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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66 관심병?
코리안위클리  2016/11/30, 07:09:43   
▲ ADHD 환자에게 약도 중요할 수 있겠지만 부모 자신이 자기 아이와의 관계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 청소년 정신과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중의 하나는 ‘아이가 집중력이 없는데 어떻게 할까요?’라는 질문이다. 문화적으로도 여러가지 다른 시각이 있어서 ‘애가 굉장히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친다’라는 보고 부터 ‘애가 굉장히 부산스럽다’ 또는 ‘애가 버릇이 없다’라는 등등 같은 현상을 보고도 문화적 배경에 따라서 표현이 다 달라진다.
뇌과학의 입장에서는 집중력은 전두엽과 많이 관련되는 부분이라고 한다. 즉 뇌의 전두엽의 기능이 어떤 원인으로든 저하되는 경우에는 한가지 임무에 오랫동안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굉장히 부산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쉬운 예로는 컴퓨터의 사양이 낮을 때에는 프로그램을 한가지 이상 돌리면 프로그램이 잘 작동하지 않고 먹통이 되기 때문에 한가지 임무만 수행할 수 밖에 없는 경우이다.
사람이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에 여러가지 지각 기관을 통해서 많은 자극들이 들어오게 되는데 그것이 적당히 거르고 연기시키는 기능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임무 수행이 느리고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요즘같이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런 기능이 취약한 사람들은 아마도 옛날 보다는 훨씬 더 살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시시 때때로 울리는 핸드폰 소리, 카카오 톡 소리, 수시로 떠오르는 메시지 소리, 페이스북 소식 등등 옛날에 낫 한자루로 농사를 지을 때 보다는 훨씬 더 정신이 산만해지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렇게 뇌의 이상이 있을 때에 아동들은 부산해 보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떼를 과도하게 쓴다고 보이기도 하고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과잉반응을 보인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부모가 맞벌이를 해서 귀가가 늦고 집안일에 상대적으로 시간 투자를 잘 못하는 경우에는 자식이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과도한 액션을 취하기 쉽다. 이러한 행동에 길들여지면(?) 부모들도 아동이 극심한 행동으로 자신을 표현하기 전에는 관심을 기울여 주지 않게 되고 서로가 의사 소통을 하는 방식 자체가 과격해진다. 또한 어떤 학자들은 뇌가 발달하고 있는 어린 시기에 이런 반응 패턴이 학습되어짐으로서 뇌기능 발달에 장애를 주어서 결과적으로 전두엽의 조정 기능이 미약해 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아기에게는 출생후 엄마와의 가까운 관계가 생존에 필수적이다. 엄마와 가까이 있기 위해서 울기도 하고 떼를 쓰기도 하고 여러가지 신호를 보내면 엄마가 이런 신호를 수신하여 즉각적으로 가까이 다가 와서 달래 주고 먹여줌으로써 아기에게는 엄마와의 관계가 학습이 된다. 그렇지만 어떤 이유로 엄마가 이런 신호를 잘 감지 하지 못할 때는 아기의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신호를 보내야 엄마가 가까이 온다는 것이 학습되어짐으로써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도 서슴지 않게 하고 자주 보채고 우는 양상들이 관찰된다. 이럴때 부모가 힘들거나 지친 상태라면 ‘애가 버릇이 없다. 나댄다’라고 오해를 하기도 한다.
할머니에게서 양육된 애들 같은 경우에는 엄마가 퇴근해서 오는 저녁이나 주말에는 지금까지 잘 지내왔던 주 양육자와의 이별이 있었기 때문에 아주 불안해진다. 이때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엄마의 마음과는 달리 주양육자 역할을 해주었던 할머니와 분리되어서 불안해진 아기의 마음과는 심한 괴리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엄마도 자주 보지 않기 때문에 애기의 신호를 잘 알아차리지 못할 뿐만이 아니라 아기도 어느 정도 반응을 보여야 엄마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양육자에게 보내는 신호가 과잉되기가 쉽고 또한 자꾸 확인을 하려 하기 때문에 절박한 엄마의 심정으로는 애가 ‘관심을 끌려 한다’ 혹은 ‘할머니가 애를 버릇없이 만들었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임상 장면에서는 이러한 뇌의 기능적인 이상으로 생긴 부분과 환경적으로 영향을 받은 관심병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얼마 전에 클리닉으로 온 엄마는 혼자서 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분인데 10살짜리 아들이 ADHD와 행동장애가 있어서 병원에 왔다고 한다. 첫 번째 면담에 애를 모두를 데리고 왔는데 한 시간 내내 엄마와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애들이 시끄러웠다. 환자였던 그 남아는 방을 빙빙 돌아다니면서 창문을 올라 갔다가 연필통을 만져서 다 쏟아 버리고 책상 위에 올라 갔다가 뛰어 내린다. 그러다가 소리를 크게 내서 엄마가 “제발 좀 가만있어!”라고 야단을 치면 잠깐 듣는 척 하다가 곧 다시 부산하게 움직인다. 6살과 8살 짜리 딸 애들은 둘이서 그림을 그리면서 놀다가 연필을 뺏기 위해서 싸우다가 언니가 동생을 울린다. 그러면 또 엄마가 언니를 야단치면서 연필을 돌려 주라고 고함을 친다.
필자가 면담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 엄마에게 한번 자기를 봐달라고 하기 위해서는 여간 크게 부르지 않으면 힘들겠다는 것이다. 이 혼동 상황에서 엄마는 자신의 신세 이야기를 하기 바쁘다. 이사를 왔는데 학교가 어쩌고 어쩌고... 도무지 애들을 진정시키는 능력이 없어 보인다. 이 가족에서의 의사 소통은 아주 과격하고 행동적이고 무질서 하고 앞으로 어떤 전개가 일어날 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특징이었다. 이때 아동들은 ‘확실성’을 추구 한다. 비록 엄마에게 야단을 맞더라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는 확인을 하고 싶어 한다. 이 남아는 이전 병원에서 ADHD 진단을 받고 오랫동안 약을 먹고 있었는데 도무지 약을 먹은 것 같지 않을 정도로 부산스러웠다.
다음 주에 엄마와 아들 단 둘이서 왔는데 완전히 다른 아동을 본 것 같았다. 의자에 잘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필자가 묻는 말에도 대답을 잘 하고 책상에 올라가거나 창문으로 올라가는 행동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ADHD 아동은 일대일에 있으면 증상이 덜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엄마와의 관계가 이 아동의 과격한 부산함과 관계가 있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이야기를 해보니 이 엄마는 얼마전에 심각한 병에 걸려서 죽을 뻔 했는데 이 아동이 가장 걱정을 하고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ADHD가 있다고 하는 바람에 병원에도 이 아동과 같이 가야 했고 약을 주어야 했기 때문에 엄마가 한번이라도 더 이 아동을 쳐다봐야 했고 어쩌면 이 환자는 자신의 문제 때문에 비록 부정적이더라도 엄마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고 보여 진다.
이런 경우 환자에게 약을 투약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겠지만 이 엄마에게 어떻게 아동과 관계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필자는 ‘부모 교육’이라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엄마가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이렇게 양육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부모 자신의 양육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고 자신들이 자기 아이와의 관계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이 때 많은 부모들이 이런 회고 능력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비디오 등의 시각자료를 통한 지원이다. 부모 특히 엄마가 자신이 애들에게 어떻게 반응을 하고 있고 이것이 어떻게 애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자신들의 눈으로 직접 봄으로서 변화를 꾀하는 치료 방법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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