에 나가고 있는 영국은 좋은 성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영국은 한번의 동계대회에서 평균적으로 약 1.2개의 메달과 0.4개의 금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사진은 2014 소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여자 컬링팀의 주장인 이브 뮤어헤드이다.

▲ 1924년 샤모니 초대 동계올림픽 출전 이후 매번 대회에 나가고 있는 영국은 좋은 성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영국은 한번의 동계대회에서 평균적으로 약 1.2개의 메달과 0.4개의 금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사진은 2014 소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여자 컬링팀의 주장인 이브 뮤어헤드이다.

Team GB는 출범 이후 로터리 펀딩을 바탕으로 올림픽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에서는 메달 순위에서 4위를, 2012 런던에서는 3위 그리고 2016년 리오에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순위인 2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해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Team GB는 또한 리오올림픽에서 15개 종목에 걸쳐 금메달을 획득해 13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미국을 제치고 이 부분 1위에 올라 진정한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필자 주: 대한민국대표팀은 단지 5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영국은 런던에서 열린 1908년 올림픽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종합 성적 1위를 차지한 것을 포함해 1924년 파리올림픽까지 대단히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올림픽에서 꾸준하나 특별히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하지 못하던 영국은 거의 1세기 만에 다시 한번 지구촌 스포츠 초강국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Team GB는 최근의 놀라운 올림픽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해 더욱 더 매진할 것이라고 전해지는데 그들의 이러한 놀라운 질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외래교수
런던대학교 (Birkbeck) 경영학 박사
셰필드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런던대학교 (SOAS) 정치학 학사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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